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중인 함영주가 ‘ESG 총괄’, 하나금융의 윤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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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중인 함영주가 ‘ESG 총괄’, 하나금융의 윤리경영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5.17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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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재판에 부실 파생결합펀드 판매 혐의로 금감원 중징계까지
연이은 ‘ESG 경영’ 언론 홍보에 유명 연예인 모델 홍보영상도…ESG워싱?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국내 기업들이 너도나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취지와는 상반되게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인사들이 회사의 ESG 책임자로 앉으면서 ‘ESG워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ESG워싱이란 실제로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데 기업 이미지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모든 행위를 비판하는 말로서, 친환경으로 세탁하려는 이른바 ‘그린워싱’과 동일한 의미로 쓰여집니다.

ESG워싱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하나금융그룹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3월 24일 ‘ESG·글로벌·플랫폼 금융 실행을 위한 지주사 조직 개편’을 실시한다고 보도자료를 배표하고 언론 홍보를 했는데요. 보도자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ESG 경영을 이사회 차원의 주요 핵심 사안으로 격상시켜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및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합니다.

신설 예정인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에는 ‘그룹소비자리스크관리총괄’과 ‘소비자리스크관리팀’을 배속해 위원회의 추진력을 강화하고, 실행 중심의 ESG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사회가치팀’을 ‘ESG기획팀’으로 개편키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ESG부회장‘을 신설하고, ESG부회장은 함영주 부회장이 담당합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26일에는 ‘ESG 캠페인 광고’까지 공개하면서 대대적으로 ESG 실천의지를 홍보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광고 모델로는 배우 김수현과 래퍼 래원이 출연하는 이 영상은 TV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에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이 공개한 'ESG 캠페인 광고'/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공개한 'ESG 캠페인 광고'/사진=하나금융그룹

이보다 앞선 지난달 22일에는 ▲2030년까지 ESG 금융 총 60조원 추진 ▲2050년까지 탄소배출, 석탄 PF 전면 ZERO화 ▲ESG 경영 실천을 위한 3대 핵심전략과 9대 핵심과제 선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그룹 ESG 중장기 추진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를 통해 ‘Big Step for Tomorrow’라는 그룹의 ESG 중장기 비전을 실천해 나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중책을 맡은 함영주 회장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입니다. ESG는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등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영주 부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부실한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도 받은 인물입니다.

함영주 부회장의 채용비리 혐의 재판은 2018년 7월 첫 공판이 시작된 이후 2년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건은 함영주 부회장이 하나은행장 재직 당시인 2015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인사부에 특정 지원자를 언급하며 잘 봐줄 것을 지시하는가 하면 부합격자를 다른 전형에서 합격시키도록 한 혐의입니다. 여기에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행원 남녀비율을 4대 1로 맞춰 차별 채용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함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부실파생상품 판매에 따른 제재로 금감원으로부터 3년간 금융권 취업제한이 되는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난해 6월 함영주 부회장이 서울행정법원을 상대로 낸 DLF 중징계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중징계 효력은 정지된 상태입니다.

하나금융그룹 측도 이같은 이유를 들어 함영주 부회장이 ESG 부회장직에 오른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채용비리 혐의는 재판 중일 뿐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고 DLF 중징계는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해 효력이 정지된 것이기 때문이란 이유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ESG는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한편 함영주 부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1순위로 평가 되고 있습니다. 김정태 회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ESG 사업을 맡긴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입니다. 특히 지난 4월 22일 ESG 중·장기 추진 목표 선언식에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이 나란히 등장하며 ESG에 대한 김정태 회장의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연이은 언론 홍보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한 광고 영상까지 내보내면서 ESG 경영 홍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인데요.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가 함영주 부회장의 채용비리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판매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윤리경영이 강조되는 ESG 총괄에 함영주 부회장이 오른 것에 ESG워싱이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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