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을 위한 금융투자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상태바
‘벚꽃엔딩’을 위한 금융투자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04.13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3월 25일 발효되었다. 금융역사에 있어 큰 사건임에도 이 법의 주인공인 금융소비자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신 법 시행을 놓고 금융회사가 불편하다는 내용을 놓고 감독 당국과 언론은 무의미한 공방전에 바쁘다. 그 이유는 짐작이 가지만 말하는 것을 접어두려 한다.

금융 역사를 살펴보면 왕권이나 정권 유지를 위한 전쟁 등의 자금 공급을 위해 금융이 시작되었고, 이 같은 까닭에 금융산업은 태생부터 보호를 받았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소비자’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이유기도 하다. 한국도 개발경제의 지원을 위해 정부와 금융의 팀워크가 필요했다. 그래서 강한 금융산업 보호가 필요했고 금융은 그 어떤 산업보다 공권력과 법의 보호 아래 있었다. 금융이 다른 산업과 경제의 고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금융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최근까지도 금융산업에는 ‘고객’은 있어도 그들의 거래 상대방으로 ’금융소비자‘는 없었다. 그들이 소중히 다룬 ’고객‘은 정부와 개발 경제 지원을 위한 금융 목장의 가축이었다면 무리한 생각일까?

고객은 다름아닌 국민이다. 이러한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뽑아 금융회사는 기업 성장자금으로 공급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가 등장한 결정적 계기가 발생했는데, 바로 2008년 금융위기였다. 위기의 원인을 놓고 일반인이 이해 불가능한 첨단 금융 기법으로 몰아가려고 했지만,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위기가 ’금융산업의 탐욕‘에서 왔다는 사실이다.

그 영향으로 선진국은 물론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금융소비자 보호‘가 등장했으나 적어도 국내에서는 개념 없는 공허한 흉내 내기였다. 그러다가 2018년 이후 펀드 산업에서 어처구니없는 ’불공정‘ 사태가 발생했다. 금리연계 DLF에서 시작한 금융산업의 탐욕과 추태는 라임 펀드, 옵티머스 펀드로 이어지며 사기 행각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한참 전에 시작된 금소법은 지난해 일사천리로 제정과 공포까지 이어졌다.

금소법에 따라 ’고객‘은 금융회사의 거래상대방으로서 ’금융소비자‘로 탄생했다. 이제 금융소비자의 법적 권리가 생겼지만, 필자가 걱정스러운 것은 금융소비자의 책무다.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책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방치됐던 금융소비자의 상황이 그 책무를 이행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법에 따른 권리 보호를 위해 금융소비자가 아직 넘어야 할 고비를 열거하자면 끝도 없지만, 필자는 금융소비자가 고비를 잘 넘어가는데 일조하도록 이 칼럼을 통해 한 가지씩 풀어가려 한다. 먼저 가장 시급한 것이 ’투자설명서‘의 이해 문제다.

금소법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는 투자설명서인데, 사실 이 서류를 이해하기는 금융투자 전문인 외에는 쉽지 않다. 또한 현실적으로 투자설명서를 이해할 만큼 금융교육을 체계적으로 담당할 교육 시스템도 아직 미비하다. 최근까지 금융교육이라는 것이 금융회사나 주식, 상품 판매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금소법에 금융교육시스템을 마련하도록 제도화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설사 금융소비자가 금융투자 기본 지식을 따라가더라도 금융투자 상품은 융복합을 통해 나날이 진화하고 최신 글로벌 경제와 금융 트렌드가 반영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높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금융투자 상품 분석과 추천을 하면서 금소법의 핵심인 투자설명서에 얘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아울러 가능한 정기적으로 금융투자 신상품 동향과 주요 금융용어, 트렌드를 소개하고 3~4년을 내다보는 메가 트렌드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필자는 해당 금융투자상품과 이해관계나 투자 포지션을 가지지 않고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상품들을 중립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금융투자 신상품의 리스트는 연합뉴스의 증시 신상품을 참고했다. 지난 3월에는 19개 금융투자 상품이 소개되었다(자세한 리스트는 여러분도 직접 검색 가능하니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이 리스트에 등장하는 금융투자상품 종류는 펀드, ETF, ETN, 랩, ELS 등이었다. 오늘은 첫 회, 입문으로 이들 금융투자상품 종류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하는 것이 좋겠다.

