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고발한 날, ‘한국판 게임스톱’ 경고장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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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고발한 날, ‘한국판 게임스톱’ 경고장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8.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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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제재 사례를 공개하면서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에 경고장을 날렸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제재 사례를 공개하면서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에 경고장을 날렸다. /사진=픽사베이

“4억2000만캐럿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냈다.”

이명박정부 3년 차인 2010년 12월 17일. 코코엔터프라이즈는 자회사 C&K마이닝이 세계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공시합니다. 언론은 ‘광물자원 외교를 강화하려는 정부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라며 호들갑을 떱니다. 그로부터 3년 2개월 뒤, 검찰은 ‘외교통상부 명의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운 대국민 사기극’으로 결론을 냅니다.

증선위는 올해 2분기 시세조종·부정거래·미공개정보이용 사례 등 불공정거래를 저지른 개인 64명과 법인 25개사를 검찰에 고발·통보했다.
증선위는 올해 2분기 시세조종·부정거래·미공개정보이용 사례 등 불공정거래를 저지른 개인 64명과 법인 25개사를 검찰에 고발·통보했다.

‘시세조종’.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거나 혹은 고정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주가조작 또는 작전으로도 부릅니다. 금융위원회 아래에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한 개인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 및 통보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에 경고장을 던졌습니다.

유명 유튜버 A씨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13억1581만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유튜버 A씨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13억1581만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선위는 올해 2분기 시세조종·부정거래·미공개정보이용 사례 등 불공정거래를 저지른 개인 64명과 법인 25개사를 전날 검찰에 고발·통보했습니다. 사례별로 보면 먼저 유명 유튜버 A씨는 자본시장법 제176조 위반(시세조종행위 금지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13억1581만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A씨는 주식 수와 하루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를 매입해 시세상승 차익을 얻으려 시세조종을 계획했습니다. 이어 고가매수, 물량소진, 허수매수 등 이상매매를 반복적으로 실행하고 같은 날 상반되는 거래 양태를 보이는 등 비합리적이고 비경제적 매매를 계속했습니다. 또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할 목적으로 부정거래를 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주식카페에서 영향력이 큰 B씨는 자신이 활동하는 주식카페와 유사투자자문 콘텐츠 유료 회원들에게 자신이 선행 매수한 주식을 추천한 뒤 주식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자료=금융위원회
주식카페에서 영향력이 큰 B씨는 자신이 활동하는 주식카페와 유사투자자문 콘텐츠 유료 회원들에게 자신이 선행 매수한 주식을 추천한 뒤 주식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자료=금융위원회

주식카페에서 영향력이 큰 B씨는 자신이 활동하는 주식카페와 유사투자자문 콘텐츠 유료 회원들에게 자신이 선행 매수한 주식을 투자가치가 높은 저평가 우량주식으로 추천했습니다. 이어 매수한 주식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얻었습니다. B씨는 모두 6억6701만원을 챙겼고, 자본시장법 제178조 위반(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증선위 관계자는 “투자자 매매를 인위적으로 유도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라며 “특정 주식에 대해 잘못된 소문을 유포하고, 거짓의 계책을 꾸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키는 행위 또는 상장증권 투자에 대한 타인의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 행위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오는 10일부터 공매도에 대항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연합해 펼치는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을 진행한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오는 10일부터 공매도에 대항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연합해 펼치는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을 진행한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경제사범은 특히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통한 이익 챙기기에 대해서도 질타를 쏟아냅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공매도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옵니다.

“검찰이 3번 봐주면 경제사범은 재벌이 된다는 얘기, 어차피 검찰이 불기소하거나 뭉개면 꽝임. 계좌인증이나 실시간 거래 없이 입만 터는 슈퍼 어쩌고 하는 인간들 거의 이 중에 하나라고 보면 됨” “증권사 리포트 내고 매수로 가격 띄우고 고점 매도, 이건 사기 아닌가?” “증권사 리포트 투자의견 BUY 이딴 게 사기 아니냐? 투심 끌어올려 놓고 지들은 팔고 있음” “증권사 애널들 그렇게 잘 알면 자기가 투자 해서 돈벌지 미쳤다고 월급쟁이 하고 있을까요 ? 사기꾼들이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빨리 수사해라” “신풍제약 조사 안하나?”.

“그럼 공매도는 뭔가? 거대 자본이 투입돼서 외국인 팔고 공매도 치고 한꺼번에 내리고 때가 되면 같이 사들이면서 올려서 시세차익 얻고 또 어느 정도 올라가면 또 투하해서 돈 벌고... 내릴 때 돈 벌고 오를 때 돈 벌고...이게 사기 아닌가??? 유튜브보다 공매도 세력이 더 사기다” “금융당국은 편파적으로 외국인·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인 공매도 허용 철회하라” “공매도 증거금 50%로 늘려라!” “외국인 공매도는 죽을 때까지 안 갚아도 되는 돈이다” “외인 기관들도 공매도 상환기일을 정해야지. 상환기일 없는 공매도가 말이나 되냐고요”.

“5월 공매도 재개하는 이유로 공매도 재개하면 외국인들 자금 들어온다고 했는데, 5월부터 석달 동안 외국인들이 어마어마하게 팔아치운 것은 어떻게 변명할 것이지, 정책 당국은 답하기 바랍니다. 정부 당국은 공매도의 장점으로 고평가된 종목의 정상화를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정상적인 종목이 공매도로 저평가받는 것도 공매도의 장점인지 답하기 바랍니다”.

지난 2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영원한 공매도 금지' 청원에 대한 답변.
지난 2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영원한 공매도 금지' 청원에 대한 답변.

한편 공매도에 대항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연합해 펼치는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이 오는 10일부터 시작됩니다. K스톱 운동을 주도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K스톱 운동은 동학개미의 권리를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겠다는 저항운동의 신호탄”이라면서 “10일에는 가용자본을 총 가동하고 장기전으로 끌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투연의 K스톱 운동 계획이 알려지자 금융위는 전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제재 사례를 공개하면서 <특정종목 집중 매수와 관련한 유의사항>을 배포했습니다. K스톱 운동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정 조치하겠다는 것입니다. 투자자 여러분, 지난 2월 23일 청와대가 내놓은 <공매도 영원한 금지>에 대한 답변은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

“개인과 기관 간 불공정성 문제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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