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는 ‘줍줍’, 20대청년은 ‘빚투’… 연금술사 찾아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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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는 ‘줍줍’, 20대청년은 ‘빚투’… 연금술사 찾아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8.2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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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파울로 코엘료. /사진=작가 페이스북
파울로 코엘료. /사진=작가 페이스북

“행복의 비밀은 기름 두방울을 잊지 않는데 있다네.”

<연금술사>의 청년은 현자가 일러준 대로 기름을 흘리지 않으려 커다란 저택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다시 찾은 저택의 아름다움에 빠져든 순간, 숟가락의 두방울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찰나의 즐거움을 좇으려다 소중한 것을 잃은 것입니다. 오늘(8월 24일)은 1억권이 넘는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일흔세번째 생일입니다.

‘자금쏠림’. 특정한 목적에 필요한 돈이 한쪽으로 몰리거나 치우치는 것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현금부자들이 강남 부동산으로, 청년들이 여의도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중앙은행 총재가 ‘자금쏠림’을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세는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늘 임시국회 업무보고에서 “국내 경제가 수출과 소비 부진이 완화하면서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의 국내 감염이 다시 확산하면서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대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융·외환시장도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크게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었다가 3월 하순 이후 적극적인 정책대응과 경제활동 재개가 이어지면서 대체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한국은행은 국내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은은 다만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 총재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도 주의 깊게 살펴 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1일 전용 84㎡가 23억원에 팔린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난달 21일 전용 84㎡가 23억원에 팔린 대치동 은마아파트.

중앙은행 총재의 경고처럼 현금부자들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27일 신고가인 23억원에 거래됐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직전 21억23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개월 새 2억원 가까이 뛴 셈입니다.

재건축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21일 전용 84㎡가 23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2개월 전 거래가(21억3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서울 도심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강남 주요 단지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현금부자들이 ‘똘똘한 한채’를 찾아 강남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합니다.

현금부자들이 부동산 ‘줍줍’에 나선 반면 20대 청년들은 주식시장에서 ‘빚투’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윤두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입수한 증권사 6곳의 신용공여잔액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신용공여잔액은 2017년 3119억원에서 올해 6월까지 7243억원으로 132.2%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30대(39.4%), 40대(22.4%), 50대(15.1%)보다 증가폭이 컸습니다.

이처럼 20대 청년들의 ‘빚투’가 늘어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이 직면한 경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주식투자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와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대박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빚투에 뛰어든 청년들의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자료=윤두현 의원실
/자료=윤두현 의원실

‘한은 총재의 자금쏠림 경고’ 소식에 누리꾼들은 당국의 늑장대응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뭘 하고 있다가 이제야 살펴보겠다는 거야. 여태까지 낮잠 잤나!?” “” “아무 대책 없을 때 하는 말 예의주시하겠다, 살펴보겠다 이런 말임” “뭐하고 이제야 살펴봐? 헐~진즉부터 난리도 아녔는데 몇천 몇억이 자고나면 폭등!@@” “이번 부동산 폭등의 주범. 15년부터 미국 금리 올릴때 혼자 내리고 동결시키고 하더니 미금리와 역전까지 시킨... 결과는 부동산 폭등. 부동산시장규모가 증권시장 규모 3배다. 이렇게 비대한 부동산을 놔두고 무슨 경제를 이야기하냐” “초저금리 부동산 및 자산거품 심화 역효과 너무 큽니다. 금리 2% 올리세요!” “주열씨, 금리 올려라. 2% 이상으로. 당신은 알잖아, 이러면 안된다는 걸” “한국은행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어리석은 집단임. 경기도 못 살리고 집값만 올린 저금리 고집”.

‘현금부자들의 강남 부동산 줍줍’에는 전셋값 상승과 함께 빈부격차 심화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빈부격차 최대, 무주택자는 상대적 박탈감 엄청 나겠네” “신규계약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폭등할 것이다. 같은 옆집에 살면서도 두 배는 비싸게 전세를 살아야 할 판이다. 수도권 집값은 앞으로 3년 동안 15억 하는 아파트 25억은 훨씬 넘을 것이다” “동네 부동산 가보면 가을 이사철 앞두고 강북과 수도권 역세권까지 동반 급등 시작한 듯하다.. 급등하는 전월세는 결국 집값 밀어올리고 결국 급등한 집값은 또다시 전월세 끌어 올리는 쳇바퀴 현상 지속될 듯하다” “더 올라라. 어차피 나하곤 먼 얘기다. 매일 1억씩 올라라”.

‘늘어나는 청년 주식시장 빚투’ 소식에는 쪽박이 불 보듯 하는 투기붐과 거품 붕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투기 부추기는 시대. 열심히 일해서 근검절약하고 저축해서 목돈마련 대출 합쳐 집사고 평수 늘리고 동네 옮겨가고... 그것이 서민들의 소확행이거늘 이를 못하게 막아놓고 주식을 부추기고 있으니 사회가 건전성을 잃어간다” “신용 무서운 거다. 한방에 골로 가는 수가 있다. 반대매매 한번 당해보고 정신 차리면 늦다” “어린친구들~~주식하더라도 꼭 주식 공부해서 시작하세요~~ 안그러면 OO가요” “아가야..나 주식해서 다 망했다 제발 후회 말고 일해” “주식사기 치는 동호회,세력,큰손들을 금감원에서 잡아내야하는데......같은 놈들로 보인다.....한번이라도 잡아서 주식뉴스에 띄워봐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SNS.
추미애 법무부 장관 SNS.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2일 SNS에 올린 글에서 “투기 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 대열에 뛰어들고 투기 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라며 “부동산 시장에 돈의 과도한 유입을 막기 위해 금융과 부동산 분리 정책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흔한 쇠붙이를 황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사>의 본디 뜻처럼 온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연금술의 정책을 기대합니다.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이뤄지도록 도와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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