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최영무 대표, ‘셀프 상여’로 연봉킹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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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최영무 대표, ‘셀프 상여’로 연봉킹 올랐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7.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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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지난해만 2배 가까이 인상… 단숨에 업계 전문경영인 연봉 1위에 등극
임원 상여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명시… 대표 자신의 상여 결정권까지 포함
관련 법에 따라 ‘보수위원회’에서 임원 상여금 결정하는 다른 보험사와는 달라
삼성화재 서초 사옥과 최영무 대표이사/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서초 사옥과 최영무 대표이사/사진=삼성화재

내 상여금은 내가 정한다?

삼성화재 최영무 대표이사가 지난해 보험업계 전문경영인(CEO) 연봉킹에 올라 화제가 됐었는데요. 그 배경에는 소위 ‘셀프 상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들만한 대목이 보여 논란이 예상됩니다.

보험업계를 통틀어서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인물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입니다. 총 22억75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오너 경영인이 아닌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가 20억7000만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최영무 대표는 CEO 중 1위이면서 정몽윤 회장에 이은 업계 전체 2위이기도 합니다.

최 대표의 연봉을 구체적으로 보면 급여가 7억5400만원이고, 상여금으로 12억4900만원, 그리고 기타 근로소득으로 6700만원을 받았는데요. 전년도 보수와 비교하면 급여는 전년에 비해 2600만원 올랐고, 기타 근로소득은 되레 3100만원이 줄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상여금인데요. 2019년 상여금이 6억9100만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2배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최영무 대표가 CEO 연봉 1위에 오른 것은 상여금이 큰 역할을 한 것이죠.

그런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화재의 사업보고서를 들여다 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대표이사 스스로가 자신의 상여를 결정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문구인데요.

삼성화재 임원의 상여는 ▲설·추석 상여 ▲목표인센티브 ▲성과인센티브 ▲장기성과인센티브 등 4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설·추석 상여는 월 급여 100%로 지급됩니다. ‘고정’이라는 말이죠. 장기성과인센티브는 주주총회에서 정한 이사보수한도 내에서 산정해 4년간 분할지급합니다.

문제는 목표인센티브와 성과인센티브인데요. 목표인센티브는 부서별 목표 달성도에 따라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돼 있고, 성과인센티브는 회사손익목표 초과시 이익의 20%를 재원으로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은 이사뿐 아니라 최영무 대표도 같습니다. 결국은 대표가 자신의 상여를 직접 결정한다는 것이나 다름 아닌 것이죠.

삼성화재가 임원의 상여를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화재가 임원의 상여를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런데 같은 삼성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도 삼성화재와 같은 상여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목표인센티브와 성과인센티브를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 돼 있었던 것입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돼 있습니다. 여기서 임원의 보수를 결정합니다. 부당한 평가에 따라 임원에게 지급된 보수나 경영부실의 책임범위에 상응하는 보수에 대해선 지급을 제한하거나 환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 것입니다.

다른 손해보험사는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업계 2위 현대해상의 경우 상여는 임원보수규정(이사회 결의)에 따라 지급하고 임원성과보수는 보수위원회 결의에 따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DB손해보험은 성과보수는 보수위원회에서 지급액을 결정하고, 장기성과인센티브는 보수위원회의 의결로 지급한다고 공시하고 있습니다. 메리츠화재 또한 성과급은 보수위원회에서 결의한 임원인센티브 지급기준에 따라 회사성과율과 지급률 등을 고려해 보수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상여금은 보수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생명보험사 역시 같았는데요. 한화생명의 경우 상여는 매년 보수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지급한다고 돼 있고, 동양생명도 보수위원회가 결의한 보수 체계에 따라 지급한다고 공시하고 있습니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가 업계 CEO 연봉킹에 오른 이유가 ‘셀프 상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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