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개인투자자를 위한 ‘8가지 체크리스트’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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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개인투자자를 위한 ‘8가지 체크리스트’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01.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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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12간지로 여유로움이 미덕인 흰 소의 해라는데 자산시장은 ‘우보천리’ 걸음을 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돌이켜보면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실물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주식과 비트코인 그리고 부동산까지 위험자산시장은 모두 이례적인 활황을 보였다.

2021년 신축년에도 자산시장의 열기는 가시지 않았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자산시장 가격 상승 열기의 진앙은 바로 개인투자자이다. 개인투자자의 위험자산 매수 행진의 원인이 미래에 대한 확신이든, 혼자만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이든, 또는 초저금리의 과도 유동성이 원인이든 간에 고가에 신고가를 더하는 자산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는 이제 루비콘강을 건넌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산 가격은 끝없이 상승할 수 없기에 개인 투자자에게 2021년은 적절한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일 수 있다. 새해 벽두 개인투자자에게는 자산시장의 열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일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실물과 자산시장의 괴리(decoupling), 코로나19의 예측 불가 특성으로 전통적인 경제·금융 교과서로는 자산시장의 움직임은 해석과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다. 필자가 보기에 지금은 사실상 시장 전문가도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꼭 사자!’ ‘대박!’ 등을 외치는 전문가의 말은 다른 의도가 있는지 꼭 신중하게 짚어보기 바란다.

지금은 무엇보다 투자자 본인의 신중한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투자 판단에 참고할 경제와 금융의 보고서는 대부분 일반인이 읽고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펀드매니저 등 각 발표 기관의 이해관계자와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어려운 경제 이론과 수학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보고서는 일반 개인투자자나 금융소비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어려운 내용은 가급적 빼고 일반 금융소비자의 투자 판단에 필요한 이슈와 키워드를 이번 칼럼에서 정리해 <2021년 개인 금융투자자의 체크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올린다. 특히 2021년에는 코로나19라는 예측 불가능한 이슈로 구체적인 경제변수의 수치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크게 약화하였다. 결정적 이슈들을 파악하고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경제포럼도 국가별 경쟁력지표(global competitiveness index)에 의한 국가별 평가를 유보하고 미래 성장 영향 요인에 대한 별도의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올 한 해를 지배할 경제와 금융 이슈를 찾기 위해 필자는 대표적인 기관의 국내외 보고서를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다양한 국제기구, 국내외 연구소와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2021년 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일반인에게 공개한 보고서로 내용이 우수한 것들을 추천한다면,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보고서를 들겠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는 경제·금융시장 전망과 함께 2021년 경제 이슈를 해설하고 있으며 국문으로 폭넓은 세계 경제와 금융 분야를 잘 정리한 리포트라고 하겠다. 다만 전문용어 등장 등 평소 세계 경제와 금융에 대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장 최근인 지난달 31일 한국은행이 세계 경제 전망을 7가지 이슈로 정리해 발표했다. 금융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정책 기관이 명쾌하게 이슈를 정리한 보고서이므로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해외 기관 리포트 중 인상 깊은 것은 블랙록의 2021년 전망보고서이다. 영문으로 된 보고서이지만 2021년 이슈와 이에 따른 자산 배분 전략과 전술을 함께 소개하며 깔끔하고 세련된 시각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 지난달 발표된 세계은행의 2021 전망보고서는 주요 도표만이라도 읽어볼 가치가 있다. 이상의 보고서를 기초로 2021년 주요 자산 가격에 영향을 줄 키워드와 이슈를 다음 8가지로 정리해본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첫 번째는 코로나19이다. 올해에도 가장 심각한 경제·금융 충격의 근원은 코로나19일 것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 개시에 따른 집단 면역 달성 시기, 백신의 부작용 또는 효과 지속 기간 등이 중요한 변수이다. 코로나19의 재확산 및 종식과 관련된 이슈를 항상 뉴스에서 습관처럼 확인하자.

▲다음은 ‘바이드노믹스’이다. 바이든과 이코노믹스의 합성어인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총칭한다. 1월 초 조지아주 상원 선거를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미국은 대통령, 상원, 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 실행될 가능성이 확실해졌다. 바이드노믹스 중 위험자산에 유리한(risk-on) 공약은 ①코로나19 대규모 재정지출 추가 ②기후 등 친환경 인프라 투자 ③글로벌 무역분쟁 완화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위험자산에 불리한(risk-off) 공약은 대표적으로 ④고소득자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 증세 ⑤대형 IT에 대한 반독점 정책 등이다.

