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지붕만 쳐다본’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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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지붕만 쳐다본’ 하림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6.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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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인수자금 조달 문제없다 했지만… 돈이 걸림돌” 분석
사진=하림
사진=하림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을 공언하며 이스타항공 인수 의사를 밝혔던 하림이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입찰제안서 제출 기한인 14일 오후 3시까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하림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던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림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른 '항공물류' 강화로 육상물류(하림), 해상물류(팬오션)와 함께 종합물류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었다. 하림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물류 경쟁력 강화를 이뤄내고 육계 수입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너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김홍국 그룹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이 대략 1000억원 수준이고 운영비도 상당 부분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정도 규모라면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인수철회로 선회했다. 업계에서도 “하림이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번 (본입찰) 불참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림은 14일 “예비실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짜 속내는 내비치지 않았지만 자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인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스타항공 부채가 너무 많아서”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하림은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 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상황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항공사 인수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스타항공 부채는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하림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운영 정상화와 부채 청산을 위해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하림이 이스타항공 본입찰을 포기하면서 쌍방울그룹 단독입찰로 진행됐다. 사모펀드도 모두 인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쌍방울그룹과 조건부 인수계약자인 ‘성정’ 간 양자대결로 치러진다. 성정은 충청권 기반의 중견 건설회사로, 입찰가로 8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매각은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스타항공 인수예정자는 성정이다. 만약 성정이 제시한 입찰가 800억원대를 밑도는 등 입찰이 무산되면 이스타항공은 인수 예정자인 성정에게로 넘어간다.

업계에서는 쌍방울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자금 동원력도 충분하다. 쌍방울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광림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자산은 900억원대로 추정된다.

한편 이스타항공 기업회생을 전담하는 서울회생법인은 가격 재조정이 필요할 경우 오는 21일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매각은 정밀실사와 회생계획서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7월 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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