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선언한 트럼프, 우리나라 증시 걸림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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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 선언한 트럼프, 우리나라 증시 걸림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1.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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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헬스케어 단기간 랠리 후 ‘실적 호전’ 섹터로 이동할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미국 뉴욕의 금융가 월스트리트. /사진=픽사베이
미국 뉴욕의 금융가 월스트리트. /사진=픽사베이

“월스트리트가 나에겐 예일대학이자 하버드였다.”

169년 전 오늘(11월 6일), 예일대학이 있는 코네티컷에서 태어난 인쇄공 출신의 기자는 ‘교수’로 불립니다. 여섯살 때 아버지를 잃고 초등학교에서 배운 읽기와 쓰기가 전부였지만, 그에겐 ‘월가’라는 최고의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금융가의 따끈한 소식을 전하던 기자는 마흔을 앞두고 친구 에드워드 존스와 신문사를 만듭니다. 찰스 다우의 <월스트리트저널> 창간기입니다.

찰스 다우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추이. /사진=위키피디아
찰스 다우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추이. /사진=위키피디아

‘다우지수’. 뉴욕 증시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줄여서 부르는 네 글자입니다. 다우존스라는 회사가 미국의 우량기업 주식 30개를 표본으로 시장가격을 산술평균한 지수입니다. ▲표본종목이 적고 ▲가중치 산출방식에 ▲지수의 연속성 유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미국 증권시장 동향과 시세를 알려주는 가늠자입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가시화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4%, 나스닥종합지수는 2.59% 올랐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선언이 전해진 우리나라 증시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6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자료=한국거래소
6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자료=한국거래소

오늘 코스피지수는 2.71p(0.11%) 오른 2416.50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8.02p(0.95%) 내린 836.7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7.8원 내린 1120.4원에 마감했습니다. 트럼프 캠프가 선거 개표 과정에서 ‘불복’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약세에도 우리 주식시장이 트럼프의 불복 가능성 등을 선거일 이전에 일부 반영했다면서 바이든의 당선과 공화당 상원 다수파 유지 결론이 시장에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 우위의 상원이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의 규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며 “부양책과 달러 약세, 금리 상승 기대는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시장은 4분기와 내년 기업 실적이나 금리 추이 등에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졌으나 단기적으로 혼란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선 결과가 뒤집어지며 시장 혼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기술주와 헬스케어가 단기간 강한 랠리를 보인 뒤 4분기 실적 호전 기대감이 있는 섹터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한편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습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입니다. 오늘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등 해외 IB 9곳이 전망한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1.2%입니다.

이는 직전 달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인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7개국의 전망치를 올렸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19 방역 수준이 양호하고 대외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점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들 IB는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도 3.2%에서 3.3%로 함께 올렸습니다.

이번 전망치는 10월 말 기준으로, 미국 대선 결과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도 영향을 가늠한 전망입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확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대규모 재정부양책으로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우리나라도 이에 따른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에는 2.1%p, 경제성장률에는 0.4%p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다”라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트럼프 재선보다 바이든 당선 시 우리나라 총수출 증가율 동력은 연평균 0.6∼2.2%p,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은 0.1∼0.4%p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스트리트. /사진=픽사베이
월스트리트. /사진=픽사베이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애널리스트”. 경제사를 연구한 로버트 소벨은 찰스 다우를 으뜸 반열에 올려놓습니다. 하지만 다우는 수십편의 칼럼만 알려져 있고 주가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를 고평가하는 이유는 120여년 전 시도한 ‘금융정보의 대중화’입니다. ‘시장가격의 평균’을 설명하는 그의 칼럼에서 투자의 쉼표를 찾기 바랍니다.

“홍수로 배가 뒤집히려는 데도 사람들은 강을 건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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