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5조 ‘초슈퍼 나라살림’… 국회는 ‘12월 2일’ 지킬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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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조 ‘초슈퍼 나라살림’… 국회는 ‘12월 2일’ 지킬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9.01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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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 조치가 내려진 국회의사당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국회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 조치가 내려진 국회의사당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국회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의결해야 한다.”

1975년 오늘(9월 1일), 한강이 만든 섬에 살림집을 차린 국회는 해마다 12월 2일까지 ‘이것’을 처리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54조 2항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부라 할 것 없이 날짜를 맞춘 때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어떤 해는 연도를 바꿔 1월에 숙제를 끝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한 나라의 한해 살림살이 계획서인 ‘예산안’입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적자국채’. 일반회계예산의 세입 부족을 보충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나랏빚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8.5%(43조5000억원) 늘어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아울러 국채 172조9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하면서 일반회계 기준 적자국채는 사상 최대치인 89조7000억원으로 계획했습니다.

올해보다 43조3000억원 늘어나는 ‘초슈퍼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19조4000억원은 보건·복지·고용 분야에 투입됩니다. ‘한국판 뉴딜’ 추진으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환경과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보다 각각 22.9, 16.7, 12.3% 늘어납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삭감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나 올해보다 11.9%(2조8000억원) 증가합니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반면 내년 총수입은 483조원으로 올해보다 0.3%(1조2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칩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의 총수입 증가율에서 총지출 증가율을 뺀 수치가 -8.2%포인트를 기록, 사상 최대의 마이너스 증가폭이자 사상 최대의 ‘초팽창 재정’으로 평가됩니다. 2년 연속 적자 예산에 전문가들도 빨라진 나랏빚 속도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는 코로나19 방역과 함께 빠르고 강한 경제반등을 견인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 건전성이 다소 약화된 측면은 있으나 방역·경제 전시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채무·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사상 최대 초슈퍼 예산 편성’ 소식에 누리꾼들은 나름의 잣대로 넘치고 모자라는 예산을 평가합니다.

“결국 IT 연관 분야에만 계속 돈 들어가고 정작 힘든 소상공인, 여행숙박업, 요식업 등 대책이 없는데 저거 가지고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나? 또 대부분 이미 기존에 하고 있던 사업들에 돈만 더 들어가는 거고 대체 누구를 위한 뉴딜 사업인지 모르겠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거다.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지 노동자 위주의 정책만 펼쳐놓고 지금껏50조 넘게 들였어도 단기 노인들 알바자리만 양성했잖아? 지금도 우리 동네 노인들 조끼 입고 정자에 앉아서 희희덕거리고 있다” “보건.복지.고용에 공무원연금 100조는 어디에 포함되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놓고는 ‘외노자 공방’으로 이어집니다.

“Soc 필요한 사업이라면 해야되지만, 건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불법 체류자나 외국인이라면 건설사랑 그들만 혜택 보는 것 아닌가요. 자국민은 나이 많다고 꺼리고 젊은 외국인 노동자 고용한다는데, 우리나라 젊은 층에 기술 전수도 안 되고. 앞으로가 큰일일 듯. 그들이 언제까지 힘든 일 할는지. 그들 대다수가 사회 전반적으로 중요 임무 맡게 되면, 그들의 요구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 텐데. 노동환경 개선도 안되고.”

“아래 **님! 지금 농촌 현장이나 건설현장에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힘들다고 일하러 안 나가요. 외노자를 쓰고 싶어 쓰는 것인 줄 아시는지요? 저도 과거 노가다판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 젊은 친구들..편의점 알바는 해도 힘든 것, 더러운 것 싫어하고 기피해서 어쩔 수 없이 외노자들 쓰게 된답니다. 하다못해 시골에 있는 대중음식점 종업원들도 외국인들 없는 곳이 없어요. 내국인들이 기피하니까요. 옛날과 다릅니다. 정말 우리나라 사람 근로의식수준이 염려되지요. 그러나 농산물 수확은 해야 하고 가게도 운영하려면 어쩌겠어요”.

2019년 7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답변하는 강신욱 통계청장.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2019년 7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답변하는 강신욱 통계청장.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진짜 일자리 대책을 위한 통계와 예산이 필요하다”. 지난해 7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은 통계청장에게 고용 증가율의 왜곡을 지적합니다. ‘일주일에 한시간 일해도 취업으로 간주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오늘(9월 1일)은 스물여섯번째 ‘통계의날’입니다. ‘초슈퍼 예산’을 편성한 날, 윈스턴 처칠의 경구를 되새겨 봅니다.

“통계자료는 술 취한 사람 옆의 가로등과 같아서 빛을 내기보다는 지지하기 위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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