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뛰니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도미노?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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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뛰니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도미노?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07.12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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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의 콘텐츠 커버 그림은 유가가 질주하며 인플레이션 도미노에 충돌하고, 이어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 도미노가 연쇄적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세계경제가 이를 지켜보며 놀라는 상황을 표현했다. 세계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일까?

지난해 코로나19 범유행병 발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일시적인 폭락이 있었으나, 각국 정부의 폭발적인 구제지원 재정정책, 중앙은행의 자산매입과 초저금리 통화정책 덕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며, 올해 7월 현재 세계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경신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동안 잠잠하던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데, 세계 기축통화 달러를 공급하는 미국 연준은 확실한 경제 성장과 최대 고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의한 통화 긴축,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중이다.

버블지점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받는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제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을 부르기 때문이다. 시중에 자금공급이 줄면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고, 금리가 인상되면 금융 자산의 적정 가격이 하락한다.

당연히 현재 금융자산 가격은 그동안 시장 상승을 주도한(투자의 회임 기간이 길어 금리에 민감한) IT산업 주식을 중심으로 고평가 또는 버블 논란에 휩싸이고 가격 조정국면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다. 즉 인플레이션은 통화 당국을 비둘기에서 매로 변화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의 물가 상승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노동력의 복귀 속도가 지연되어 노동시장의 공급부족이 관찰되고, 글로벌 밸류체인의 훼손으로 반도체 등의 공급 부족도 발생하는 등 전면적인 공급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경기 회복 기대에 주요 원자재 가격이 모두 급상승하며 인플레이션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를 공급하는 미국 연준은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 안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아직 물가 잡는 매로 변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며, 이를 경우 모처럼 회복 상태인 경제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역사적으로 세계 경제는 1970년대 두 차례 닥친 석유파동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오는 것이며, 공급 측면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즉 주요 제품의 원자재이자 중간재이며 중요한 소비재인 석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소비 위축과 물가 상승을 가져와 경기를 침체시킨 것이다.

또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발생은 세계 경제 트렌드를 바꿨다, 즉, 2차 대전 후 세계 경제 공황의 처방전이었던 케인스 경제학이 설 땅을 잃고, 노동자 보호가 근거를 상실하며 진보, 사회주의 정책이 후퇴했다. 이때 신고전학파, 신자유주의 경제, 통화주의론자가 보수주의 정권의 손을 잡고 세계 경제 조종타를 넘겨받으며, 이후 지금까지 지속된 세계화가 시작되었다.

한편 미국은 1970년 말 15%를 넘나드는 물가를 잡기 위해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약 20%의 고금리 정책을 사용하며 전 국민이 고통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때부터 스태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에 최대 트라우마로 가장 우선 해결할 과업(mandate)이 되었다.

이렇듯 스태그플레이션의 트라우마가 있는 오일 가격에 대한 우려가 지난 6일 OPEC+의 불화가 발생하며 커지고 있다. OPEC+는 중동 석유 생산국에 러시아를 포함한 석유 수출국 협의체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코로나19에 의한 수요 감소로 감축을 결의하고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번 회담에서 이달부터 적용할 새로운 생산량을 협의 중이었다.

지난 6월 말까지 연중 WTI는 54%, 브렌트유는 45% 상승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인데, 외신에 따르면 이번 OPEC+ 불화는 사우디와 UAE 사이에 발생한 것이다. 사우디는 올해 말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40만배럴, 연말까지 매월 증산하고, 내년까지는 감산 기조 유지를 제안했으나, UAE는 증산을 주장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최근 유가 상승세에 대해 로이터가 상세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첫째, 국제유가의 기록적 상승속도가 문제다. 국제 유가는 75달러 수준이지만 상승 속도는 2008년의 2배로 너무 가파르다. 둘째, 유가가 고점에서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전망이 ‘일시적’에서 ‘중기’로 변화할 수 있으며, 이에 중앙은행은 통화 긴축(테이퍼링), 금리 인상을 조기에 시행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급격한 유가 상승에 의한 신흥국 경제 타격이 예상된다. 신흥국의 경제성장 악화 및 통화가치 급락이 발생하며 과다 채무국은 경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한편 GDP 기준 신흥국의 80%가 원유 수입국이다. OPEC+ 의 불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또 불화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유가 상승요인은 ‘탄소 중립’ 정책으로 인한 국제적 원유 생산 억제 추세를 들 수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도 미국은 셰일오일 증산을 억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석유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때까지 원유 공급 제한은 국제 유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 9일 CNN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할 새로운 원유 슈퍼 사이클이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 원인은 2014년 유가 폭락 후와 최근 셰일오일 원유 설비 투자 부족으로 국제 원유공급이 감소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중국과 미국 등의 원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유가 상승 요인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600원에 도달하면서 유가는 일상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유가,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금리 인상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는지 경계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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