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깜깜이, ‘어차피 회장은 김정태’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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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깜깜이, ‘어차피 회장은 김정태’를 위한 것?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2.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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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 늑장 가동, 차기 회장 숏리스트 4명 확정… 칠순 코앞에 둔 김 회장 ‘4연임’ 유력
‘늑장’ 인선에 ‘깜깜이’ 운영 논란이 일고 있던 하나금융 회추위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늑장’ 인선에 ‘깜깜이’ 운영 논란이 일고 있던 하나금융 회추위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단독] 하나금융 회장 선임 착수…김정태 4연임 하나>

지난 8일 밤 11시 16분, 한 경제신문은 ‘단독’이라는 꼬리표를 단 기사를 내놓습니다. 이날 하나금융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는 내용입니다. 이 신문이 지난해 10월 27일 오전 11시 3분에 내놓은 <금융권에 부는 인사태풍… 내년 상반기까지 임기 만료 50명, ‘연임’ 촉각> 이후 석 달여 만의 관련 보도입니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 단독 보도를 내놓을 정도로 정보력이 빠른 신문사가 석 달이 지난 뒤에야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들이 관련 보도를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회추위가 아예 활동을 안했거나, 아니면 쉬쉬했거나.

‘늑장’ 인선에 ‘깜깜이’ 운영 논란이 일고 있던 하나금융 회추위가 어제(15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추렸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 14명(내부 9명, 외부 5명)의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한 지 보름여 만입니다.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오른 4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사진=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오른 4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사진=하나금융지주

이번 회추위의 인선은 늦었습니다.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한 2018년에는 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다른 금융그룹도 임기 만료 두 달 전 최종 후보를 결정합니다. 이처럼 회추위의 늑장 인선에는 김 회장의 4연임 논란과 함께 유력 후보인 함 부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인선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려던 것 아니냐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특히 연임을 하면 10년 이상 경영권을 갖게 되는 김 회장의 경우, 스스로 4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줄곧 공언해왔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할 때에도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금융당국이 당시 특혜대출과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김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자, 하나금융 회추위는 과도한 개입이라고 반발하기까지 했습니다.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어회태’(어차피 회장은 김정태)라는 말이 나돕니다. 다른 후보들의 리스크 등을 감안해 김 회장이 ‘한 번 더’ 할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정관상 만 70세 나이 제한이 있지만, 해석에 따라 69세인 김 회장이 1년이 아니라 3년 임기 모두 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4연임’의 설득력을 더합니다.

/자료=하나금융지주
/자료=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앞으로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입니다. 칠순을 코앞에 둔 김 회장이 연임하면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두 번째 ‘4연임 회장’에 이름을 올립니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김 회장의 ‘용퇴’를 권하고 있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 “본인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당연 후보자에 나오지 말아야지” “금피아에 비하면 원피아는 귀요미 재롱이지 ^^” “직원들은 55세에 퇴직 시키고 회장은 70세까지라니 이게 말이 되나?” “대충 하시고 후배들한테 자리 물려주세요. 나이도 생각하시고요. 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버리시고. 욕심 그만 내시고. 건강 챙기시고. 4년 더 하면 퇴직과 동시에 아무 생각 없습니다. 인생은 한번뿐입니다”.

“하나금융의 최대 리스크는 김승유. 김정태로 이어지는 장기집권에 있다. 그래서 절대 신한금융을 앞설 수 없다. 초심을 잃고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하고 각종 법률적 리스크를 양산하고 있다. 글로벌 일류는 아니더라도 국내 일류를 지향한다면 이제 역량 있는 후배에게 양보하고 존경받는 선배로 기억되는 것이 조직의 미래를 위해 선택해야할 덕목이 아닌가한다”.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집행 현황. /자료=김한정 의원실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집행 현황. /자료=김한정 의원실

한편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가 집행한 홍보비는 회장 연임 시기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0월 14일 김한정 의원이 공개한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지출 현황>을 보면, 최근 3년(2017~2019년)간 이들은 모두 5200억원의 홍보비를 지출했습니다. 다음 달 주총 시즌을 앞두고 회장님들의 기사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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