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떠난’ AK플라자, VIP고객도 떠났나… 실적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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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떠난’ AK플라자, VIP고객도 떠났나… 실적 ‘뚝’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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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버버리 줄줄이 퇴점… 젊은층 위한 체험형으로 대체
수원·분당·평택·원주점 등 4개 매장 모두 전년보다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
지난해 매출 3004억원으로 1년새 26.7% 줄고 영업이익은 379억원 적자전환
AK플라자 분당점./사진=AK플라자
AK플라자 분당점./사진=AK플라자

‘백화점의 얼굴’로 통하는 ‘명품’이 줄줄이 떠나면서 AK플라자(AK홀딩스 백화점부문, 옛 애경백화점)의 매출도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객단가가 높은 VIP들이 주로 구입하는 명품매장이 떠났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백화점의 매출 70% 이상은 VIP들이 기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K플라자는 수원점, 분당점, 평택점, 원주점 등 4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요. 그동안 AK플라자 점포 중 소위 빅3 명품인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가 모두 입점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다른 백화점보다 명품 라인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었습니다.

그나마 분당점의 경우 한때 루이비통, 디올, 프라다, 구찌 등이 입점해 AK플라자 다른 지점에 비해 명품라인이 화려했지만 올해 들어 페라가모와 버버리마저 퇴점을 하면서 고가의 명품이 모조리 빠져버렸습니다. 분당점에는 현재 대중명품으로 알려진 코치, 토리버치 정도만 남아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해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입점 총 개수를 관리하기 때문에 그 지역 최우등 사업자 한 곳에만 입점하는 게 보통인데요. AK플라자 분당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문을 열면서 명품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했다는 평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버버리의 경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돼 있지 않아 이곳으로 옮기기 위해 AK플라자 분당점에서 자리를 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AK플라자는 명품이 빠진 자리에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카페나 체험형 매장으로 채워 MZ세대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전략이지만 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소비 패권이 중장년층에서 MZ세대로 넘어오고 있는 만큼, 젊은 세대를 겨냥한다는 방침인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에서 명품브랜드만 승승장구하는 최근 추세를 감안할 때, MZ세대를 겨냥한 리뉴얼이 악화된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로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3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이 모두 입점한 신세계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5.5%, 7.5% 늘었습니다. 반면 명품 브랜드 입점이 빈약한 AK플라자 수원점(-21.6%), 분당점(-11.8%), 평택점(-22%), 원주점(-21.7%)은 모두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AK플라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백화점보다 규모가 작은 AK&을 전국 곳곳에 오픈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습입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홀딩스의 지난해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3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줄어들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79억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을 보면 2016년 4863억원, 2017년 4717억원, 2018년 4536억원, 2019년 4102억원으로 그나마 4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에는 3004억원까지 주저앉았습니다.

한때 연간 매출액이 2조1500억원을 넘기며 백화점 업계 4위까지 올라섰던 AK플라자의 추락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주요 대형백화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명품 판매로 매출 하락을 방어하고 있으나 AK플라자는 명품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백화점을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닌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라이프 공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같은 명품 매장엔 사람들이 줄 서서 구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명품 없는 백화점’ AK플라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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