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요즘 일 잘하고 있습니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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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요즘 일 잘하고 있습니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5.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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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박근혜정부 핵심 부처였던 미래창조과학부는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7월 여야 합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뀌었다.
박근혜정부 핵심 부처였던 미래창조과학부는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7월 여야 합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뀌었다.

“정보통신이라는 낱말을 빼면 그쪽에서 불만을 표출해서 안 된다.”

2017년 7월 20일, 여야는 간밤 논의를 거친 합의 내용을 발표합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부처였던 미래창조과학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폐지 1순위로 거론되다 가까스로 되살아난 것입니다. 이름도 정보통신업계의 요구로 길~어집니다. 과학기술처와 체신부로 출발해 가족이 된, 휴대전화 때문에 가장 많이 욕을 먹는 부처의 탄생기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배포하는 선택약정할인 홍보 포스터. /자료=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배포하는 선택약정할인 홍보 포스터. /자료=과기정통부

‘요금할인’. 사물을 사용하거나 소비한 대가로 치르는 돈에서 얼마만큼 깎아주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휴대전화 요금할인’에 대한 홍보와 안내에 나선 지 나흘이 지났습니다. 오늘(21일)도 요금할인 사실을 몰랐던 휴대전화 이용자의 불만과 요금할인 여부를 조회하는 사이트는 북적이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 및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와 함께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에 대한 홍보와 안내를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요금할인이란 선택약정에 가입해 달마다 통신비를 25% 할인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현재 이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로 요금할인에 가입할 수 있는지는 ‘스마트초이스’라는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21일 오전 현재 이용자가 몰려 '스마트초이스' 사이트 접속이 늦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현재 이용자가 몰려 '스마트초이스' 사이트 접속이 늦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요금할인 홍보에 나선 지 나흘이 지난 오늘도 스마트초이스는 ‘현재 이용자가 많아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다’라는 안내 문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임시로 운영되는 간소화 페이지로 큰 불편 없이 요금할인 여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요금할인은 2014년 10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에 따라 도입됐습니다.

그리고 3년 뒤인 2017년 9월 할인율이 ‘25%’로 상향됐고, 올해 3월 기준 모두 2765만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25% 요금할인은 단말기 구입 때 지원금을 받지 않은 가입자 외에도 중고·자급제폰 이용자나 기존 요금할인 및 지원금 약정에 가입했더라도 가입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약정 기간도 2년 외에 1년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으나 약정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가 약 1200만명 수준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아울러 “약정을 원하지 않거나 단말기 교체, 통신사 변경을 앞두고 재약정이 부담스러운 경우는 약정 없이도 이에 준하는 요금할인을 제공하는 온라인·무약정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약정이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및 무약정 요금제로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약정이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및 무약정 요금제로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요금할인 대상인 경우에는 자동으로 할인을 해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생색내기용 노예 약정이라는 불만도 쏟아냅니다. 결국 요금할인 대신 통신료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집니다.

“만기쯤 되면 통신사에서 문자 오는데 대부분 안 읽어 보는 듯” “선택약정은 대놓고 전화오고, 홍보 개 많이 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구나” “자동 할인은 안 되나? 귀찮아 죽겠는데” “할인하는 대신 1년 약정을 강제로 연장하는 건데 이게 무슨 혜택이냐. 그냥 자동 연장되면 할인하고 약정기간 1년 이런 걸 없애야지” “매달 통신비 1만원 정도는 줄일 수 있었던 건데…왜 이제야 홍보를 하는지 속상하네요”.

“추가 1년 노예약정으로 25% 할인해주는 척? 하는 거지... 애초에 고가요금제에 할부 지원해주는 척해도 남을 만큼 책정되어 있고 할부 24개월 약정 끝나면 생색내는 척 12개월 약정에 25%할인해주는 건데 이게 무슨 할인....... 그나마도 12개월 전에 끊으면 지원받은 거 토해내야 하는 건데” “알고 모르고를 떠나 소비자에게 다 돌려줘라 파렴치한들” “단통법이나 폐지하시지... XX 위하는 척은”.

“통신비 요금 할인을 하지 말고 처음부터 요금을 낮춰라” “알 수 없는 단가에 알지 못하는 가격에 모르는 할인..전부 미스터리한 통신료” “눈속임 해대며 소비자 우려먹는 사악한 이통사들, 사기죄로 잡아 넣어라!” “할인이 아니라 가격을 낮추라고” “도둑 통신사들 전수 조사해서 국민들에게 환수 조치하라” “그럴 바에 귀찮게 요금할인하지 말고 기본요금을 없애주세요~”.

2017년 7월 20일치 '미래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명칭 변경' 기사에 달린 댓글들.
2017년 7월 20일치 '미래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명칭 변경' 기사에 달린 댓글들.

“이름 바꾸면 뭐가 새로워지는 거냐? 사람이 그대로인데”. 2017년 7월 20일, 여야가 미래창조과학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꾸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아이디 ‘H_Natural_S’님은 이름만 바뀔 뿐 나아질 것이 없다고 단언합니다. 아이디 ‘cheu****’님은 “역사 공부 할 애들은 머리 쥐나겠다”로 말문을 엽니다.

그러면서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일을 어떻게 잘 하느냐가 중요할 듯”이라며 “앞으로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이런 일로 시간과 세금 낭비하지 말길”이라는 당부를 빠뜨리지 않습니다. 그로부터 3년 하고도 열 달이 더 지났습니다. ‘H_Natural_S’ ‘cheu****’님에게 묻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요즘 일 잘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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