펀드는 많은 분이 아는 것처럼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은행, 증권회사가 판매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다른 이름으로 투자신탁, 집합투자기구라고 불린다. ETF는 거래소 거래 펀드의 영어 약자로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만들어(설정) 거래소에서 상장하고 증권회사의 위탁거래 계좌를 통해 주식을 사고파는 방법으로 매매(누적하면 저축) 가능한 상품이다.

ETN은 증권회사가 만들어 거래소에 상장하는 금융투자 상품으로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ETF와 ETN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융투자상품, 즉 영어 약자 ETP라고 총칭하며 ETP에 투자하는 펀드를 EMP라고 한다. ELS는 주식연계형 증권의 영어 약자이며 주가나 주가지수가 일정한 제시 조건이 달성되면 상환하거나 수익을 지급하는 증권이다.

참고로 주식이 아닌 파생상품에 연계하면 DLS이고 ELS나 DLS가 펀드에 담기면 ELF, DLF로 눈치 빠른 독자는 마지막 문자가 바뀌는 것을 알 것이다. 지난해 문제가 많았던 금리연계형 DLF는 금리연계 DLS에 투자한 펀드였다. 끝으로 랩은 정식 명칭이 랩 어카운트로 종합자산관리계좌로 번역할 수 있는데 투자자문업의 대표적 상품인 랩은 일대일 투자 자문 서비스를 받기 위한 계좌이다.

최근 증권사가 홍보하는 랩은 증권사 본사가 자문하거나 외부 자문사가 자문을 담당하는 랩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랩이 나왔으니 알아둘 것은 ISA이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비과세 혜택을 받는 랩의 일종이며 소액 개인은 ISA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왕 내친 김에 지난 3월 신상품 리스트에 눈에 띄는 금융용어 몇 가지는 설명하고 가자.

금융투자상품은 투자내용과 위험을 반영해서 일정한 규칙 아래 제목을 결정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그 제목을 알면 해당 상품의 80% 이상은 이해할 수 있다. 먼저 TDF는 Target Dated Fund로 연령에 따라 위험과 안전 자산 비중을 일정한 룰에 따라 조정하는 펀드로 주로 연금펀드에 이용되는 투자방식이다. 다음 ESG는 환경, 사회적 책임, 건전 지배구조 등을 지향하는 기업을 상징하는데 제목에 ESG 용어가 있으면 이들 기업에 투자한다는 뜻이다.

’AI활용‘이라는 용어는 투자 방법을 인공지능 AI를 이용한다는 뜻이고 ’수익률 전환‘이란 목표 수익률이 달성되면 투자 대상을 안전자산으로 바꿔 수익률 굳히기를 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끝으로 ’환헤지‘는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원화 대비 외국통화의 환변동 위험을 제거하는 장치가 있다는 뜻이다.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이니 기억하면 좋겠다.

지난 3월 신상품 중에 독자들이 보너스 탈 때마다 투자할 만한 메가트렌드 투자 대상은 전기 수소차 ETF와 친환경에너지 ETF를 추천한다. 메가 트렌드란 장기적 산업 트렌드로 3년 이상 지속할 산업 트렌드로 정의하겠다. 특히 이들 두 개 테마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인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 및 저탄소 산업추세와 밀접하다.

먼저 전기 수소차 ETF는 지난 2일 거래소에 상장했으며 내연기관 대체라는 자동차 산업의 필연적인 패러다임에 투자한다. 이 ETF는 민간 금융 데이터 전문기관 에프앤가이드가 개발한 지수에 투자하는데, 이 지수의 종목 선정대상 리스트, 즉 유니버스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상장 종목 중 상장 3개월 이상 (시가총액 50위 이내는 제외), 유동비율 90%와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그리고 6개월 평균 거래대금 5억 이상 종목이며 2년 연속 적자 종목은 제외한다.

