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벌경영’ 반도건설의 후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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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벌경영’ 반도건설의 후계 구도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4.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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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권재현, 지주사 반도홀딩스 2대주주 등극하자 수백억대 배당
시민단체 “부자지간 차등배당 통한 승계 실탄 마련 편법증여 의혹”
그룹 2인자 사위 신동철 전무도 주목… 반도홀딩스 지분 없는 게 문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수년간 ‘편법’과 ‘꼼수’ 꼬리표가 따라 다녔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후계구도에 이목이 쏠린다. 반도건설은 권홍사 회장을 중심으로 부인과 아들, 딸, 사위가 계열사의 주요 자리에 있으면서 족벌경영 체제로 운영돼 왔다.

권홍사 회장은 1970년 회사 설립 이후 50년 동안 거의 혼자서 회사를 이끌어 오다가 지난해 11월 10일 퇴임의사를 밝히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반도그룹은 지주사인 반도홀딩스를 정점으로 반도건설, 반도종합건설 등을 지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다. 반도홀딩스 지분은 권홍사 회장이 69.61%, 아들인 권재현 반도건설 상무가 30.06%를 가지고 있다. 이들 부자가 가진 지분이 99.67%에 달한다.

장녀 권보라씨의 남편인 신동철씨는 부동산 관리회사 퍼시픽산업(옛 반도공영) 대표이사로 있다. 퍼시픽산업은 권홍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가 2009년에 신동철씨에게 지분 전량을 넘겼다. 신동철 대표는 반도건설 전무와 하모니컨트리클럽 대표이사직도 가지고 있다. 권 회장 아내인 유성애씨는 반도레저 대표이사로, 차녀인 권보영씨는 반도건설 실장과 더유니콘(옛 반도주택)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권 실장은 더유니콘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장녀 권보라씨는 경영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반도레저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반도홀딩스는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의 지분을 각각 100% 가지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의 사위인 신동철 전무는 2006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반도건설 경영에 본격적으로 손댔다. 신 전무는 한진칼 지분 참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권 회장의 장남인 권재현 상무와 승계를 다툴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게다가 반도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는 권 회장의 장녀이자 신 전무의 부인인 권보라 이름에서 따올 정도로 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과 그룹에서 권 회장 다음으로 2인자 역할을 한다는 것도 주목됐다.

하지만 신 전무는 지주사인 반도홀딩스 지분이 하나도 없어 승계구도에서 밀려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권 회장의 아들 권재현 상무가 2대주주인 빈도홀딩스의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편법 증여 의혹을 받으면서 권 상무 쪽으로 승계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이로 인해 권 상무의 경영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해 10월 시민단체들은 ‘반도건설 부자지간 차등배당을 통한 편법증여 의혹 관련 세무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건설이 소득세와 증여세 등을 탈루했다”고 지적했다.

반도홀딩스가 2015년부터 권 회장의 아들인 권재현 상무에게 차등배당 명목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소득세와 증여세 등을 탈루하기 위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반도홀딩스는 설립 이후부터 2014년까지 주주배당을 하지 않았다. 당시 반도홀딩스 지분은 권 회장 93.01%, 동생인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6.44%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5년 권 상무가 지분을 확보하고 2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다. 3년간 실시한 배당으로 권 상무는 639억원을 챙겼다.

또 반도개발도 권 상무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시기에 맞춰 2010년과 2011년 각각 20억원, 1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때문에 경영 승계 실탄 마련을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차등배당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한 제도지만 이를 증여의 목적으로 악용했다는 비판이다.

시민단체들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실현하는 법령 개정 등을 통해서라도 조세정의와 공정과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도그룹은 권재현 상무로의 당장 승계보다는 한동안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권 상무가 2세 경영인으로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으나 아직 기업을 이끌기에 경험이나 연륜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문경영인 옆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실무 능력을 검증 받은 후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족벌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그룹에서 아들 권재현 상무가 언제 승계를 이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반도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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