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차별’ 금융권, ‘채용비리 처벌법’에 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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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차별’ 금융권, ‘채용비리 처벌법’에 떨고 있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10.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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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여성 홀대 여전… ‘우리은행, 부정입사자 채용취소 여부 결정’에 촉각
/자료=배진교 의원실
/자료=배진교 의원실

채용 비리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는 금융권에서 ‘장애인 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임원을 찾아볼 수 없는 ‘유리천장’과 함께 변화하지 않는 금융권의 고용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채용 비리를 막는 법률 제정과 고용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개 금융공공기관(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금융감독원·신용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한국예탁결제원·예금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관이 납부한 장애인고용부담금은 60억168만원으로 나타났다.

납부액을 연도별로 보면 ▲2016년 8억6000만원 ▲2017년 13억2000만원 ▲2018년 16억원 ▲지난해 22억900만원으로 4년 사이에 2.5배 늘었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에 미달하는 수에 따라 사업주가 부담하는 고용부담금을 말한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대신 돈으로 때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확대를 위해 법적 의무고용률을 늘려왔다. 법적 의무고용률은 2016년 3.0, 2017년과 2018년 3.2, 지난해와 올해 3.4%로 증가했다. 그러나 금융 공공기관 9곳의 실제 평균 고용률은 2016년 2.86, 2017년 3.03, 2018년 3.25, 2019년 3.19, 올해 2.98%로 2017년을 제외하고 법적 고용률보다 낮았다.

의무고용률을 지킨 금융기관은 한국주택금융공사(3.86%), 한국자산관리공사(3.44%), 서민금융진흥원(3.4%)으로 3곳에 불과했다. 가장 낮은 의무고용률을 기록한 곳은 한국산업은행(1.6%)이었으며, 금융감독원(1.8%), 중소기업은행(3.04%), 신용보증기금(3.11%), 한국예탁결제원(3.3%), 예금보험공사(3.3%) 등 순이었다.

4년간 고용부담금 납부액을 기관별로 보면 한국주택금융공사 81만원, 예금보험공사 236만원, 한국예탁결제원 1189만원, 서민금융진흥원 5831만원, 신용보증기금 1억5600만원, 금융감독원 1억5300만원, 한국자산관리공사 2억5500만원, 한국산업은행 22억5000만원, 중소기업은행 31억1100만원이다.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이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원장에게 채용비리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자 윤 원장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사진=배진교의원 유튜브 영상 갈무리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원장에게 채용비리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자 윤 원장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사진=배진교의원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편 이들 9개 금융기관의 남성대비 여성 임금격차가 71.3%로 나타났다. 남성이 월급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71.3만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기관별 임금격차를 보면 예금보험공사(61.1%), 산업은행(65.0%), 주택금융공사(68.0%), 중소기업은행(71.0%)은 평균을 밑돌았다. 또 9개 기관의 여성 임원은 자산관리공사(2명)를 제외하고 나머지 8곳은 전혀 없었다.

배진교 의원은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고 부담금을 납부했다고 해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라며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에 일반회계 전입금을 확대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여성차별’에 대해서는 “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경력단절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사회적 지위조차 저평가되고 있다”라며 “고위직급에 여성비율을 높일 수 있는 관리직 여성비율 목표제, 여성임원할당제 도입 등의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배 의원은 말했다.

/자료=배진교 의원실
/자료=배진교 의원실

이처럼 ‘고용차별의 온상’인 금융권에서 부정 채용으로 입사한 이들 대부분은 아직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진교 의원이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부정 채용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61명 가운데 41명은 여전히 정상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19명에 달한다.

이날 국감에서 배 의원이 “피해를 본 응시자는 피해자 특정이 안 돼 구제받지 못했다”라며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하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은행 채용 비리 관련 피해자들에 대해 구제책을 마련하겠다”라며 “은행연합회·금융위원회 등과 의견을 교환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라고 답변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 같은 금융권의 채용비리를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채용비리를 청탁하는 사람을 비롯해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채용비리 처벌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류호정 의원실은 “국감이 끝나는 대로 곧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법안 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자료사진=신한금융
채용 비리와 관련해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자료사진=신한금융

근무 중인 부정 입사자가 19명이나 되는 우리은행도 채용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국감에서 3년 전 채용비리 사건이 재점화하자 “법률 검토 결과 등을 고려해 채용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정한 채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은행의 채용 취소와 관련된 결정이 나오면 금융권의 파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이 부정 입사자의 채용을 취소할 경우 부정채용 혐의가 인정됐거나, 재판을 진행 중인 은행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과거 은행장 시절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1심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조 회장은 즉각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채용점수 조작 혐의로 하급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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