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는 남양유업의 ‘역주행’, 투자자들만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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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르는 남양유업의 ‘역주행’, 투자자들만 된서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1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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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이후 8년 만에 주가·시가총액 3분의 1토막
경쟁사 비방·조카 마약 사건·소비자 현혹·베끼기 등 논란에 또 불매
사진=펙셀즈
사진=펙셀즈

남양유업이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끊임없는 논란에 주가가 3분의 1토막 나면서 남양유업 투자자들이 쪽박을 차는 신세가 돼 버렸습니다. 시가총액은 4600억원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보통주 주가는 32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는데요. 이는 대리점 갑질 사태 이전인 2012년 12월 28일 종가 기준 94만2000원 대비 무려 65.3%나 추락한 수치입니다.

주가에 따라 시가총액 또한 쪼그라들었는데요. 16일 기준 보통주와 우선주의 시가총액 합계는 261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2012년 말(7200억원) 대비 4590억원(63.67%)이나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남양유업은 해당기간 동안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요. 2012년 매출액 1조365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77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순이익도 610억원에서 점차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535억원으로 결국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역주행은 경쟁사인 매일유업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같은 기간(2012년 12월 28일~2021년 4월 16일) 매일유업 시총은 4188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43.3% 증가했습니다. 2017년 매일유업과 분할된 지주회사 매일홀딩스 시총까지 합치면 1.75배로 더 커집니다.

실적 면에서도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은 1조646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6.44%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865억원으로 225.56%, 순이익은 577억원으로 179.72%나 성장했습니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추락은 지난 수년간 각종 물의를 빚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남양유업은 그간 대리점 갑질 사태이후 경쟁사 비방 논란, 외조카 황하나 마약 논란 등에 이어 최근에는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논란 그리고 베끼기 논란 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하는 행동을 자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양유업이 추락의 길로 들어서는 발판이 된 지난 2013년 1월 남양유업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시건은 남양유업의 대명사처럼 뇌리에 각인돼 있는데요. 이 사건으로 인해 남양유업은 불매운동에 시달리면서 소비비자들의 선택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에는 경쟁사인 매일유업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며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도 홍원식 회장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너인 홍원식 회장이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며 언론과 국민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남양유업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이 또한 논란이 됐는데요.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라는 문구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근처에 원자력 발전소가 있고 이로 인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이 돼 사과문을 빙자해 매일유업을 또 한번 물 먹인 것입니다.

홍원식 회장의 외조카인 항하나씨의 마약투약 사건은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황씨는 2015~2019년에 주거지에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남양유업 측은 입장문까지 발표하면서 황하나 씨와의 관계에 선을 그었는습니다. 남양유업은 “당사와 황 씨는 일절 무관하다”라며 “황 씨 관련 기사에서 지속적으로 남양유업이 언급이 되고 있어 당사가 받는 피해가 매우 막심하다”라고 호소까지 한 것입니다.

황하나 씨는 남양유업 홍두영 창업주의 막내딸인 홍영혜 씨의 첫째딸이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외조카입니다.

특히 남양유업은 이달에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을 틈 타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습니다. 자사의 ‘불가리스’ 발효유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인체 실험도 아닌 원숭이와 개를 상대로 한 실험으로 말입니다.

남양유업 측은 보도자료에서 “발효유 제품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연구한 것”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보건 당국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죠.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습니다.

주가도 출렁거렸습니다. 13일 주가는 전날보다 8.57%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친데 이어 다음날인 14일에는 장 초반 48만9000원까지 치솟는 등 25% 이상 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반박 등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다시 추락합니다. 종목 토론방에서는 “이정도면 해외토픽감”, “남양유업을 상장폐지 해야 한다” 등 조롱 글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남양유업은 결국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밀어내기 등 각종 물의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의 판매와 주가를 띄우기 위한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내용을 임원이 발표하게 하고 패널까지 남양유업과 관련된 이를 배정하는 등의 무리수를 둔 것은 이해관계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 결과 발표자인 박종수 박사는 지난 2월 남양유업이 출범한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이면서 남양유업 상무(미등기임원)입니다. 2010년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20’s true’라는 신제품을 내놓을 당시에는 남양유업의 연구개발본부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이연희 서울여자대학교 전 한국미생물학회장 교수의 경우 남양유업의 ‘위력’을 개발해 히트시킨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여기에 남양유업은 요쿠르트병을 베꼈다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알약과 음료를 동시에 마실 수 있는 요쿠르트병을 남양유업이 허락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은 8년 전부터 한국야쿠르트에만 납품해 온 것은 지난 2월 남양유업이 같은 방식 뚜껑을 이용해 신제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해당 중소기업은 남양유업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남양유업 측은 음료수 뚜껑을 대신 생산하는 업체가 특허 침해 소지가 없다고 밝혀 제품을 출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뚜껑을 생산한 업체와 특허권을 가진 중소기업 간의 분쟁이라는 것입니다.

남양유업은 기업이념으로 ‘고객만족·인간존중·사회봉사’로 삼으면서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인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행태가 과연 그런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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