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배터리 화재 분담금' LG엔솔 상장 가로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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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배터리 화재 분담금' LG엔솔 상장 가로막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8.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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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910억원 충당금 반영했지만 원인 규명 결과 따라 변동
대규모 충담금 실적에 반영되면 영업익·가업가치 하락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이 GM 전기차 배터리 화재 관련 충당금을 분담키로 하면서 연내 상장에 차질이 생겼다./사진=LG그룹
LG에너지솔루션이 GM 전기차 배터리 화재 관련 충당금을 분담키로 하면서 연내 상장에 차질이 생겼다./사진=LG그룹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이 GM(제너럴모터스)의 전기자 ‘쉐보레 볼트’ 배터리 화재 리콜 관련 비용을 분담키로 하면서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LG에너지솔루션에 비상이 걸렸다.

상장 전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리콜 비용 분담액에 따라 내놓아야 할 충당금이 부담인 것이다. 대규모 충담금이 실적에 반영되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가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LG전자와 LG화학은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분기 영업이익에 3256억원의 GM 전기차 배터리 화재 관련 충당금을 반영해 실적을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LG전자가 2346억원, LG화학이 910억원을 부담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LG화학의 충담금은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충당금 반영에 따라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1조1127억원에서 8781억원으로, LG화학은 2조2308억원에서 2조1398억원으로 정정됐다.

하지만 이번 충당금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LG전자 측은 “향후 진행되는 리콜 경과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고, LG에너지솔루션 측도 “앞으로 진행되는 리콜 경과 및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충당금 규모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LG 측이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와의 리콜 분담금에 대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코나EV 리콜과 관련해 1조4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3 대 7의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던 선례다. 따라서 GM 리콜 비용 관련 충당금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GM은 지난 6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기차 볼트(EV)의 리콜 비용 충당금으로 8억 달러(약 9200억원)를 반영했다.

이번 GM의 충당금은 최근 발생한 전기차 볼트 EV 화재 사고와 관련해 2017~2019년식 쉐보레 볼트EV 모델에 대해 지난달 추가 리콜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결정됐다.

GM은 전기차 화재 사고로 지난해 11월 이미 2017~2019년식 볼트 EV에 대해 리콜을 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결함을 고쳤으나, 최근 미국 버몬트 주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마친 볼트 EV에서 또다시 화재가 나면서 추가 리콜을 결정한 것이다.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충당금은 고객의 안전을 우선에 둔 리콜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GM 측이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9200억원을 반영하면서 LG 측에도 같은 수준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GM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 조사는 GM과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각사의 리콜 비용 분담은 달라질 수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11일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분담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GM,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진행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비용 분담 금액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LG전자에 미루는 양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해당 차량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배터리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배터리 셀이 아닌 배터리 모듈에서 결함이 확인됐기에 이를 생산한 LG전자가 GM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GM이 요구한 리콜 비용 분담을 LG전자가 챙기는 것은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예비심사가 끝나면 9~10월경 상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를 상장 시 50조원에서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현재 국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는 곳은 삼성전자(471조6128억원)뿐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100조 클럽에 가입할 기회에 GM사의 배터리 리콜 충당금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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