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뛰고 ‘버블’이 두려울 때 대처법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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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뛰고 ‘버블’이 두려울 때 대처법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0.08.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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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애플이 세계 기업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2조달러에 육박하는 가운데 나스닥도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KOSPI도 2018년 1월 2600P 고지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충격으로 100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나 8월 11일 현재 2400P를 다시 넘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의 급락 급등이 재연된 것이다.

그러나 IMF·OECD·세계은행 등 내로라하는 주요 국제기구에서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쏟아내고 있다. 주가는 대부분 경제지표에 선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증권시장과 코로나19가 훼손한 경제 상황은 좀 지나치다 싶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소비자들은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보인 학습효과를 보면 주식시장을 외면하기에는 주가의 최근 반등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남들 이익 보는데” vs “나만 손해 보는가”

남들 다 이익 보는데 혼자만 빠지는 두려움을 'FOMO(fear of missing out)', 혼자서 기회를 놓치는 공포라고 한다. FOMO는 금융시장에서 당연하고 강력한 인간 심리이며 행동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식 시장 반등에 합류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는 뚜렷한 시장 전망과 분석도 없지만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FOMO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현실적인 공포 때문이다. 바로 주식을 잘 모르는데 샀다가 나만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이다. 최근의 동학개미 캠페인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시장 매집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보면, 일부를 제외한 많은 개인 투자자가 재미를 본 것은 아니고 공격적 투자로 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칼럼에서 ‘코로나19 이후 투자 전망’을 내놓은 애프터서비스로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가진 독자를 위해 투자 방법에 대한 조언을 남기려고 한다.

먼저 금융소비자가 직접 주식에 투자하려면 조금이라도 세 가지 분야의 분석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른바 주식의 기본 가치(펀더멘털)를 파악하고 시장에서 주식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지 싼지 분석하는 과정이다. 즉, ▲경제 전반에 대한 정보와 분석 ▲산업에 대한 전망과 분석 ▲기업에 대한 영업·안정성·신용·성장전망 등을 두루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이를 모두 갖추어도 직접 주식 투자에서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 주식은 물론 수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히는 금융 자산의 가격을 미리 읽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노벨상을 받기는 했지만, 과학적 투자론은 가격의 정당성을 추정하는 것일 뿐이지 현실의 가격을 점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투자의 방법론은 내용도 방대하여 주식 투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리서치센터의 분석가·애널리스트도 ▲경제전반 ▲산업 ▲기업 등 각각의 특정 분야별로 연구하고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특히 '기업' 분야는 기업의 탐방과 회계 분석 등 전문적이고 기밀에 가까운 정보 확보 시에만 수익을 내는 주식 투자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 전문가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다수의 정보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시장 관찰과 분석을 하는데 투자하며 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일반인이 생업을 하면서 주식을 연구하고 투자에 성공하기는 극히 어려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러한 개인 직접 주식투자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장거래형 금융투자상품 'ETP (Exchange Traded Product)'다. 풀어서 얘기하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ETP는 ETF와 ETN을 통칭하는데 ETF는 ETP의 마지막 약자를 Fund의 ‘F’로 대체한 것이고 ETN은 Note의 ‘N’으로 바꾼 것이다. 즉 ETF는 시장거래형 ‘펀드’이고 ETN은 시장거래형 ‘채권’이며, 2가지 중에서는 ETF가 시장의 주류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펀드로 요약된다. ETF는 종합주가지수, 코스닥지수를 따르거나 각 지수의 상위 100개 종목 또는 자동차, 바이오 등 산업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이며, 이 펀드를 거래소에서 사고팔도록 상장한 것이다. ETF는 펀드의 특성 가지기 때문에 주식의 개별 기업 특성에서 발생하는 위험이나 이익을 제거하고 산업 또는 국가 경제 전체의 영향을 받는 ‘펀드형 주식’인 것이다.

◆ 기회 놓치기 싫다면 ‘이것’에 투자하라

한편 앞서 언급한 경제 전반과 산업, 기업 분야는 각각 위험이 있고 그에 따른 기대 이익이 발생한다. 이 중 경제 전반과 산업 분야는 일반인도 언론 등에 공개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장기적인 경제와 산업 추세는 금융소비자의 학습과 노력으로 분석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특정 기업 정보, 분석을 위해 상당한 지식, 비용, 시간이 필요한 기업 분야는 ETF에서 배제한다. 펀드가 다수 주식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별기업의 위험은 희석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실증적 투자연구에 따르면 경제 전반과 산업 분야를 잘하고 자산배분에 신중히 하는 것이 투자 성과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ETF는 전세계적으로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자에게 가장 주목받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성장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상반기 동학개미 캠페인으로 급성장한 주식시장 예탁금 규모보다 ETP 잔액이 53조원 이상으로 크며 인기가 높다.