이들 종목을 2년 치 증권사 리포트 및 반기 사업보고서를 표본으로 해서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연료전지, 2차전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종목을 선정한다. 한편 이 키워드를 기억하시면 수소전기차 테마를 이해하고 뉴스 동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ETF의 실시간 거래 상황과 내용은 한국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TF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특징이 있고 또한 독특한 유동성 촉진 제도인 시장조성 책임을 맡는 LP 제도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LP는 상시 시장에서 일정한 가격대에서 매매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매매 상대방이 되는 기능으로 일반 펀드나 금융상품에서 볼 수 있는 거래상대방 위험이 제거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 ETF는 6개 회사가 LP로 공시되었다. 또한 공시내용에 이 ETF가 주식으로 취급되어 비과세인 점과 수익증권이라는 점도 공시하고 있는데 수익증권은 펀드, 집합투자기구의 다른 법적 이름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증권이라는 뜻이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KRX에는 이 ETF에 편입된 종목 상위 10개도 상시 확인할 수 있다. 개별종목 투자를 고려하거나 관련 뉴스를 확인하는데 참고할 수 있겠다. 끝으로 확인할 것은 전기 수소차 ETF의 투자설명서이다. 먼저 핵심 또는 간이투자설명서를 보자. 꼭 확인할 것이 투자위험등급인데 이 상품은 2등급, 높은 위험으로 가장 눈에 띄는 1쪽 상단에 표기하고 있다. 투자등급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확인하려면 본 투자설명서를 확인해야 한다. 높은 위험은 고위험자산에 80% 이상 투자하는 집합투자기구이며 기타 이와 유사한 위험 수준을 갖는 집합투자기구이다.

이 상품은 최대 손실률이 20%를 초과하는 투자상품이다. 투자위험등급은 6등급으로 분류하며 1등급이 매우 높은 위험이고 6등급은 MMF가 해당하는 매우 낮은 등급이다. 참고로 당신이 1, 2등급 상품에 가입하는데 동의하면 20% 이상은 손실을 본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투자 위험 등급표에 등장하는 고위험자산, 중위험자산, 저위험자산의 분류도 반드시 확인하자. 이 ETF의 위험등급에 표시된 고위험자산이란 주식, 상품, REITS, 투기등급채권, 파생상품 등입니다. 상품은 금 등 실물자산, REITs는 부동산투자상품, 파생상품은 선물, 옵션 등을 얘기한다.

다음은 같은 날 KRX에 상장한 친환경에너지 ETF를 살펴보자. 역시 에프앤가이드가 개발한 친환경 에너지 지수에 투자하는 ETF로 유니버스와 선정 방법은 수소전기차 지수와 같다. 키워드는 친환경(재생에너지, 담수처리), 태양광발전(태양광, 폴리실리콘), 풍력발전(WIND –TOWER , 풍력), 배터리(2차전지,ESS)이다. KRX 공시 내용을 보면 편입된 상위 10개 종목은 OCI에서 후성에 이른다. 주식 관련 지수에 투자하므로 투자설명서의 등급은 전기 수소차 ETF와 동일한 2등급이다. 역시 잘못될 경우 20% 이상 손실 발생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금소법은 금융투자 상품에 자발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이상의 내용을 금융소비자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금융 거래의 기본 서류가 투자설명서인데 이 서류를 이해하고 서명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금융 위험‘을 금융소비자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상 추천 해설 과정에서 알 수 있겠지만 투자위험등급만 이해해도 금융투자상품의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는 위험등급이 높은 상품을 안전하다 또는 수익이 보장된다고 얘기하는 금융회사 직원은 당신을 속이는 것이니 명심하자. 이상 정보는 모두 공시되어 있는 정보들이다. 공시되었다는 것은 몰랐다고 하면 보호받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달 25일 금소법이 발효되면서 금융소비자는 책무를 지키지 않으면 보호 받을 수 없다. 올해 봄부터는 금소법을 이해하고 금융위험을 아는 금융소비자에게만 금융투자의 벚꽃 엔딩이 올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