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수업’ 교원그룹 장선하·장동하… 장평순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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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수업’ 교원그룹 장선하·장동하… 장평순 선택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6.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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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하 ‘호텔업’, 장동하 ‘여행업’으로 경영 시험대 올라
장평순 회장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회사 경영을 맡긴다”
장선하(왼쪽) 상무와 장동하 실장. /사진=교원그룹
장선하(왼쪽) 상무와 장동하 실장. /사진=교원그룹

교육사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교원그룹이 최근 잇따라 신사업에 뛰어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교원그룹의 신사업 진출을 두고 2세 승계를 위한 시험대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습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1951년생으로, 70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는데요. 첫째 딸 장선하씨와 장남 장동하씨로 한 살 터울 남매입니다.

장선하씨는 1982년생으로 서울대 인류학과를 나와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2년 교원그룹에 입사했습니다. 현재 교원그룹 투자사업부문장(상무)을 맡아 부동산임대업과 호텔, 그룹 연수원 운영을 담당하는 교원프라퍼티 경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983년생인 장동하씨는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컨설팅회사 갈렙앤컴퍼니에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후 2011년 교원그룹 전략기획부문 신규사업팀에 입사해 스마트학습지 출시, 상조업 및 여행업 진출 등 신사업과 인수합병(M&A)을 주도했습니다.

이들 남매는 교육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교원그룹에서 교육사업이 아닌 신사업 분야를 맡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장 회장이 두 자녀에게 신규사업을 이끌게 하면서 경영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교원그룹의 핵심사업인 교육과 렌털사업 경영은 장 회장이 직접 맡고, 신성장동력 사업은 자식들에게 맡겨 경영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들 자녀가 특히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여파의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호텔업과 여행업 확장으로 경영 능력을 실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원그룹은 최근 제주 하나호텔로부터 건물과 부지를 인수하고 리모델링을 마친 뒤 이달부터 제주 중문단지에 ‘블룸호텔’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 제주도 블룸호텔을 신규 오픈하면서 그룹 내 호텔을 총 5개까지 확장했습니다. 이를 첫째 딸인 장선하 상무가 이끌고 있습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백신 접종 확산에 따라 국내 여행지를 중심으로 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블룸호텔 문을 열어 앞으로 늘어날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선하 상무는 여기에 더해 과거 교육사업 목적으로 확보해 둔 부동산에 신규호텔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상무의 남편 최성재 부문장도 교원에서 호텔사업부문을 맡고 있어 부부경영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누나 장선하 상무가 호텔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면 동생인 장동하 실장은 여행업에 승부를 거는 모습입니다.

장 실장은 올해 초 자신의 개인 회사인 상조회사 교원라이프를 통해 국내 10위권 여행사인 KRT를 인수하며 여행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지난달에는 교원그룹의 계열사인 시니어 전문 여행사 ‘여행다움’과 KRT를 통합한 ‘교원KRT’를 출범시켰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호텔과 여행업의 확장에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교원그룹은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된 후를 바라본 투자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 이후 여행과 호텔업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과 동시에 그룹 내 사업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호텔과 여행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장동하 실장은 에듀테크(신기술을 접목한 교육법)와 연구개발(R&D)에 700억원대 투자를 추진하는 등 디지털 사업에도 적극적입니다.

맞춤형 학습 진단·관리 시스템인 ‘AI 튜터’(가칭)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도 개발해 올해 출시할 계획입니다. 최근 교원그룹이 GC녹십자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자리에도 장 실장이 나섰습니다.

교원그룹의 가전제품 렌털회사 ‘웰스’가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으로 사용자의 생활 데이터를 수집한 후 GC녹십자헬스케어가 맞춤형 건강 분석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장 실장의 이같은 광폭 행보에 업계에서는 장 실장이 후계자로 자리매김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누나 장 상무도 부동산임대업과 호텔 운영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장평순 회장은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회사 경영을 맡긴다는 입장입니다. 장 회장은 “능력이 없으면 회사를 꾸려나가는 일이 본인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며 “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승계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호텔업과 여행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며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오른 이들 남매에게 어떤 길이 주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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