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서 1억원 빨아들인 ‘NFT’, 배우 하정우도?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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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서 1억원 빨아들인 ‘NFT’, 배우 하정우도?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29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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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 계약을 따낸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자회사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만든 기업이다. 사진은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사진=그라운드X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 계약을 따낸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자회사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만든 기업이다. 사진은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사진=그라운드X

“그라운드X가 도대체 뭐 하는 회사야?”

다음 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을 앞둔 어제(28일), 한국은행은 ‘그라운드X’와 연구 용역사업 계약을 맺었습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와 SK그룹의 SK C&C를 제치고 사업을 따낸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자회사입니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자체 제작했으며, 이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하는 등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입니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에 착수해 올해 말 1단계 실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1~2단계를 합친 전체 사업 기간은 내년 6월까지 10개월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다음 달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에 착수해 올해 말 1단계 실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1~2단계를 합친 전체 사업 기간은 내년 6월까지 10개월이다. /자료=한국은행

‘대체불가’.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대신할 수 없음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그라운드X가 판매한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 작품이 30분도 안 돼 완판되자 ‘NFT’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비트코인 등 기존의 가상자산과 달리 고유의 인식값이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합니다. ‘대체불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입니다.

2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카카오톡의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서 시작된 미스터미상 작가의 디지털 아트 <크레바스(Crevasse) #01.>의 NFT가 27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이날 준비한 999개의 NFT가 모두 팔려나간 것입니다. 이 작품은 그라운드X에서 지난달 문을 연, NFT를 전시하고 사고파는 ‘클립드롭스’를 통해 판매한 첫 사례입니다.

지난 28일 오전 9시 카카오톡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서 판매된 미스터미상 작가의 디지털 아트 '크레바스(Crevasse) #01. NFT가 27분만에 완판됐다.
지난 28일 오전 9시 카카오톡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서 판매된 미스터미상 작가의 디지털 아트 '크레바스(Crevasse) #01. NFT가 27분만에 완판됐다.

이번 미상 작가의 NFT 작품에는 1억1600만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클립드롭스에서는 NFT 작품을 카카오 가상화폐인 클레이(KLAY)로 결제할 수 있는데, 이날 오전 9시 기준 클레이 가격은 1160원이었습니다. 미상의 작품 가격이 클레이 100개이기 때문에 환산하면 약 11만6000원입니다. 999개의 NFT가 팔렸으니 1억원이 넘는 클레이가 모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라는 높은 접근성과 몇 번의 클릭만으로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한 이용자 환경이 원활한 NFT 판매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30일과 8월 1일 각각 우국원, 배우 하정우 작품을 클립드롭스에서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단 1개의 NFT 작품을 최고가 낙찰 방식인 경매로 진행합니다.

그라운드X가 판매한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 작품이 30분도 안 돼 완판되자 ‘NFT’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그라운드X가 판매한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 작품이 30분도 안 돼 완판되자 ‘NFT’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NFT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아울러 NFT의 기술적 맹점을 꼬집는 지적들도 쏟아집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저거 사면 어디다가 쓰는 거임??????” “한 열댓개 똑같은 거 돌면 어쩌징?” “나 이거 1번인데... 잘 산 건가” “확실히 1번 증명해주시면 제가 사겠습니다. 아직 양도양수가 안되니 개인간 계약서로 하지요” “앞으로 뭐가 나올지 모르는데 저걸 산다고??” “원본이든 카피본이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원본파일이 아니라 소유권 개념으로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ㅇㅇ 이건 소유권 개념”.

“저거 디지털 콘텐츠라 그냥 카피하면 원본이랑 똑같고, MD5 정도 해시(고유값)만 해줘도 원본과 동일한지 완벽하게 확인할 수 있음. NFT는 진짜 봉이 김선달보다 더한 놈이 생각해낸 거임. 디지털에 원본이 어디 있음” “절대 사지마. 초유명 작가 아니면 99% 전부 똥값 처리됨. 그리고 상식적으로 사야 할 이유 없다. 정 사려면 플랫폼 코인 이더, 솔라나 클레이튼 사라”.

세계적인 디지털 예술가 마이크 윈켈만은 작품 거래로 수천만달러의 세금을 물게 됐다고 호소한 바 있다.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의 트위터.
세계적인 디지털 예술가 마이크 윈켈만은 작품 거래로 수천만달러의 세금을 물게 됐다고 호소한 바 있다.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의 트위터.

한편 새로운 종류의 디지털 자산인 NFT를 둘러싼 논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저작권 도용과 세금입니다. 먼저 세계의 많은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이 허락도 없이 NFT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작가의 작품을 홍보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연결되는 URL을 토큰으로 만들어 판매한다면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NFT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도 앞으로 정리해야 할 문제입니다. 세계적인 디지털 예술가 마이크 윈켈만은 작품 거래로 수천만달러의 세금을 물게 됐다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화폐 소득에 세율 20%로 과세한다고 발표했지만, NFT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만약’ NFT 소득에도 세금을 물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2018년 개봉한 영화 ‘대체불가 당신’(Irreplaceable you)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 주인공 애비와 남자 친구 샘의 이야기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대체불가 당신’(Irreplaceable you)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 주인공 애비와 남자 친구 샘의 이야기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대체불가, 소중한 사람이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대체불가 당신>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슬퍼하는 남자 친구에게 “누구에게나 남은 시간은 짧다”라는 부처의 말씀으로 위로를 대체합니다. 그리고 불치병 환자 모임에서 모든 걸 받아들입니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삶이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모든 ‘만약’에 대비한다지만 정작 중요한 걸 빠트리고 있다.”(Predicting all the whatifs, missing out on good p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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