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억 금수저와 ‘테슬라 개미’… 카카오게임즈는 별 따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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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억 금수저와 ‘테슬라 개미’… 카카오게임즈는 별 따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8.31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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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숟가락. /사진=픽사베이
숟가락. /사진=픽사베이

“억대 금수저 물고 태어났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미성년자 보유 최대 주식 평가액은 714억6500만원이었습니다.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의 10대 아들(16)과 딸(14)이 각각 갖고 있는 주식입니다. 이밖에 철강기업의 두살짜리와 태어난 지 3개월 된 주주는 각각 11억, 10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10대 주주보다 많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 잔액은 36억7140만달러(약 4조3432억원)였습니다. 테슬라 시가총액(4124억9300만달러)의 0.89%인 165만주로 테슬라 10대 주주인 밤코사(161만7010주·0.87%)보다 많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개인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수요예측’. 어떤 재화나 용역을 일정한 가격으로 사려고 하는 욕구, 즉 수요를 짐작하기 위해 각종 조사를 기초로 하여 분석하는 일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하반기 IPO(기업공개) 최대 어인 카카오게임즈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SK바이오팜을 가볍게 뛰어넘고 역대 청약 경쟁률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40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신주 발행 공고.
카카오게임즈 신주 발행 공고.

오늘(31일)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6~27일 총 공모 1600만주 가운데 기관 배정물량 1127만7912주(70.49%)의 청약 경쟁률을 공시했습니다. 1745개 기관이 참여한 청약에서 카카오게임즈는 1478.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공모주 배정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 경쟁률이자 지난달 SK바이오팜의 경쟁률(836대1)을 2배 가까이 제친 것입니다.

이번 수요예측 참여 1745건 중 78.28%인 1366건은 밴드(2만~2만4000원)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희망가를 초과하지 않고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3840억원의 공모자금이 유입되는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1조7569억원입니다. 코스닥시장 기준 오늘 12시33분 현재 18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4월 출범한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로, 카카오 자회사 중 첫 IPO입니다. 앞서 2018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으나 감리 문제로 철회하고, 2년 뒤 다시 상장에 나선 것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50억원)에 이미 근접했습니다. 상반기 순이익은 278억원으로 1년 새 264% 늘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뉴스웰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뉴스웰

한편 카카오게임즈의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이 내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가운데, 개인이 청약에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전망입니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은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320만주입니다. 그러나 청약 증거금을 많이 납입할수록 성공률이 높아지는 구조 탓에, 소액투자자는 이번 청약에서도 소외받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20%의 공모주 배정 방식은 각 증권사가 정하는데, 보통 증거금 액수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주식투자 커뮤니티 등에서 “고작 몇주 받으려 리스크를 안고 수천만원을 넣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거금을 적게 낸 개인투자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가운데 일부 물량은 소액 청약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추첨제로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받는 현행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해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왼쪽)와 나인아크 이건 대표가 지난 25일 모바일게임 ‘소울 아티팩트(가칭)'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왼쪽)와 나인아크 이건 대표가 지난 25일 모바일게임 ‘소울 아티팩트(가칭)'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 소식에 누리꾼들은 벌써 주가 전망까지 내놓습니다.

“청약해도 몇주 배정받지도 못한다..바오팜 보면 답 나오지. 그러나 3연상은 갈듯하다” “카카오게임은 다들 금방 질려 현질하는 호구도 적고” “재미도 없는 타이틀 게임주에 과연 몇일이나 갈지” “나도 가지고 싶네 근데 내 모은 돈 다 넣어도 글쎄 ㅎㅎㅎ 떡값도 안 나와” “게임이 뭐가 중요하냐 상장하면 묻지마 따상인데” “10억을 넣으면 60주 정도 받겠다. 24,000원*60주=1,440,000원 / 상따 되면 62,400원*60주=3,744,000원 / 수익금 2,300,000원 / 수익률 260% / 한번 더 상한가 가면 81,100원*60주=4,866,000원 / 수익금 3,426,000원 / 수익률 337% / 그냥 재미로 하는 거지 뭐~” “헐...공모가 24000원이면 이건뭐 ....ㅋㅋㅋㅋㅋㅋㅋ흑수저개미들은 꿈도 못꾸겠네” “sk처럼.... 카카오 떡락하는 건 아니겠지? 응?? 카카오 너는 아니지??? 맞지???”.

‘공모주는 하늘의 별 따기’에 높은 기관 배정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기관배정 60% 너무 높다. 외국기관에는 왜 배정하는지. 국부유출 아닌가. sk바이오팜으로 외국기관은 수천억이상 평가익 실현익이 생기지 않았을까” “기관배정률만 고치면 되지 증거금 적게 넣고서 공모주 받겠다는 건 무슨 재난지원금인줄 아나” “Sk바이오팜 우리사주 남은 건 왜 외국인한테??? 걔들 상장하자마자 다 팔아제끼더만 앉아서 대체 얼마를 벌어간 거야??” “자본주의에서 증거금을 많이 넣은 사람이 청약을 많이 받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다만 기관배정60% 비율을 일반청약자 비율로 조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5천 들고도 못 사나요? 서글픈 개미ㅠ”.

이매뉴얼 월러스틴. /사진=위키피디아
이매뉴얼 월러스틴. /사진=위키피디아

“중심부가 주변부를 착취하는 비대칭적인 관계를 지닌다”. 1974년 개별 국가나 계급이 아닌 세계의 역사와 사회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분석한 책이 나옵니다. <근대 세계체제>라는 이름의 책은 20년간 4권의 시리즈로 출간됩니다. 오늘은 자본주의 비판가이자 사회학자인 이매뉴얼 월러스틴이 세상을 떠난 지 첫 기일입니다. 영원한 흙수저와 금수저는 없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이들이 투쟁하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50대5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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