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켰다 하면 적자기업 만드는… ‘마이너스의 손’ 퓨전
상태바
삼켰다 하면 적자기업 만드는… ‘마이너스의 손’ 퓨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5.20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퓨전, 2년 연속 외부감사 의견거절에 4년 연속 영업손실… M&A 4개사도 모두 적자
한국거래소, 오는 6월 2일 상장폐지 여부 심의·의결 예정
퓨전은 외부감사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퓨전은 외부감사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퓨전’이 잇따라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합병(M&A)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퓨전을 비롯해 인수합병한 상장사 4곳 등 5개 상장사가 모두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퓨전의 경우 최악의 실적에 2년 연속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까지 받아 코스닥에서 퇴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2년 연속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상장폐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 추가적인 개선기간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퓨전의 경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현행 코스닥 규정상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퓨전은 2016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4년 연속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요. 이런데도 퓨전은 코스닥 상장사 4곳을 잇따라 사들이면서 주목받았습니다. 대부분 차입에 의존해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기업이 또 다른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요.

퓨전은 2019년 8월 에스엘바이오닉스를 인수한데 이어 두 달 후에는 에스엘바이오닉스가 액트를 사들였고, 2020년 12월에는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를 인수했습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올해 3월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퓨전의 지배구조는 브라보라이프(2.15%)·퓨전홀딩스(1.12%)→퓨전(100%)→에스엔케이글로벌(35.48%)→에스엘홀딩스컴퍼니(8.53%)→에스엘바이오닉스(21.22%)→스튜디오산타클로스(38.42%)→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그리고 퓨전(5.02%)→에스엘바이오닉스(13.98%)→액트로 이어지는 두 축으로 구성됩니다.

사진=퓨전 홈페이지
사진=퓨전 홈페이지

문제는 퓨전과 퓨전이 인수한 상장사 등 5곳이 모두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퓨전은 2016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다음 해부터 4년 연속 적자입니다. 퓨전이 상장하기 전인 2016년 매출액 282억원에 영업이익은 43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의 실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는 매출액이 247억원으로 줄고 영업이익은 -7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합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8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섭니다. 2018년에도 매출액은 214억원으로 더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67억원, 당기순이익도 -114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2019년과 2020년에는 매출액보다 순손실이 더 커지는 사태까지 이릅니다. 2019년 매출액 89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3억원, -93억원이었고, 2020년에도 매출액 24억원에 영업이익은 -39억원, 당기순이익 -248억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결국 퓨전은 2019~2020년 2년 연속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들면서 상장폐지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퓨전이 인수한 상장사들도 적자 늪을 헤매고 있습니다. 에스엘바이오닉스 3년 연속 적자입니다. 2017년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으나 2018년에는 -47억원을 올리면서 적자전환합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41억원, -33억원을 올리면서 적자행진을 이어갑니다. 2018~2020년 당기순이익은 -168억원, -230억원, -12억원으로 역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8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80억원,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냅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 1억7500만원에서 2019~2020년 각각 -86억원, -73억원을 기록합니다.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도 영업이익이 점자 줄어들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2018년 영업이익이 41억원에서 2019년에는 30억원으로 감소하다가 2020년에는 -30억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당기순이익도 55억원→58억원→-2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섭니다.

액트 역시도 그간 흑자 행진을 하다가 지난해에는 적자전환했습니다. 2018~2019년 영업이익은 각각 31억원, 26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는 -26억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 20억원에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0억원, -48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퓨전은 지난해 4월 회계감사인인 안세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로 2019년 사업연도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거래가 정지됐고, 2020년도에도 감사의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습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퓨전에 대해 감사보고서 제출 관련 오는 6월 2일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고 3일 이내 상장폐지 여부를 통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