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털어 카카오게임즈, 은행원은 ‘76억 셀프대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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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통’ 털어 카카오게임즈, 은행원은 ‘76억 셀프대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9.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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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토지단일세'를 주장한 경제학자 헨리 조지. /사진=위키피디아
'토지단일세'를 주장한 경제학자 헨리 조지. /사진=위키피디아

“불로소득인 지대(地代)에만 세금을 매기고, 금융소득의 완전한 사유를 보장하라.”

1861년 미국 캘리포니아. 10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청년은 예비신부의 부자 삼촌으로부터 퇴짜를 맞습니다. “집안이 가난하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청년은 굴하지 않고 결혼을 강행, 네 아이를 낳습니다. 그는 저서 <진보와 빈곤>에서 ‘토지단일세’를 주장합니다. 오늘(9월 2일)은 경제학자 헨리 조지가 태어난 지 181주년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신주 발행 공고.
카카오게임즈 신주 발행 공고.

“월급으로는 집을 살 수도 없고 이것밖에 방법이 없지 않나요?”

셀 수 없는 부동산대책에도 꿈쩍 않는 집값, 개인투자자들은 ‘개미’라는 낮잡는 표현도 괘념치 않습니다. 섶을 지고 뛰어드는 묻지마 투자 경고에도 주식시장으로 손길을 돌리는 2030 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오늘 공모주 청약을 마감하는 카카오게임즈가 신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마통(마이너스통장)’까지 털었다는 투자자들의 증거금은 첫날에만 16조원이 넘었습니다.

IBK기업은행 본점.
IBK기업은행 본점.

‘셀프대출’. 은행 등 금융회사 직원이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에게 돈을 빌려줌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직원이 셀프대출을 통해 부동산에 투기했다가 면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업은행 차장이던 A씨가 부인과 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곳을 포함해 실행한 셀프대출금은 모두 75억7000만원이었습니다.

윤두현 의원실이 어제(1일) 기업은행에서 받은 ‘내부자거래 관련 대출 취급의 적정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신의 가족 명의로 모두 29건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습니다. A씨는 최근까지 서울의 지점에서 근무했으며, 경기도 화성시에 근무하던 때에는 그 지역 일대의 주거용 부동산까지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가 실행한 셀프대출 29건의 담보물 중 18건은 아파트, 9건은 오피스텔, 2건은 연립주택이었습니다. 이 중 22건이 경기 화성, 2건이 부천시 등으로 소재지가 파악됐습니다. 다만 A씨가 이들 담보물 중 몇건을 처분해 얼마를 벌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출을 승인한 지점장에게는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동향.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동향. /자료=KB부동산 리브온

한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늘 국회에서 이번 ‘셀프대출 사건’을 언급하며 “서민에게는 까다롭게 굴면서 자기들은 ‘프리 패스’로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기업은행장을 포함한 책임자와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라며 “불법·부당대출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에 쓰인 돈을 모두 회수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토지세. /사진=픽사베이
토지세. /사진=픽사베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신기록’ 소식에 누리꾼들은 배정비율 조정과 함께 과도한 열풍을 경계합니다.

“청약하는 사람들 중에 카카오에서 만든 게임 지금 하고 있는 사람 있는지? 무엇에 투자하는지도 모르고 달려드는 게 정상인지...” “빨리 금리를 올리고 공모주 배정도 기관을 없애고 개인이 10-80프로로 변경하라” “공모주청약 기관.외인 좋은 일만 시키는 거라니깐 일정비율을 개인한테 배정해야 된다” “시중에 현금이 엄청 풀려있다는 증거네 ㄷ 다들 부동산으로 시세차익 취했으니 못한 사람만 억울한 거지” “그렇게 청약을 넣어도 배정을 못받으니 다른거를 하는게 당연히 낫지” “재난지원금 제발 취약계층에만 주세요~ 시중에 돈이 이렇게 많은데 전국민 지원이라뇨... 이런 과한 유동성이 거품을 만들고 나중에 유동성 거두어 들여야 할 시점에 뒷감당 어찌하려는지...;;”.

‘셀프대출로 부동산 투기한 은행원’에는 불로소득 환수와 함께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자기돈 안들이고 기업 돈 명의도용으로 대출한 건 죗값 받아야지. 이거야말로 불로소득으로 몰수해야지” “은행놈들 정말 최악질이구나. 기업들에겐 신용이니, 담보니 하며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대출 생각하던 놈들이 뭐라고 76억을 직원이 대출해먹었다고” “이참에 전 은행원 조사해봐라 수두룩할 거다” “아주 신이 났었겠구나... 직장은 돈 벌러 가는 데가 아니었겠구나... 29채니 발견이 쉬웠겠지... 간 작아서 몇채만 한 사람들 수두룩~할 거다” “집 30채 있다고 갑질하던 전세 집주인~ 대구경북 지농인가 OO은행인가 지점장이라고 더 갑질하더라. 보니까 집놀이 같던데~ 조사해주세요^^” “금감원조사! 은행감사실시! 부당이익 환수! 구속수사!” “건전한 투자와 투기를 잘 구분해서 정책을 폈으면 합니다. 저런 투기꾼은 이익 몰수 및 과징금 처리해야 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 부동산시장 교란행위 대응기구를 민간이 아닌 정부 내부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홍 부총리가 밝힌 ‘부동산거래분석원’은 금융정보 등 이상거래 분석기능까지 강화해 교란행위를 차단할 방침입니다. 가난의 원인을 ‘토지 소유’에서 찾은 헨리 조지의 마지막 유언은 무엇이었을까요.

“나는 노동자만의 친구가 아니다. 지대를 되찾는 것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평등한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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