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변할 때마다 벼랑에 몰린 쌍용차, 살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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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변할 때마다 벼랑에 몰린 쌍용차, 살길 찾을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2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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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워크아웃, 2009년 이어 올해도 법정관리… 10년마다 ‘위기’
국적도 쌍용그룹→중국 상하이차→인도 마힌드라로 변천… 다음은?
사진=쌍용차 홈페이지
사진=쌍용차 홈페이지

워크아웃→법정관리→법정관리. 쌍용자동차가 10년 주기로 겪고 있는 위기의 역사입니다.

지난 15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가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2011년 기업회생절차 종료 후 10년 만에 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쌍용차의 모태는 1962년 12월 세워진 하동환자동차공업인데요. 이후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하고 1985년 2월 지프의 모델을 개선한 ‘코란도85’를 개발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SUV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합니다. 1986년에 쌍용그룹에 인수돼 쌍용자동차로 상호를 또 바꿉니다.

이때부터 쌍용차의 고달픈 역사는 시작됩니다. 1998년 1월 대우그룹에 인수됐으나 대우그룹의 부도사태로 1999년 12월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하고 2000년 4월 대우그룹에서 분리됩니다.

2000년대에는 바다 건너 중국기업으로 넘어갑니다. 2000년 2월과 2001년 10월 상해회중기차 측과 트럭 생산 설비와 버스 설비를 각각 320만달러, 280만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2004년 10월에는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지분 48.9%를 채권단으로부터 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기업으로 완전히 넘어갑니다.

하지만 먹튀 논란만 낳고 200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갑니다.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한 지 10년 만입니다. 그해 11월 쌍용차와 인도의 대표적인 차량 제조업체인 마힌드라&마힌드라와 매각 계약을 체결한 후 2011년 3월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자동차의 지분 74.65%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매년 적자에 시달리던 쌍용차에 대해 마힌드라그룹은 2020년 결국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 투자자 찾기에 돌입합니다. 그해 12월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합니다. 이후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서울회생법원이 요구한 올해 3월 31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지 않으면서 쌍용차 매각은 틀어지게 된 것입니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협상을 주도한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급기야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납니다. 결국 법원은 4월 15일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합니다. 2011년 3월 기업회생 절차 종료 이후 10년 만입니다. 법원은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 정용원 전무와 한영회계법인을 법정관리인 및 조사위원으로 각각 선임했습니다.

향후 법원은 ‘채권조사 및 기업가치 조사→관계인 설명회→회생계획안 제출→회생계획안 심리·결의 관계인 집회→회생계획 인가 결정→종결’ 순으로 진행되는데요. 한영회계법인은 기업 실사 등을 통해 회사 재산 현황과 회생 가능성을 평가하고, 오는 6월 10일까지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계획안(7월 1일 마감)과 함께 각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업 회생 또는 청산을 최종 결정하는 절차를 밟게 되는 것입니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는 쌍용차는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의 일환으로 일부조직을 통합한 뒤 임원 수를 390% 가량 감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쌍용차 측은 “법정관리 개시 후 여러 가지 자구안을 논의 중”이라며 “(임원 감축 등이) 회생 계획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쌍용차 임원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3명인데요. 이 중 앞서 사퇴 의사를 밝힌 예병태 쌍용차 사장과 정용원 법정관리인을 제외하고 10여 명이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인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쌍용차는 조만간 임원의 퇴직금 예산을 확보하고 자금 집행을 위해 법원의 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쌍용차 노조 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일권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는데 노조의 희생만 강요해선 안 된다”며 “다만 노조는 법정관리를 통해 기업회생 절차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사측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법정관리에 돌입한 상항에서 인력과 인건비 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쌍용차 안팎에서는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임금을 조정하는 ‘일자리 나누기’ 방식도 거론됩니다. 앞서 쌍용차는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직원 임금을 50%만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지급을 유예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쌍용차 직원은 4869명, 연간 급여총액은 3183억원입니다.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2만명이 넘습니다.

쌍용차의 10년 주기 위기사에 직원들만 고달파지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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