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증시, 서머랠리는 과연 올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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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증시, 서머랠리는 과연 올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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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8월 증시도 강보합권에서 움직일 거라고 내다본다. 다만 중순 이전에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찍는다면 서머랠리 기대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8월 증시도 강보합권에서 움직일 거라고 내다본다. 다만 중순 이전에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찍는다면 서머랠리 기대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서머랠리가 오기 전 ‘이걸’ 사놓고 휴가 가겠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지난달 6일, 한 증권사가 ‘큰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습니다.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782명에게 물었더니, 63.9%가 올해 서머랠리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들은 여름휴가 전 사놓고 싶은 국내외 주식 종목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 애플·알파벳·페이스북을 꼽았습니다.

큰손으로 불리는 자산가 10명 가운데 6명은 올해 여름 ‘서머랠리’가 올 것으로 내다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료=삼성증권
큰손으로 불리는 자산가 10명 가운데 6명은 올해 여름 ‘서머랠리’가 올 것으로 내다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료=삼성증권

‘서머랠리’. 여름철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큰손들의 바람과 달리 서머랠리는커녕 부진한 7월을 마감한 주식시장이 8월을 맞이합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달 증시도 달라질 게 없다고 내다봅니다. 다만 8월 중순 이전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정점을 찍는다면 서머랠리 기대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30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월 증시가 강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적 축소)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코로나 상황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월과 견줘 크게 달라질 것 없는 환경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8월 증시가 ‘조정’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입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8월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로 3140~3340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삼성증권은 3100~3350,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3100~3400으로 지수 밴드를 전망했습니다. 7월 마지막 코스피 종가 3202.32에 비춰 봤을 때. 큰 폭의 급등락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덟 달 넘게 오른쪽 위만 바라보고 달려오던 코스피지수가 7월 3202.32로 마감하며 상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여덟 달 넘게 오른쪽 위만 바라보고 달려오던 코스피지수가 7월 3202.32로 마감하며 상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료=한국거래소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증시는 급속한 가격조정보다는 지루한 기간조정 성격을 나타낼 것”이라며 “3분기에는 실적과 주가, 정책 모멘텀이 주도하는 종목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에 경기 회복 기대는 낮아졌고, 통화정책도 불확실성이 잔뜩 끼어 있다”라며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매크로보다 실적에 집중하며 시장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각 기업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와 3분기 이익 전망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최근 가치와 성장 간 균형적 접근이 요구됐다면 이번에 성장으로 좀 더 시각을 이동, 정보기술(IT)·커뮤니케이션·건강관리 업종 등에 주목하라”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7월의 부진을 넘어 하반기, 특히 3분기 안에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확산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긴 점과 저금리 국면 연장이 불가피해진 것을 감안하면 7~9월 코스피는 연중 최고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안 연구원은 다만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코로나 4차 팬데믹이 언제 정점을 만들고, 일별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투자 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라며 “8월 중순 이전에 신규 확진자 숫자가 정점에 도달할 경우, 서머랠리 기대가 되살아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투업계 전문가들은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성장주와 BBIG 업종, MSCI 지수 편입이 유력한 종목들을 8월 증시 기대주로 추천하고 있다. 이들 종목이 서머랠리를 가져다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픽사베이
금투업계 전문가들은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성장주와 BBIG 업종, MSCI 지수 편입이 유력한 종목들을 8월 증시 기대주로 추천하고 있다. 이들 종목이 서머랠리를 가져다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픽사베이

금투업계는 이 같은 시황 전망과 함께 지수에 영향을 미칠 나라 밖 주요 일정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먼저 다음 달 4일과 6일(이하 현지시간) 잇따라 발표하는 미국의 실업률 지표입니다. 고용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딘 것으로 확인되면 테이퍼링 일정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아울러 오는 11일 발표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CPI는 인플레이션 지표이기에 증시에도 민감한 영향을 미칩니다. 앞서 이달 14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오는 18일 공개되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과 21일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 발표, 26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도 관심사입니다. 테이퍼링의 착수 시점과 방법에 대한 힌트가 어떤 형태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잭슨홀 미팅 직전인 26일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회도 관심사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앞서 언급한 커뮤니케이션·건강관리 업종과 함께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신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이끌어나갈 기대주라는 분석입니다. 또 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이 유력한 에코프로비엠·SK아이이테크놀로지·카카오게임즈도 추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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