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구속’ SK매직 IPO, 오너 리스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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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회장 구속’ SK매직 IPO, 오너 리스크 어쩌나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3.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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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 앞두고 수익성도 둔화 추세… 최 회장 아들 ‘SK네트웍스 3대 주주’로 올라서 주목

“파이낸셜 스토리를 구체화하고 행복 스토리를 만들어가자.”

신축년 벽두인 지난 1월 4일, SK그룹 계열사의 우두머리는 자회사의 성공적인 주식시장 입성을 다짐합니다. 신년사에서 “SK매직의 한 단계 더 높은 성장”을 널리 알린 것입니다. 그는 한 달 보름 뒤 신변의 변화를 예감이라도 한 듯, 이날 말머리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가 마주할 2021년의 경영 환경 또한 매우 도전적이고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원정숙 부장판사는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69)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합니다. SKC와 SK텔레시스·SK네트웍스 등을 운영하면서 회삿돈 수백억 원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혐의입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자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입니다.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SK네트웍스의 3대 주주로 올라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SK네트웍스의 3대 주주로 올라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의 100% 자회사 SK매직이 신용평가등급 상향에도 최신원 회장 구속으로 IPO(기업공개) 추진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영업이익률 하락 등 수익성 지표도 심상치 않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SK네트웍스의 3대 주주로 올라서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렌탈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SK매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0(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렌탈 계정기반 확대를 통한 사업안정성 강화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우수 재무지표 유지 등이 상향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4년간 SK매직의 영업이익률, 렌탈계정 신규 및 해지 비율을 보면 평가는 달라집니다.

SK매직 사업실적 지표에 따르면 2018년 19.8% 늘어난 매출은 다음해인 2019년에는 33.5% 증가해 8758억원을 기록합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16.7%에 그칩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세도 뒷걸음질 쳐 2019년 58% 급증한 영업이익(798억원)은 이듬해 3.6% 느는데 그칩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하락했습니다. 2019년 9.1%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1%로 떨어졌습니다. 2017년 5.8, 2018년 7.7%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에서 올해 전망도 걱정스럽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지속에 따른 시장 성장 둔화와 함께 업체 간 경쟁이 깊어질 경우 SK매직도 침체의 골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SK매직 매출의 7할을 차지하는 렌탈계정도 비상입니다. 렌탈계정이 지난해 처음 200만건을 돌파했지만, 해지 건수도 그만큼 많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 누적 렌탈계정은 203만건으로 전년보다 23만건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신규 렌탈계정은 63만건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중도해지도 4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신용평가 SK매직 신용등급 변동 내역. 사진은 SK매직 경기도 화성공장. /사진=SK매직
한국신용평가 SK매직 신용등급 변동 내역. 사진은 SK매직 경기도 화성공장. /사진=SK매직

여기에 최신원 회장 구속으로 오너 리스크 부담이 커진 것도 기업공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40)이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부친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게 금투업계의 분석입니다.

오늘(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성환 사업총괄은 장내 매수를 통해 SK네트웍스 지분율 1.45%에 해당하는 358만9809주를 취득했다고 전날 공시했습니다. 매입 평균단가는 1주당 5459원으로 모두 196억원이 소요됐습니다. 최 사업총괄은 이로써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인 39% 지분의 SK㈜, 8%를 가진 국민연금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최 사업총괄의 이번 지분 취득으로 기존 개인 최대주주였던 0.83% 지분율의 최 회장과 함께 SK그룹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모두 40%에서 41%로 올랐습니다. 구속 수감으로 경영 공백이 걱정되는 최 회장의 장남을 주축으로 한 3세 경영에 시동을 걸기 위한 사전 작업이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 SK매직은 오는 8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사전 수요예측에서 신용등급 상향에 힘입은 SK매직은 1조700억원의 주문을 받았습니다. 당초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1500억원만 찍기로 했습니다. SK매직은 이 자금을 회사채와 CP(기업어음)에 차환하고. 나머지는 렌탈자산 투자 등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입니다.

“우리가 모여서 일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의 행복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지금 당장의 행복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서의 행복입니다”. 최신원 회장이 구속되기 전 약속한 신년사의 끝머리입니다. SK매직이 성공적 IPO로 임직원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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