이러한 근거로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코로나19 이후 경제 트렌드와 투자 전망을 소개하면서 투자 방법으로 ETF를 활용한 메가 트렌드 투자를 권유했었다. 그런데 상당한 금융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소 생각했던 지인으로부터 칼럼을 잘 읽었다며, 그럼 ETF에 어떻게 투자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필자가 생각한 것만큼 ETF의 저변이 넓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 금융소비자가 ETF 투자를 시작하기에 가장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기로 했다.

먼저 ETF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만큼 주식을 거래하듯 위탁거래 계좌를 증권회사에서 개설해야 한다. 위탁 계좌를 개설한 뒤에는 해당 증권회사의 주식주문시스템을 내려받아 설치하는데 휴대폰은 MTS, PC는 HTS로 주식은 물론 ETF를 사거나 팔 수 있다.

ETF를 사는 방법은 주식을 사는 것처럼 주식주문 시스템에 고시되는 실시간 가격(호가) 중에서 적당한 가격의 ETF를 선택하고 가격과 수량을 입력하면 된다. 지나치게 시장가격과 차이 나지 않으면 대부분 주문이 체결된다. 또한 ETF를 정기적으로 매수하면 적금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ETF를 차분히 정기적으로 본인의 자금 스케줄에 맞추어 사서 쌓으면 이것이 ETF 저축이다. 주식주문 시스템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본인 자산을 평가하고 관리 가능한 장점이 있다. 본인만의 자동화된 실시간 자산관리 저축 장부가 되는 것이다.

금융에서는 투명하게 세원이 노출되므로 세금은 아주 중요한 이슈인데 ETF는 절세 효과에서 유리하다. 거래소를 이용하면서도 일반 주식 거래에서 부담하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되고 주식형 ETF는 양도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등 세금이 면제된다. ETF는 주식으로 인정받는 주식형 ETF와 채권, 해외주식 등에 투자하는 비 주식형ETF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비주식형 ETF는 배당소득세 포함 15.4% 세금이 발생하는데, 비과세 금융계좌인 ISA(개인종합관리계좌)와 IRP(개인퇴직연금계좌)를 통해 ETF를 거래하면 각각 비과세 혜택 한도에서 비 주식형 ETF의 세금도 면제받을 수 있다.

한편 주식의 양도소득 비과세 폐지에 대해 요즈음 시끄러운데 9월 국회에서 세법이 개정되면 금융투자자는 주식과 펀드 투자 발생소득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을 공제받는 제도로 바뀔 예정이다. 이때 ISA는 본격적인 국민 종합자산관리계좌 기능 강화를 위해 19세 이상으로 가입 자격이 확대되고 2021년의 가입 시한도 폐지할 예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ETF는 시장조성 책임을 담당하는 기관 LP가 있어서 가격 급락처럼 매수자가 없어서 팔지 못하는 거래 위험을 줄였다. ETF는 가격 버블 위기에도 대처하는 안전한 자산관리 수단이다. 다양한 ETF의 장점을 고려해볼 때 주식시장이 버블 상태인지 아닌지 모호하고, 그런데도 투자 기회를 놓치기 싫다면 ETF, 즉 펀드형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한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2021년까지 중국·한국·IT·금·ESG에 장기 투자하는 메가 트렌드 ETF를 이미 추천했다. 자세한 내용을 못 읽은 분은 다시 확인하길 바라며 ETF에 대해 더욱 궁금한 것은 거래소·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금융감독원 ‘파인’에서 중립적인 정보로 궁금증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와 관련한 국내외 전문 사이트도 많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특정 사이트에 대해 소개하지 않는 것은 양해 바란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투자 정보를 연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금융소비자의 몫이고 투자 결정을 누군가에게 의존하면 투자의 위험에 거래상대방 위험도 추가되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또한 금융소비자의 건강하고 안전한 투자 결정을 지원하는 것, 역시 금융인의 몫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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