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달’ 꼬리표 떼어낼까… 미리 보는 6월 증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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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달’ 꼬리표 떼어낼까… 미리 보는 6월 증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5.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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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달에 이어 6월 주식시장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사진=픽사베이
금융투자업계는 이달에 이어 6월 주식시장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사진=픽사베이

“5월에만 9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증시에서 이달에만 9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올해 들어 전체 순매도 물량(약 17조3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한 달 새 팔아치운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Bye Korea’에 대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걱정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에 대한 경계감 ▲MSCI의 반기 리밸런싱 ▲3일부터 시작된 공매도 재개를 꼽았습니다.

‘변동장세’. 주식시장에서 특정 기간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변동성 장세를 줄여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다음 달 우리나라 증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과 기업 실적 기대감 속에서도 테이퍼링 우려 지속 및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특히 5월에만 9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이 6월 증시의 최대 변수라는 설명입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월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국내외 이벤트로 ▲우리나라 5월 수출입 동향 및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 발표(1일) ▲우리나라 5월 소비자 물가 발표(2일) ▲미국 5월 고용보고서 발표 (현지시간 3일) ▲런던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현지시간 1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현지시간 15~16일) 등을 꼽았습니다.

김대준·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먼저 “그동안 코스피 상승률과 수출 증가율이 대부분 동일한 방향성을 보였기 때문에 5월 수출 증가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자동차, 가전 등 소비 관련 품목의 수치가 개선되고 있어 수출 호조가 주가 반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지켜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ISM 제조업 지수 중에서도 공급 배송지수와 지불가격지수가 하락하는 흐름이 나와야 공급 병목 해소와 원가 부담 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이 결과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6월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꼽는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FED 누리집
전문가들은 6월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꼽는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FED 누리집

우리나라 수출 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간다면 부진했던 대형주의 랠리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박스권 장세의 원인은 IT·자동차·화학 등 주요 산업의 실적 피크아웃 우려 때문”이라며 “자동차·철강·화학 등 경기 민감주를 비롯한 모든 업종의 실적 개선에 따라 대형주 재랠리를 기대해 볼 때”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 등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감에 주요 경제 지표 호조세가 더해진다면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G7 정상회담에서 유럽 주요국의 대중국 강경 노선이 확인되면 무역 분쟁 가능성이 높아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특히 15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FOMC 회의는 단연 주목 대상입니다. 회의에 앞서 이번 주 발표되는 고용지표들이 연준 위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먼저 오는 3일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됩니다. 다음 날인 4일에는 비농업 신규 채용 및 실업률 등이 공개됩니다.

앞서 지난 19일 공개된 4월 FOMC 의사록에서는 다수의 참석자가 “경제가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나아간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라고 기록했습니다. 3~4일 잇따라 발표되는 고용지표에 따라 ‘테이퍼링’에 대한 또 다른 언급이 나오면 시장은 또 한 번 크게 출렁일 전망입니다.

우리나라 증시의 가늠자인 뉴욕증시는 9월과 함께 6월을 최악의 달로 평가한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증시의 가늠자인 뉴욕증시는 9월과 함께 6월을 최악의 달로 평가한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6월에도 팔아야 하느냐며 ‘거꾸로 투자론’을 펼칩니다. 아울러 외국인에 유리한 공매도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폐지론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뭘 자꾸 팔래” “5월도 팔고 6월도 팔고....언제 사노” “5월도 가라매” “매수찬스. 뉴스와 반대로 가면 돈 번다.^^” “공매도 처먹을라고 ~~~ 잘 안될 걸” “아직 공매도 시작도 안했다. 본격적으로 패대기칠 테니 두고 봐라!” “국내주식시장이 왜 외인한테서 좌지우지 되어야 하는지? 공매도 없애라!!!”.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빚내서 투자한 이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입니다. 1분기에만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31조원)이 20조4000억,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35조원)이 14조2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이십년 동안 여덟 차례뿐이다”. 우리나라 증시의 가늠자라 할 수 있는 뉴욕증시는 6월에 강세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월가 투자그룹인 비스포크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지난 50년간 6월마다 평균 0.12% 올랐습니다. 수십 배 오른 누적 상승률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치입니다. 최근 20년으로 좁혀 보면, 9월과 함께 최악의 달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것도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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