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에 쫓겨나는 은행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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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쫓겨나는 은행원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6.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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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직원 1분기 사이 1487명 감소… 전국 은행 점포수는 304개 폐쇄
디지털·IT 분야 전문가를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뽑는 형태로 채용방식 전환
사진=펙셀즈
사진=펙셀즈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직원수와 점포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은행들의 디지털화와 비대면 업무 확대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퇴직자는 늘어났지만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은 신입 직원 채용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제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 수는 총 5만3528명으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5만5015명)보다 1487명 줄었다. 4대 은행 중 정규직 직원 수가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으로 지난해 말(1만1485명)보다 32명 늘어난 1만1517명이 근무 중이다.

4대 은행 가운데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국민은행으로 무려 1120명이 감소했다. 1분기 현재 1만5408명의 정규직이 일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이 245명 줄어든 1만3740명이 정규직으로 있다. 신한은행은 154명을 감축했다. 1분기 현재 1만286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력이 줄어듦에 따라 영업점도 통폐합이 이어지면서 점포수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발표한 ‘국내은행 점포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 점포 수는 6405개로 전년 대비 304개 줄었다.

은행별로 따지면 국민은행이 1년 만에 83개 영업점이 폐쇄돼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그 뒤를 하나은행(74개), 부산은행(22개), 신한은행(21개)이 이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을 포함한 6개 시중은행으로 범위를 넓히면 직원 감소 폭은 더 커진다.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씨티 등 6개 시중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총임직원 수는 6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 6만7561명 대비 1244명이 줄었다. 지난 연말 은행권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3개월 만에 1244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다만 이 기간 임원 수는 증가한 반면 일반직원은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임원 수는 202명에서 205명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일반직원 수는 6만7359명에서 6만6112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은행 직원 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지만 신입공채 채용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내 4대 은행 중 상반기에 신입 행원 공채를 진행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단 경력직은 소수를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시중 은행이 채용한 신입 직원은 한 명도 없었던 반면 경력직은 총 33명을 뽑았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16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9명), 우리은행·씨티은행 각각 4명이다.

올해 하반기 채용 소식도 없다. NH농협은행 만이 유일하게 340명의 신입 채용을 계획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신입을 채용했거나 채용할 예상인원은 373명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1376명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은행의 채용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은행권의 전체 채용 인원을 보면 2018년 3530명, 2019년 2625명, 2020년 1376명으로 점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신규 행원 채용 감소는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인한 오프라인 점포 축소와 디지털 금융으로의 체질 전환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대규모 신입 행원 공채에 나서는 대신 디지털과 ICT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뽑는 형태로 채용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핵심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달 20명의 디지털·IT 부문 신입행원 채용을 실시했다. 또 ‘온(On)택트 해커톤 대회’를 통해 우수 개발팀을 전문직으로의 채용을 추진 중이다.

KB국민은행도 클라우드서비스, 모바일 플랫폼 등 IT 개발 부문에서 전문직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며, 신한은행도 상반기 디지털·ICT 분야 수시 채용만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와의 본격 경쟁을 앞두고 있는 은행권에서 디지털 부문 인재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 이에 따라 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은행들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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