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회고록’ 교보문고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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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회고록’ 교보문고에 등장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4.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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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족사랑방
사진=민족사랑방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이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에 등장해 출판계가 술렁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해당 책의 판매와 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26일 출판계에 따르면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김일성을 저자로 한 <세기와 더불어>가 지난 1일 교보문고에서 출간됐다. 총 8권으로 가격은 28만원이다.

세기와 더불어는 김일성 주석의 어린 시절부터 항일운동까지 담고 있는데, 1992년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 왜곡 및 법 위반 등 논란이 일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역사를 조작하고, 김일성 일가를 미화한 책이라며 법원에 판매와 배포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간행물윤리위원회에 이 책의 심의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논란이 되자 교보문고 측은 23일 대책회의를 열고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세기와 더불어 책이 검색되지 않도록 했다.

교보문고 측은 “대법원이 이적표현물로 판단한 책을 산 독자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 보호 차원에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적인 이슈나 판단과 무관하게 고객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법원이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지면 이에 따라 추후 신규 주문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빠른 판단이 이뤄져서 이런 상황이 조속히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1년 세기와 더불어를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이적표현물로 결론 낸 바 있다.

통일부는 이 책을 일반인이 아닌 북한 연구 목적 등 특수자료 취급 인가 기관에만 제공하도록 승인했다.

세기와 더불어는 교보문고에서는 10여 부가 판매됐고, 온라인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서도 비슷한 수치로 판매되는 등 현재까지 100부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서는 주문된 책은 29~30일 출고 예정이라고 공지하고 있다.

김일성 회고록 등 북한 출판물의 국내 출간을 허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일성 회고록은 상당 부분 허구인데 미사여구를 동원했다고 해서 우상화 논리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다”며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모두 통제해야 한다는 건 국민을 유아 취급하는 것이다. 국민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하자”고 밝혔다.

민족사랑방 김승균 대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수자료 취급 인가를 받은 남북교역 주식회사를 통해 2012년에 원전을 들여온 거라서 원전을 그대로 출간했다고 법 위반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민족사랑방은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김승균씨가 대표로 있으며, 지난해 11월 출판사 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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