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승리한 구지은, 5년 만에 아워홈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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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난’ 승리한 구지은, 5년 만에 아워홈 컴백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6.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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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서 구본성 부회장 해임건과 구지은 대표 선임건 통과
구본성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전 대표
구본성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전 대표

보복운전 혐의로 실형을 받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3명의 여동생에게 굴복당했다. 아워홈은 4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등을 모두 통과시켰다. 구본성 부회장 해임건과 구지은 전 대표의 아워홈 대표 선임건도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구본성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면서 구지은 전 대표가 아워홈 대표로 복귀한다. 오빠 구본성 부회장에게 지난 2016년 아워홈에서 밀려난 지 5년 만이다.

특히 구지은 전 대표 측 인물로 꾸려진 신규 이사후보 21명을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돼 구지은 전 대표가 이사회를 장악하게 됐다. 아워홈 이사회는 기존 11명을 포함, 모두 32명으로 늘어났다.

아워홈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구자학 회장이 1984년 식자재 공급사업을 위해 세운 회사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슬하에 구본성 부회장, 구명진씨, 구미현씨, 구지은 전 대표 등 1남 3녀를 뒀다. 구본성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구자학 회장의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 수업을 받은 인물이 바로 구지은이었다.

하지만 2016년 구본성 부회장이 아워홈에 입사하면서 구 전 대표는 아워홈 경영에서 밀려나 자회사인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구본성 부회장이 구지은 전 대표의 자리를 꿰찬 다음해인 2017년 구 전 대표가 아워홈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남매간 분쟁이 시작됐다. 구지은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 아워홈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하고 이사직 복귀를 시도한 것이다. 당시 장녀 구미현씨가 구본승 부회장 편에 서면서 구본성 부회장이 아워홈의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2019년에는 아워홈 정기주총에서는 구 부회장이 이사 보수 한도 증액과 아들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이를 구지은 전 대표와 구명진씨가 반대했다. 이후 아워홈은 구 대표의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했고 이 때문에 법정 다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구명진씨가 동생 구지은 전 대표 손을 들어주면서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권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아워홈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2019년 말 기준 구본성 부회장(38.56%), 구미현씨(19.28%),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19.60%), 구지은 전 대표(20.67%) 등이다. 세자매의 지뷸을 합치면 59.55%로 구본성 부회장을 앞선다.

업계에선 세 자매가 힘을 합쳐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의 경영권을 흔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복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과 실적 하락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구본성 부회장은 보복운전 혐의로 지난 3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아워홈의 실적은 구본성 부회장이 맡은 후 하락세다. 2016년 영업이익 81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에는 715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6년 636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19년에는 4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배당은 2016년 68억원에서 2019년 171억원으로 대폭 늘리면서 오너 일가의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특히 아워홈은 지난해 상반기 아워홈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5%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19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구본성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해임됐지만 사내이사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필요한데, 구 부회장이 전체지분의 3분의 1 이상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아워홈이 경영 쇄신과 사업 확대를 위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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