▲세 번째는 중국의 성장세 회복이다. 코로나19 조기 회복에 따른 중국의 가장 빠른 성장세 회복은 올해 세계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2021~25년 성장전략 전환을 추진한다. 바로 내수 성장 중심 수출산업을 촉진하는 쌍순환 전략으로 요약되며 AI(인공지능), 5G, 양자공학 등 첨단 기술의 자립과 금융·자본시장의 개방을 함께 추진한다.

▲네 번째는 블랙록이 정의하는 것으로 세계화 재조정(globalization rewired)인데 세 번째 이슈와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해까지 세계는 탈세계화(deglobalization) 우려가 컸으나 바이든의 등장으로 탈세계화보다는 세계화의 재조정 과정이 올해부터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이후 트럼프 집권기간 내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준 미-중 무역전쟁은 기축년부터 완화할 것이고, 유럽 등과 미국의 무역 마찰도 수위가 내려갈 전망이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기술·인권 등에 대해 중국을 단단히 압박할 태세라고 해외 언론은 경고하고 있다. 미-중 분쟁은 또 다른 형태로 지속될 것이다.

▲다섯 번째는 불균형(inequality)이 양산되는 ‘K형’ 성장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방역, 백신접종, 경제적 충격은 다양한 불균형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 소득 계층 간, 서비스업과 비서비스업, 대형 IT 및 온라인 유통 등 코로나 수혜 산업과 비수혜 산업 등의 격차는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더욱 가시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K형 성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망 투자 대상을 차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여섯 번째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 조정이라는 다소 어려운 개념인데, 쉽게 말하면 새해부터는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은 코로나19 구제를 위한 재정지출과 양적완화(QE) 및 초저금리 통화정책을 통해 저금리 유동성 즉, 돈을 풀어 코로나19에 대응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의 불확실성은 진행 중이지만 돈의 힘 덕에 경제지표와 자산 가격은 회복 또는 극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에도 코로나 확산세는 지속하고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과정이므로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 경제 성장 회복과 물가 상승이 관찰될 때에는 정책당국은 유동성 공급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지난해부터 통화정책 의존성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금융·자산시장은 가격의 큰 동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개인투자자는 유의해야 한다.

▲일곱 번째는 세계적인 ESG 추세를 보고서들이 공통으로 손꼽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서 기후·환경·사회 문제에 공헌하고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기업들을 지칭한다. 즉, 앞으로는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정책지원 규제에 차별화 추세가 예상된다. 세계는 올해 파리협정에 의한 신기후 체제 출범으로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2050탄소중립, RE100 선언 등이 세계적 추세이며 미래 산업과 금융은 ESG 촉진을 위한 자율 또는 강제 규제를 강화한다. 미국 바이든 신임 행정부와 EU는 코로나 재정지출과 투자를 ESG와 연계하고 있고 우리나라 뉴딜 계획의 주요 테마도 ESG로 요약될 수 있다.

▲끝으로 여덟 번째는 통화정책혁명이다. 블랙록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를 ‘정책 혁명’(Policy revolution)으로 정의한다. 지난해 미국 연준은 평균 물가 목표관리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의 통화정책 결과로 물가가 목표치인 2% 이상으로 급등해도 평균적으로 2%를 넘지 않으면 통화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금융자산 특히 주식시장에는 강력한 'risk-on' 신호이다.

이상의 8가지 이슈는 진행 상황에 따라 위험자산 가격에 긍정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슈별 영향을 기억했다가 뉴스에서 언급할 때마다 확인하며 투자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블랙록은 다음 3가지 트렌드가 올해 세계 경제에 새로운 투자 질서를 생성할 것이라고 요약한다. 새로운 명목 통화정책(the new nominal), 세계화 재조정(globalization rewired), 급속한 세계질서 변화(turbocharged transformations)가 그것인데, 이에 따라 올해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이 유망한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은 주목받는 투자 지역이다. 자세한 보고서 내용이 궁금한 독자는 블랙록의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지난해에 이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는 개인투자자가 만든 ‘바이 코리아(Buy Korea)’ 열풍이 연착륙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독자 여러분 모두 신축년 내내 건강하고 (대박에는 하이 리스크가 따르므로) 적당한 복이 안전하게 굴러 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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