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캐고 카카오게임즈 뛰어든 10대, ‘뉴딜펀드’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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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캐고 카카오게임즈 뛰어든 10대, ‘뉴딜펀드’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9.04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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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학교 안에서 채굴하다 적발되면 도박에 따르는 징계를 내리겠다.”

2018년 1월 4일, 대전의 고등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띄웁니다. 통신문은 ‘학교가 지급한 노트북을 사용해 가상화폐(비트코인 등) 거래를 시도했으며…’라고 시작합니다. 앞서 정부는 20여일 전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고교생 이하 미성년자와 비거주자(외국인) 등의 계좌개설과 거래금지 조치를 추진하겠다”.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10대 이하도 1억2800만원씩 쏟아 부었다.”

저금리 시대 투자 광풍인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대열에 젊은 층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2일 끝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10대도 1인당 1억원대의 자금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 관계자는 “10대는 보통 부모나 조부모 자금이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명의를 빌리거나 그냥 준 돈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원금보장’. 투자나 사업 등을 하기 위해 밑천으로 들어간 돈을 떼이지 않게 조건을 마련하여 보증하거나 보호함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사업에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성키로 한 ‘뉴딜펀드’의 수익률이 원금보장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정부와 여당이 언급한 ‘3% 수익률 보장’과는 차이가 납니다.

정부는 어제(3일)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 방안’ 발표에서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할 정책형 뉴딜펀드에 대한 구체적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확정된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은행 정기예금이나 국고채에 비해선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것이라며 3% 수익률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공적자금으로 7조, 금융기관과 국민 등 민간 자금이 13조원을 매칭하는 방식입니다. 공적자금은 후순위, 민간자금이 선순위로 출자되는 구조로 손실이 나더라도 후순위로 출자한 정부가 손실을 메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공적자금이 35%가량 투자될 예정인 만큼, -35%까지 손실이 나더라도 민간자금은 원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 /자료=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 /자료=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투자대상은 뉴딜사업과 관련한 모든 곳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투자대상으로 ▲그린 스마트 스쿨·수소충전소 구축 등 뉴딜 관련 민자사업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등 뉴딜 프로젝트 ▲데이터 센터·디지털 SOC 안전관리시스템·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 민자사업 외 뉴딜 인프라 ▲뉴딜 분야 창업·벤처기업, 중소·주력기업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정부는 일반 국민이 쉽게 참여하도록 증권사와 함께 시중은행에서도 뉴딜펀드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민간 뉴딜펀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뉴딜 인프라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공모 인프라펀드의 경우 배당소득에 대해 저율과세 혜택을 줄 방침입니다. 최대 2억원의 투자금액에 대한 배당소득에 대해 9%의 분리과세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뉴딜펀드에 대한 정부의 재정 및 세제지원이 과도하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홍 부총리는 “뉴딜사업이 대부분 투자기간이 길고 공공적 성격이 강해 이러한 공적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자본시장을 왜곡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원금보장 뉴딜펀드 20조원 조성’ 소식에 누리꾼들은 혈세로 손실을 보전하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손실 나도 원금보장? 아닐 것 같은데.. 손실 나면 탓을 돌리고 무책임해진다에 한표다. 어딜 가도 원금보장 되는 투자는 극히 드물고 원금보장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에 문제가 생겨서 다른 부분에 세금으로 메우는 거라서 원금보장 받고 세금으로 왕창 뜯어가겠지” “손실 나면 원금 보전? 그게 다 세금이지” “이익은 투자자들이 가져가고 손실은 모든 국민이 지는 참으로 뭐 같은 펀드다” “중요한 건 저 자금을 펀딩 받을 기업인데... 그걸 누가 심사하고 책임질겨... 자생적인 벤처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먼 돈 받고 책임 안 지려는 인간뿐인데.”

“펀드는 펀드일 뿐 수익을 보장하는 걸 정부 돈으로 해준다면,..다른 모든 펀드도 해줘야 할 거다. 3프로는 더더욱 말이 안되지.. 왜 국민세금으로 자산가들 이자를 주는 거야? 원금 보장도 말이 안돼. 펀드는 펀드야, 위험한 대신 고수익을 주는 거고 그걸 선택하고 안하고는 개인의 선택이다”.

‘카카오게임즈에 1억대 쏟아 부은 10대’에는 위화감과 함께 세상이 투기판으로 변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평균 1억대 ㅎ 돈 있는 사람 많네요” “10대 때 1억 부러운데” “돈 많네 재난지원금 주지 마라” “환불중지하고 자금출처부터 조사해야지” “푼돈 먹으려다 재산 다 탄로 난다~” “온 나라가 부동산 주식 도박투기판이네.. 정의란 무엇인가? 월급 받아 저축해서 살면 딩신인 세상” “돈이 갈 데가 없으니... 공중으로 뜨는구나 세상 말세네 이제 가지가지들 한다” “이건 투기판이다 투기판은 먼저 먹고 튀는 사람이 승리자” “가상화폐 망할 때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이중섭의 1954년 작품 '흰소'. /사진=위키피디아
이중섭의 1954년 작품 '흰소'. /사진=위키피디아

지난 7월 1일, 출범 넉달 만에 140만명이 계좌를 튼 카카오페이증권에는 10대 고객이 4.6%를 차지했습니다. 지역 은행인 DGB대구은행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만18세 미만의 증권연계 계좌는 2072개였습니다. 청소년 고객이 반년 사이에 60%가 늘어난 것입니다. 투자 초보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오늘은 화가 이중섭이 세상을 떠난 지 64주기입니다.

“나는 모르는 건 못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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