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9000원 vs 2만4000원, 카카오뱅크 적정가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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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9000원 vs 2만4000원, 카카오뱅크 적정가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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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 '매도' 리포트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 '매도' 리포트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장외가격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다.”

‘장외가격’.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시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유가증권의 거래가격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일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카카오뱅크를 놓고 ‘매도’ 리포트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리포트는 특히 카카오뱅크의 장외가격에 대해 ‘어이없는 수준이며 비교할 가치도 없음’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공모가 3만9000원보다 한참 아래의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장외가격. /자료=38커뮤니케이션
카카오뱅크 장외가격. /자료=38커뮤니케이션

26일 BNK투자증권의 김인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카카오뱅크 리포트에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주어야 하고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2만4000원으로 제시한 김 연구원은 특히 카카오뱅크의 장외가격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장외시장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26건 및 776주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으며 장외가격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비교기업 선정은 이해하기 힘들며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이지만 국내 여건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설명입니다. 김 연구원은 “하나금융과 비교할 때 향후 5년간 연평균 신용대출은 16%, 주택담보대출은 76%의 성장이 필요하다”라며 “기업대출은 감안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BNK투자증권의 김인 연구원은 26일 발간한 카카오뱅크 리포트에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BNK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의 김인 연구원은 26일 발간한 카카오뱅크 리포트에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BNK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이어 “대부분 신용대출이라는 점과 향후 중금리 및 자영업자대출 진출을 위해서는 확인된 바 없는 신용평가시스템의 검증이 필수다”라면서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와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로 제시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매도’ 리포트가 나온 이날, 카카오뱅크는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 평균 경쟁률 40대 1로 마감했습니다.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대어로 꼽혀온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첫날 경쟁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입니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며 1인 1계좌 청약만 가능해지자, 경쟁률도 그만큼 줄고 막바지 청약에 나서려는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등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평균 경쟁률은 40.18대 1로 집계됐습니다. 누적 청약참가자는 96만42명으로 증거금은 12조5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 첫날 경쟁률은 79대 1로 증거금은 22조1000억원,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첫날 경쟁률은 76대 1로 증거금은 14조1000억원이었습니다.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 '매도' 리포트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은 크게 갈렸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 '매도' 리포트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은 크게 갈렸다. /사진=카카오뱅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카카오뱅크를 가운데 두고 이쪽저쪽으로 나뉘어 입씨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리포트 냈네. 돈은 다 은행업으로 벌면서 우리는 은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게 모순이지. 은행이 아니라면서 회사 이름은 왜 뱅크임?” “참으로 양심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이다. 일확천금, 한탕주의에 익숙해진 요즘 경종을 울리는 리포트다. 아직 제정신인 사람들이 있긴 하군” “KB지주, 신한지주 분기당 1조씩 벌고 있다... 카뱅이 몇년을 혁신적으로 성장해야 이 정도 벌겠냐?? 한 10년?? 따상이면 KB지주 2배란다.. ㅋㅋㅋㅋ 개미들아.. 기관들 손 털고 튈 준비 하고 있다... 실제로 보호예수 물량도 적어... 생각 잘해라.. 치킨값 벌려다 물린다”.

“배가 아프냐 시중은행들보다 몇 배는 앞서 있다. 뭐가? 모든 시스템이... 책상머리에서 주식투자나 하는 구닥다리들” “거품이 사실일지라도 몇 달 가만 있다가 이걸 지금 쓰는 거 보니 bnk가 배정 많이 못 받았나 보구나. ㅎㅎ 속보임” “Bnk 예전 부산은행 부러우면 지는 거야” “증권회사에서 이렇게 회의적이면... 따상이란 얘기인데” “거품은 원래 터지기 전이 젤 큰 거지~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사는 거야” “이래놓고 bnk가 첫날 장에 매수하는 건 아니지?”.

증권시장 불법 및 불건전행위 집중대응단 구성도. /자료=금융위원회
증권시장 불법 및 불건전행위 집중대응단 구성도. /자료=금융위원회
시장경보 조치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시장경보 조치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서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상장사 숫자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6일 금융당국과 거래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월평균 18곳이던 ‘불공정거래 의심 상장사’는 지난해 12월 39개사로 급증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2월 12개, 3월 22개, 6월 13개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시장경보조치’ 발동 건수(월평균)도 2018년 219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1023, 하반기 497건으로 늘어났다가 올해 상반기 267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명순 증권선물위원은 “불공정거래행위 제재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과징금 제도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해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과징금 제도 이외에도 불공정거래자에 대한 자본시장 참여 제한 등 다양한 제재수단 도입을 적극 검토해나갈 계획”이라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증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관계기관 TF를 구성해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이 조만간 도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주식시장 유동성 동향. /자료=금융위원회
주식시장 유동성 동향. /자료=금융위원회

‘증권 또는 기타 자산을 사들이는데 알맞은 가격’. ‘적정가격’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특정 기업의 주식이 적정가격에 가까운 값어치로 팔리고 있다면 그 기업은 인수를 당할 위험이 적습니다. 적정가격을 형성하는 건전한 시장 시스템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투자자 여러분,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적정가는 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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