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쓰이화학 통해 ‘전범기업 배 불리는’ 금호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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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쓰이화학 통해 ‘전범기업 배 불리는’ 금호석화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2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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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미쓰이화학에 배당금 명목으로 580억원 지출
미쓰비시·스미토모 계열 은행에서도 돈 빌리고 이자 지급
사진= 금호석유화학
사진= 금호석유화학

세계 최대 합성고무 제조업체인 금호석유화학이 일제 강점기 때 A급 전범기업으로 지목되는 미쓰이그룹에 매년 수백억원대 자금을 배당금 명목으로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최악의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와 스미토모그룹의 계열 은행에도 차입금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989년 일본 미쓰이화학(Mitsui Chemicals & SKC Polyurethanes Inc.)과 합작해 설립한 ‘금호미쓰이화학’을 통해 이 같은 전범기업에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일본에 유출하고 있는 것인데요. 금호석유화학과 미쓰이화학의 합작 지분율은 각각 50%대 50%입니다. 지분율에 따라 배당도 절반씩 나눠 갖는 구조인 것입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금호미쓰이화학의 최근 5년간(2016~2020년) 현금배당 현황을 살펴본 결과 매년 평균 100억원대의 돈을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이화학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호미쓰이화학이 현금 배당한 내역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105억원, 2017년 175억원, 2018년 500억원, 2019년 180억원, 지난해 200억원 등 모두 1160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인 580억원이 일본 미쓰이화학으로 유출됐습니다.

해마다 배당률은 66.2%인데요. 특히 2018년에는 배당률이 무려 143%나 됩니다. 매년 5000원대이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2018년에는 1만4286원으로 대폭 늘려 배당한 것입니다. 같은 해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31.1% 늘었으나 1주당 배당금은 285.7%나 폭증했습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악의 전범기업으로 꼽히는 스미토모와 미쓰비시 계열 은행과도 손잡고 자금을 유출하고 있었는데요.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도쿄 미쓰비시 UFJ은행에 차입금을 빌려 이자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에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원화장기차입금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7억원, 도쿄 미쓰비시 UFJ은행에는 5억7500만원이 나갔습니다. 또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원화장기차입금에 대한 이자로 7억여원이 지출됐습니다. 2017년에도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외화장기차입금 이자로 5억5000만원, 2018년과 2019년에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외화차입금에 대한 이자로 각각 6억5000만원, 6억7000만원이 유출됐습니다. 4년간 전범기업에 유출된 이자만 39억원에 이릅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미즈호은행에도 외화장기차입금에 대한 이자로 각각 4억3500만원, 5억500만원 등 10억원 정도를 지급했습니다.

2017년 3월 31일자 금호미쓰이화학 감사보고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3월 31일자 금호미쓰이화학 감사보고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제는 미쓰이와 미쓰비시, 스미토모 모두가 최악의 전범기업이라는 것입니다. 미즈호은행 역시도 악질적인 은행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쓰비시는 13세 소녀들을 비롯해 10만명이 넘는 한국인을 탄광 등지에 강제로 징용했으나 한국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죠. 이런 추악한 일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는 사과를 했지만 우리나라에만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파렴치한 전범기업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기업 미쓰비시는 강제 연행한 조선인의 노동력을 이용해 제2차 세계 대전 때 군수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당시 미쓰비시가 주로 생산한 제품이 가미카제 폭격을 위한 ‘제로센 전투기’ 등이었습니다. 현재도 극우 성향 왜곡 교과서 ‘제국주의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후원하고 있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단체와 정치가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미쓰비시는 우리나라에서 ‘남묘호렌게쿄’로 알려진 일본 신흥 종교 단체인 ‘창가학회’와의 유착 의혹까지 사고 있는데요. 창가학회의 주거래 은행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라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특히 2016년에 배우 송혜교가 전범기업이라며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모델 제의를 거절한 사건은 유명합니다. 스미토모 역시 스미토모그룹이 소유했던 아시오광산 등지에서 한국인 등을 강제로 동원해 노동력을 착취한 악질 전범입니다. 아시오 광산은 강제로 동원된 근로자 2421명 중 820명이 탈출할 정도로 노동착취가 가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2018년 스미토모그룹의 스미토모금속과 신일본제철이 합병한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지만 묵묵부답 상태입니다.

미쓰이 또한 A급 전범기업으로 지목되고 있죠. 미쓰이그룹의 계열사 미쓰이광산 등 미쓰이 계열 탄광에만 6만명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됐을 것으로 일본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탄광은 노동 강도가 심하고 사망률이 가장 높아 조선인 노무자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작업장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곳을 일본은 반성은커녕 조선인 강제노역 흔적을 지우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그 뻔뻔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2014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지정한 전범기업인데요.

미즈호은행의 전신은 제일은행입니다. 1884년 조선 정부에 차관을 제공하는 대가로 인천항 등의 해외관세 취급 특권을 얻은 후 대한제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차관 교섭을 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한국 정부의 화폐 개혁을 못 하도록 개입하고 일본 상인들의 한반도 금융 장악을 지원한 악질기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1902년 대한제국 정부의 허가 없이 한반도에서 일방적으로 은행권을 발행·유통하기도 했습니다. 제일은행은 이후 분할·합병을 거듭해 2013년 이후부터는 미즈호은행의 일부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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