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셀프인상, 감옥서 142억 챙긴 삼양식품 전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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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셀프인상, 감옥서 142억 챙긴 삼양식품 전인장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3.26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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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퇴직금 규정’ 바꾸고 받은 퇴직금만 118억원… 부인 김정수도 350% 수령
채이배 전 의원 “대주주가 자기 연봉 결정하는 것은 이해충돌… 의결권 제한 필요”
삼양식품 전인장 전 회장(왼쪽)과 부인 김정수 사장
삼양식품 전인장 전 회장(왼쪽)과 부인 김정수 사장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회삿돈 횡령 혐의로 옥중에 있으면서 퇴직금을 직원들의 4.5배로 책정해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됩니다.

전인장 전 회장과 부인 김정수 총괄사장은 5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2018년 4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1월 대법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전인장 전 회장은 징역 3년을 받아 현재 실형을 살고 있습니다. 부인 김정수 사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는데요. 유죄판결을 받아 법무부로부터 취업체한 통보를 받았으나, 취업승인 요청을 해 승낙을 받고 현재는 경영에 복귀한 상태입니다.

채이배 전 의원은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을 통해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 특경가법상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해선 취업을 제한하도록 했는데 법무부가 승인해준 건 진짜 잘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문제는 옥중에 있는 전인장 전 회장의 퇴직금 산출입니다. 퇴직금은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은 근속연수 1년에 대해서 1개월치 급여 정도로 책정됩니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2009년 주주총회를 거쳐 임원의 퇴직금 규정을 바꿔서 회장은 4.5배, 부회장은 4배를 가져갈 수 있도록 바꾼 것입니다. 일반기업의 임원 퇴직금 지급률이 평균 3배정도 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임원 퇴직금 규정을 미리 바꾸면서 전인장 전 회장은 지난해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쥐게 됐는데요. 지난해 퇴직금만 118억원입니다. 지난해 형이 확정돼 삼양식품의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받게 된 것입니다.

삼양식품의 임원퇴직금은 평균급여×근무기간×직위별 지급률(15%~450%)에 따르는데요. 전 전 회장의 퇴직금은 월 급여액 1억833만3000원×28년 8개월×회장직 지급률(450%)로 산정하면 118억원이 나옵니다. 여기에 전 회장은 근로소득으로 23억5800만원을 받아, 지난해 총 141억7500만원을 챙겼습니다.

채이배 전 의원은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도 출연해 “대주주가 자기 연봉을 자기가 직접 결정하는 것은 이해충돌 상황이다”라며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다거나 아니면 이사회 내에 보상위원회를 설치해서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이 평가해서 연봉을 결정하게 하는 그런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임원 보수 승인과 관련해 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스라엘의 경우 총수 임원들이 받아 가는 연봉에 대해서 소수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수 주주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총수라 할지라도 보수를 받아갈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해 놓은 것입니다.

법무부의 취업제한에 걸려 퇴직을 했던 전인장 전 회장의 부인 김정수 사장도 지난해 퇴직금으로 19년 11개월 근무하고 40억6600만원을 챙겼는데요. 사장직 퇴직금 지급률 350%에 따른 금액입니다. 급여 3월분 4000만원을 합치면 지난해 받은 총 급여는 44억700만원입니다. 김정수 사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고, 지난해 10월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세계최대 의결권자문사 ISS는 김정수 사장의 경영복귀를 반대하라고 주주들한테 권고를 했습니다.

앞서 주총에서는 전인장 전 회장과 김정수 사장에 대한 등기이사직 박탈건이 올라 왔었으나 의결권이 있는 회장 일가의 지분으로 인해 부결됐는데요. 전 전 회장의 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46.11%입니다. 김정수 사장은 26일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했습니다.

한편 전인장 전 회장이 지난해 퇴직금을 포함한 급여로 수령한 141억7500만원은 유통업계 최고의 보수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CJ제일제당·CJ ENM에서 123억79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지주·쇼핑·케미칼·제과·칠성음료 등에서 112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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