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스팸과 ‘시월 증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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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스팸과 ‘시월 증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9.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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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스팸. /사진=Hormel Foods
스팸. /사진=Hormel Foods

“2차 세계대전 승리 주역은 바로 나였다고!”

1937년 선보인 미제 깡통은 추석만 되면 귀성객 손에 들려집니다. 32년 간 우리나라 국민 한명이 먹어치운 깡통만 24개입니다. 100달러 상금을 주고 얻은 깡통의 이름은 ‘스팸’. 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들에게는 지긋지긋한 이름입니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에도 짜증나는 이름입니다. 세계인의 먹을거리이자 ‘광고 공해’의 대명사 탄생기입니다.

/자료=후후앤컴퍼니
/자료=후후앤컴퍼니

“스팸 신고, 넷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고?”

“566만2056건 중 136만6917건”.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 운영회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장 많은 스팸 신고 유형은 ‘주식·투자’였습니다. ‘대출 권유’나 ‘불법게임 및 도박’ 등 전통 스팸 강자들을 물리칠 정도로 주식투자 열풍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에는 200만3800여건의 ‘위험 전화’가 신고될 것으로 예측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불확실성’.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장래 일어날 수 있는 상태는 알고 있으나, 그 확률분포를 알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추석 연휴의 시작과 함께 이어지는 10월 주식시장은 미국 대통령선거라는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으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IPO(기업공개)가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빨간 선)와 조 바이든의 지지율 추이. /자료=리얼클리어폴리틱스
도널드 트럼프(빨간 선)와 조 바이든의 지지율 추이. /자료=리얼클리어폴리틱스

29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10월 초부터 이어질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과 함께 3분기 어닝시즌이 다음 달 증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빅히트 공모에는 60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공모주를 받을 자금은 1조원 안팎에 그칠 전망입니다. 나머지 자금이 과연 증시로 얼마나 유입될지가 관건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신용대출 통제로 이후 차입환경은 악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증시 전망이 양호하다면 차입한 자금을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달 초부터 이뤄지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10월 증시가 이처럼 국내의 유동성 흐름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 국면과도 마주해야 합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경제 및 증시전망’을 통해 “10월에는 추가 유동성 공급이 쉽지 않은 가운데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영향을 주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바이든의 지지율이 트럼프를 앞서지만 어느 후보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입니다.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라는 주장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서 팀장은 “지난 2000년 고어와 부시의 대선에서 ‘플로리다 재검표’ 논란 기간 미국 증시가 8% 넘게 하락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오는 11월 3일 대선 이후 정치적인 마찰이 격화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 대통령선거일 이전인 10월 주식시장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입니다.

BTS 멤버들에게 통 큰 주식 증여를 한 방시혁 빅히트 의장. /사진=엠넷
BTS 멤버들에게 통 큰 주식 증여를 한 방시혁 빅히트 의장. /사진=엠넷

한편 외신들은 방탄소년단,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를 잇따라 보도하며 주식부자에 오르게 될 BTS 멤버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서 빅히트는 지난 28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경쟁률 1117.25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1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고 공시했습니다. 빅히트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조8000억원입니다.

CNN방송은 이번 기업공개가 “BTS를 백만장자로, 프로듀서 방시혁 빅히트 대표를 억만장자로 만들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팝 전문매체 <빌보드>는 “BTS 팬클럽이 빅히트 주식을 사기 위해 아우성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으며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BTS 팬 군단의 행동이 빅히트의 주가를 더 올릴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다음 달 5~6일 빅히트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고 청약 증거금(카카오게임즈 58조5542억원)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인 2만4000원을 웃도는 빅히트의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게 된다면 1억원을 넣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1주에 불과합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 공모주 청약’ 소식에 누리꾼들은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부풀린 가치가 per 50배라는데 BTS 하나보고 들어가기는 도박이지” “군대문제가 있어서 불안전성이 있어 보이는데” “코로나로 해외공연은 힘들 것 같고ㅡ 국내로 봐야하는데 cf랑 국내외 음원수입이겠네~ 국내도 음원이 상위에 오래 머무는 것도 아니던데ㅡ 후속가수도 마땅치 않고ㅡ 훗날 상승은 힘들지 않을까????” “원래 주식하던 분들이야 다들 생각이 있어 투자 하겠지만 방탄이 좋아서 투자하려는 아미들은 고민을 좀 해야 합니다. 카카오게임즈 사례를 보시면 알듯이 먹을 놈들만 먹고 빠져버리는데 소액 개미투자자들만 피봄” “빈익빈 부익부를 키우는 개미 공모는 사기극이자 들러리다. 이런 공모 사기극은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 들러리 시켜 덤터기 씌우는 작자들”.

미겔 데 세르반테스(작은 사진)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돈키호테와 산초의 동상. /사진=위키피디아, 픽사베이
미겔 데 세르반테스(작은 사진)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돈키호테와 산초의 동상. /사진=위키피디아, 픽사베이

“세상에는 두 가족이 있다. 가진 집과 가지지 못한 집”. 1547년 오늘 일곱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작가는 ‘지혜의 왕자’로 불립니다. 아버지가 의사였지만 하급 귀족이었던 탓에 그는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떠날 때까지 가난했던 미겔 데 세르반테스. 하지만 그에겐 ‘용기의 화신’이 있었습니다. 돈키호테가 부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한가위 인사입니다.

“돈보다 희망을 욕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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