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내다 판’ 조현아, 재기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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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내다 판’ 조현아, 재기불능?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5.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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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수익원 없는 상황에 상속세 마련 위한 처분” 분석
3자 연합 해체된 가운데 경영권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지난 3월에 이어 최근에 또 한진칼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치웠다. 올해에만 총 120억원어치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서 고 조양호 회장이 남긴 지분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 15만7500주를 장내 매도했다. 금액은 87억279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종전 5.71%에서 5.47%로 0.24%p 줄어들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한진칼 주식 5만5000주를 KCGI에 장외 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주당 6만1300원으로, 총 34억원 규모다. KCGI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쳐줬다. 당시 시장에서는 현금력이 크게 악화된 조 전 부사장을 위해 동맹군인 KCGI가 지분율 방어를 위해 조 전 부사장의 주식 일부를 넘겨받은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의 계약관계가 해제된 지난 3월 말을 기점으로 KCGI가 조 전 부사장의 주식을 받을 이유가 없어지면서 조 전 부사장이 장내 매도로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은 올해에만 총 12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조 전 부사장이 연거푸 보유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것은 현금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2018년부터 한진그룹 내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고 있어 마땅한 수입원이 없다. 이런 가운데 6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까지 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상속세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매년 120억원 가량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를 위해 시장에 한진칼 보유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전 부사장에게 유일한 수익원은 주식 배당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 내 주식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등이다. 이 중 정석기업과 한진에서만 각각 2억8000만원과 240만원의 배당을 받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진칼, 대한항공, 토파스여행정보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금난을 겪는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지분을 비롯해 정석기업과 토파스여행정보 주식에도 손을 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7월 대한항공 유상증자 당시 구주주 몫으로 배분받은 신주인수권 전량을 2143만원에 매도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중 2.93%는 주식 담보 대출로, 1.79%는 세무서에 연부연납 담보로 묶여있다. 현재 지분 5.47% 중 4.72%가 담보로 잡혀있는 것이다. 정석기업은 4.59%(5만6458주), 토파스여행정보는 0.14%(1153주), 한진은 0.03%(4000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 주식을 잇따라 팔아 치우면서 경영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3자 연합이 사실상 해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해도 그룹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직 남매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전 부사장은 조양호 회장 추모행사에도 2년 연속 불참했다. 경영권을 넘보다 궁지에 몰린 조 전 부사장의 재기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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