개인지분 2배 늘렸는데… 이재용 풀려나도 ‘칠만전자’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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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지분 2배 늘렸는데… 이재용 풀려나도 ‘칠만전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8.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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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지분율 8개월 만에 두 자릿수… 이 부회장, ‘불법승계 의혹’ 재판 출석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영화 007 시리즈 ‘노타임 투다이’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 이혼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딸을 뒀고, 2011년 아들이 있던 여배우 레이첼 와이즈와 재혼해 둘째 딸을 얻었다. 그가 이들 자녀에게 1800억원대에 달하는 재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MGM
영화 007 시리즈 ‘노타임 투다이’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 이혼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딸을 뒀고, 2011년 아들이 있던 여배우 레이첼 와이즈와 재혼해 둘째 딸을 얻었다. 그가 이들 자녀에게 1800억원대에 달하는 재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MGM

“우리나라 재벌들은 007에게 배워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 법원에 출석하기 전날인 어제(18일). “제임스 본드와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악평을 듣던 007에게 호평이 쏟아집니다. 우리 돈 1879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두 딸과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여섯 번째 007 다니엘 크레이그 이야기입니다. “나의 철학은 죽기 전에 돈을 전부 쓰거나 기부하는 것이다”.

‘개인지분’. 전체의 대상물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몫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코스피시장의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개인투자자가 4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개인지분이 8개월여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최근 계속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던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대외 변수를 내세워 삼성전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합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3억9420만주를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 전체 주식 59억6978만주의 6.60%에 해당합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32조1267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기준 개인이 보유한 지분율(6.48%)을 웃도는 것입니다. 여덟 달 사이에 삼성전자의 개인지분이 2배가 된 것입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9조4066억원어치 팔았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말 55.72%에서 51.68%로 4.04%p 줄었습니다. 기관도 이 기간에 13조6470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이 가운데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는 8조9254억원이었습니다. 기관 매도분의 65%가 넘는 금액입니다.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08%(800원) 떨어진 7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219만1440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째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 기간 낙폭은 10.31%(8400원)이다. /자료=한국거래소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08%(800원) 떨어진 7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219만1440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째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 기간 낙폭은 10.31%(8400원)이다. /자료=한국거래소

지분이 늘면서 삼성전자 개인투자자 숫자도 4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소액주주(지분율 1% 이하)는 454만6497명입니다. 지난해 말 240만명보다 200만명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7월 이후 개인이 삼성전자 주식 8조원어치를 순매수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는 500만명을 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개인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데에는 주가 상승 기대감 및 배당 수익률 때문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배당금을 합쳐 주당(보통주) 2944원을 지급했습니다. 지난해 말 주가의 3.69%로, 특히 올해부터는 분기 배당금도 주당 354원에서 361원으로 올렸습니다.

이처럼 삼성전자 개인지분이 2배 넘게 늘어났지만 주가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앞으로도 상당수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따른 매도세는 일단락됐지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남아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을 시작하면 우리나라 등 신흥국 금융시장에선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와 비교할 때 외국인의 추가 매도 규모는 약 5조원이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증시를 매도하는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팔고 있는 추세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초 삼성전자에 대한 <빅뉴스가 필요해요>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의 미국 팹리스 고객사의 추가 확보나 기업 인수·합병(M&A) 추진과 같은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외국인에게 삼성전자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등 대외 변수를 내세워 삼성전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등 대외 변수를 내세워 삼성전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칩니다. 아울러 신중한 투자도 당부하고 있습니다.

“배당금으로 해외에 빠져나가는 금액이 적지 않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배당금 받아 소비하면 그것 또한 선순환입니다” “만원 내릴 때마다 10% 지분 늘려봅시다. 외인 50% 남았음” “삼성 외인 지분이 너무 높음. 개인이 많이 사서 국민기업으로 만들어야 함. 외인들 배당 엄청 뽑아먹는데 그거 막는 것만 해도 애국임” “4만 원대 사놨더니 배당만 받아도 은행 이자보다 높아서 만족 중입니다” “개인투자자의 속이 타게 하는 외국인들과 그에 더하는 기관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외인 기관 총알받이 개미들 ㅜㅜ” “개미 꼬이면 주가 오르긴 글렀네. 오만원대까지 떨어진다” “물린 거지요. 손절 못 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한테 왕창 떠넘겼네. 1월 최고가 대비 현재 23% 폭락시켜놓음. 과연 떠넘긴 주식을 금방 다시 살까? 주가 상승은 아직도 50% 이상 가지고 있는 외국인 손에 달렸음” “삼전 고평가 pBR. PER. DPS 작년에 특별배당 때문이지 배당매력도 없음” “조만간 주주들이 이재용 다시 구속하라고 시위할 듯” “슈퍼사이클은 끝나고 이제는 추락만 남았나 십만전자는 어디 가고 반토막이 되겠네”.

“에혀...이재용 나오면 경제 활성화시킨다며. 근데 왜 계속 코스피는 떨어지기만 하냐??? 에휴 7만전자 짜증 난다” “코스피 고점에서 외인들 다 털고 가는데 개인이 다 받아먹는 중입니다. 주식을 첨하는 20-30대 비중이 꽤 높다고 하는데 인생의 상처가 될까 우려되는군요” “이게 심리전인데 이렇게 마이너스 계속해서 지치게 만듦. 그러다 주가 원점 복귀하면 주린이 들이 홀랑 팔고 어이 시원하다 함. 그 후 계속 주가 쭉쭉 상승. 그 주식은 다 외국인 기관이 가지고 있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법정에 출석했다. /자료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법정에 출석했다. /자료사진=삼성전자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늘(19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다시 법정에 섰습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삼성이 사전에 승계계획을 마련했고,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 작업을 실행했다고 주장합니다.

삼성전자와 투자자들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생길 것이란 기대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농단 공모’와 관련한 재판까지 두 사건이 대법원에서 결론 나려면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상속 불가”를 외친 다니엘 크레이그는 ‘부자로 죽으면 실패한 것’이라며 앤드류 카네기를 소환했습니다. 카네기의 ‘부자론’은 뭘까요.

“다른 이들을 부유하게 만들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부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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