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명 젖줄’ 옥죄는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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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명 젖줄’ 옥죄는 대한항공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5.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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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해저송수관로 복선화사업 위치도.
인천 영종도 해저송수관로 복선화사업 위치도.

인천시 중구 영종도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인천∼영종 제2해저송수관로 건설사업’이 대한항공에서 발목을 잡으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해저송수관로가 지나는 부두의 운영사인 대한항공 측이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종도에 거주하고 있는 9만397명의 급수인구에 물을 공급하고 있는 수도관은 1999년 설치한 제1송수관로(길이 2.38㎞, 지름 15㎝)가 유일하다. 해저에 있는 제1송수관로가 파손될 경우 영종도 주민들은 장기간 수돗물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18년 1월부터 713억원을 들여 인천시 서구 북항 항만지원단지에서 영종도 구읍뱃터까지 길이 3.42㎞, 지름 120㎝ 규모의 송수관로를 오는 2024년 2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이 사업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제2송수관로 일부가 대한항공의 북항 돌핀부두 하부 21.4m 구간을 통과하는데, 대한항공은 이 구간에서 공사시 진동 등에 따른 유류관 및 부두시설 파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인천시 상수도본부는 영종도 해저송수관로 공사 및 운영으로 인해 돌핀부두 등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원인 규명을 거쳐 직·간접적 피해를 모두 보상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보험 가입 등 무리한 요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상수도본부와 대한항공 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재에 나서 지난 2월부터 협의 테이블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은 “송수관로 노선을 변경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안전성 검토에 대해 논의해 왔으나 대한항공 측이 여전히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고 밝혔다.

허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지역은 우리나라 항공물류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경우 주민들의 극심한 생활불편은 물론 산업계에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인천공항 및 영종도에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한 영종도 해저송수관로 복선화 사업에 대한항공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막대한 국비 지원을 받는 대한항공은 자사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해저송수관로 설치를 포함해 복지사업 등 영종지역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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