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1조2000억 유증 악재’ 하루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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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1조2000억 유증 악재’ 하루로 끝날까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2.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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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틀 뒤 반등 성공… “단기 조정 때 매수” vs “성장주로 재평가”
한화그룹 본사와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 /사진=한화
한화그룹 본사와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 /사진=한화

한화솔루션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한화솔루션에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유증 악재에 ‘얼마나’ 시달릴지 걱정이 큽니다. 반면 투자처를 찾는 이들은 단기간 예상되는 주가 조정기간에 ‘언제’ 뛰어들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앞서 지난 21일 장을 마감한 뒤 공시를 통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행하는 신주는 3141만4000주, 이미 발행한 주식(1억5986만4000주)의 20%에 해당합니다. 발행가액은 3만8200원으로 내년 2월 19일 확정합니다. 여기서 마련한 자금은 ‘태양광 중심의 투자를 통한 미래 성장성 확대’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시설자금 6000억, 운영자금 3000억, 다른 법인 증권 취득에 3000억원을 쓸 예정입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태양광 관련 1조원, 수소 생산·저장 및 유통 관련 2000억원입니다. 조달한 자금의 8할 이상을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이 같은 유상증자 발표 이후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공시 다음날(22일) 주주가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8% 하향조정했습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자규모만으로 계산하면 발행주식수가 변화함에 따라 16.7%의 주주가치 감소가 발생한다”라며 “증자로 인한 주가조정 시 매수기회로 권유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효과는 약 20%이지만, 투자확대로 2025년 실적 목표(매출액 21조, 영업이익 2조3000억원)도 기존 대비 각각 17, 44% 상향 조정됐다”라며 “성장주로의 주가 재평가 여지는 충분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안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이번 증자는 태양광·수소 중심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글로벌 방향성인 친환경에 대한 발 빠른 투자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태양광 사업에서는 모든 밸류체인에 대한 그룹사간 시너지 확보로 향후 보여줄 사업구조의 획기적 변화가 예상된다”라고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자금 사용 계획. /자료=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자금 사용 계획. /자료=한화솔루션

이처럼 엇갈린 전망 속에 한화솔루션 주가는 선방하고 있습니다. ‘유증 악재’라는 잣대로 보면 오히려 강세로도 읽힙니다. 유증 발표 다음날인 어제(22일) 한화솔루션(009830)은 전거래일보다 1.19%(550원) 내린 4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오전 10시 무렵부터 반등에 성공, 1.75% 오른 4만64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문재인정부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에 대한 갑론을박과 함께 예상 밖 ‘유증 호재’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양광사업이 진짜 미래 먹거리 맞나?? 수소가 차라리 설득력 있겠다;” “태양광은 어차피 잡아야할 기술임. 지금이야 산 깎고 땅 파서 올린다지만, 조금 더 지나봐라. 지구 위에 띄워놓고 지구로 송전할 시대 온다.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에너지조차 못 잡으면 우리 같은 자원빈국이 뭐 먹고 사냐?” “비전은 좋은데. 까놓고 전기차나 수소차보단..”.

“그만큼 돈 벌면 주주가치는 결국 오를 거라 믿으면 투자하는 거고” “하락 안한다. 끝까지 가져가서 유증 받아야지” “삼성증권이 말하는 반대로만 하면 돈 번다” “오늘(22일) 하루 한화솔루션주주들은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 기분일 것입니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ㅎㅎㅎ” “말은 저래놓고 다 쓸어 담았다. 개관들” “오늘 장에서 다 보여주더만요? 한때는 양봉까지.. 이 정도 지수하락에 현 주가라면, 한번 붙어볼만하지 않을까 싶소만” “오늘(22일) 선방했다. 다른 종목보다 적게 내렸다”.

한화솔루션 주가가 '유증 악재'라는 예상을 깨고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한화솔루션 주가가 '유증 악재'라는 예상을 깨고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한편 이번 유상증자에서 모기업인 ㈜한화가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화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솔루션 지분 37.25%인 5954만5978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주배정 비율에 대입하면 931만8600주의 권리를 갖습니다. 만일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주당 3만8200원을 곱하면 3560억원을 납입해야 합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3540억원을 모두 털어도 부족한 금액입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자니 기존 대주주의 ‘지분율 희석’도 걱정입니다. 제3자가 신주만큼 지분을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신주 배정물량의 일부만 사들일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습니다.

오늘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미국 수소탱크 제조업체 딜레이홀딩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청약예정일은 오는 2021년 2월 24일입니다. 한화솔루션을 넘어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과 수소사업에 맑은 햇살이 비칠지 두 달이 중요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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