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확장’ 메리츠증권, 결국 금감원 타깃 되다
상태바
‘부동산금융 확장’ 메리츠증권, 결국 금감원 타깃 되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27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감원 “종합검사 내용 말해줄 수 없다”… ‘부동산PF 보증부채’ 집중 점검할 듯
사진=메리츠증권
사진=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 강자’ 메리츠증권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지난 1월 삼성증권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입니다. 27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메리츠증권에 증권사 종합감사 대상으로 선정됐음을 통보하고 검사 준비를 위한 사전자료를 요청했습니다. 종합검사는 금감원이 금융사 사업 전반을 샅샅이 살펴보는 행위로, 가장 강력한 검사 수단입니다. 검사 인력도 검사국 4팀 가운데 3팀이 동원되고 20영업일간 진행됩니다.

이번 메리츠증권의 금감원 종합검사는 예고가 됐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년간 검사를 받았던 기관은 제외하고 올해 최소 3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종합검사가 부활한 2018년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검사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KB증권,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1월에는 삼성증권이 종합검사를 받았습니다.

최근 2년 안에 종합검사를 받지 않았던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이 꼽히는데, 이 가운데 금감원이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강조한 부동산금융의 전통적인 강자가 메리츠증권입니다.

여기에 최근 종합검사를 받은 증권사 대부분이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이 3조9000억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4조원대에 등극할 전망입니다. 부동산금융에 특화된 기업금융을 통해 급성장에 따른 것이란 분석입니다.

따라서 메리츠증권은 2년 안에 금감원 검사를 받지 않았고, 자기자본 4조원대이며, 금감원이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강조한 부동산금융 강자 등 3가지를 충족하는 증권사로서, 이번에 유력한 종합검사 대상 후보로 꼽혔던 것입니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 메리츠종합금융과 합병한 뒤 미분양담보대출확약 상품을 출시하는 등 부동산금융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를 히트시키면서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한 것입니다.

당시 아파트 미분양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부동산금융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해 다들 진출을 꺼렸지만 메리츠증권은 도리어 경쟁자가 사라진 점을 기회로 삼았으며 과감한 도전을 실행, 대성공으로 보답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부동산금융으로 급성장한 데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로 부동산PF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며 빠르게 성장해온 덕(?)에 우발부채 비율도 높은 것이 문제인데요.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의미합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12월 우발채무 규모는 6조5730억원으로, 전년 12월(4조7379억원) 대비 38.73% 늘었습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193.8%로 업계 평균인 74.3%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2019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우발부채) 한도 100% 설정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증권사 전반이 확대한 부동산금융이 금융시스템을 위협한다며 내놓은 규제 강화안입니다.

금감원은 이번 메리츠증권의 종합검사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부동산PF 보증부채 현황과 사업 건전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메리츠증권에서 제출한 사전자료를 바탕으로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 달부터 종합검사 현장업무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