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도 성차별?… ‘주민번호’ 바꾸는 피해자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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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도 성차별?… ‘주민번호’ 바꾸는 피해자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8.10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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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전화기. 사진=픽사베이
전화기. 사진=픽사베이

“둘리는 지금부터 830422-1185600번이다.”

1968년 11월 21일, 대한민국인을 구분하는 비닐에 코팅된 증서가 세상에 나옵니다. 북한의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지 꼭 열달 뒤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로보트 태권브이, 아기공룡 둘리와 달려라 하니도 생일에 맞는 증서의 번호를 받습니다. 22년 전 오늘(8월 10일)은 주민등록을 포함한 공공번호 83종의 연도 표기 방식을 확정한 날입니다.

아기 공룡 '둘리'를 응원단으로 영입한 야구단. 둘리의 주민등록번호는 그의 첫 연재일인 830422-1185600번이다. /사진=NC다이노스
아기 공룡 '둘리'를 응원단으로 영입한 야구단. 둘리의 주민등록번호는 그의 첫 연재일인 830422-1185600번이다. /사진=NC다이노스

“아들한테 톡이 와서 주민등록증 찍어서 보냈더니….”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3년간 접수된 주민등록번호 변경신청은 2445건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월평균 85건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를 축으로 연락처와 주소지는 물론 직업, 가족관계, 신용정보 등을 미리 파악해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저피싱, 스미싱 등의 범죄에 악용하기 때문입니다.

오는 10월부터 바뀌는 주민등록번호. /자료=행정안전부
오는 10월부터 바뀌는 주민등록번호. /자료=행정안전부

‘대출빙자’. 돈이나 물건 따위를 빌려주거나 빌림을 핑계로 내세우는 것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사칭형’보다 ‘대출빙자형’ 사기에 피해를 더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대출빙자뿐만 아니라, 사칭형·메신저피싱 등 모든 사기유형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 보이스피싱 피해구제를 신청한 총 13만5000명의 연령·성별·신용등급 등 특징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대출빙자형 피해자는 10만4000명(76.7%)으로 사칭형(23.3%)보다 3배 넘게 많았습니다. 대출빙자형은 금융회사 관계자를 사칭해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대환해주겠다는 식의 사기를 말합니다.

유형별 보이스피싱 피해자 현황(단위 명, %). /자료=금융감독원
유형별 보이스피싱 피해자 현황(단위 명, %). /자료=금융감독원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의 연령별 피해비중을 보면 50대(33.2%), 40대(31.4%), 30대(16.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빙자형 피해 업권별 비중은 카드사(29.1%), 저축은행(23.4%), 대부업(19.1%) 순이었습니다. 반면 사칭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여성(69.0%)이 남성(31.0%)의 2배였습니다.

사칭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의 프로필로 위장한 뒤, 급전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대환대출의 유혹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고신용자들이 사칭형에 많이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사칭형 피해자의 65.1%는 고신용자였고 7~10등급의 저신용자는 6.1%에 그쳤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자 특징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사전적 피해 예방체계를 수립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예방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피해자 속성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라며 “40·50대는 대출빙자형, 50대 이상의 여성은 사칭형 중심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피해자 속성을 반영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출처=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출처=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보이스피싱 경계령과 함께 범법자 처벌 강화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습니다.

“난 우리누님이 50만 빌려줘 라고 카톡 와서 쌍욕박고 전화해보니 진짜 누님이던데 그냥 본인한테 확인하고 전화하는 게 답임” “보이스피싱 예방법은 걸려오는 전화로는 무조건 아무것도 하지말아야 한다는 것 일단 전화 끊고 본인이 해당기관에 직접 확인해볼 것 이걸 제발 명심하세요” “제발 url 주소로 된 아이피나 이상한 사이트 들어가서 어플 설치하라고 하면 하지 마세요 핸드폰 해킹으로 어딜 전화해도 보이스피싱 업체로 연결됩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보이스피싱 사기는 엄히 다스려야한다 잡으면 평생 감옥에서 여생 보내라 그러면 범죄가 확 줄인다 인권이고 나발이고 없다” “사형이나 무기징역 때려라” “보이스피싱하다 잡히면 그 사람 정보로 휴대폰 개통할 때 자기 주변인들한테 연락할 때도 발신인 표시 뜰 때 연락처 밑에 보이스피싱이라고 뜨게 해놔라. 징역은 돈 두배로 갚을 때까지 살게 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놈들” “사기는 더 엄한 형벌을 내려야 한다...사기꾼이 판치는 나라...공약만 해놓고 나몰라라 하는 국X의원들부터 처벌해야”.

마더 테레사와 함께한(왼쪽) 생전의 이태영 박사. /사진=정일형이태영박사기념사업회
마더 테레사와 함께한(왼쪽) 생전의 이태영 박사. /사진=정일형이태영박사기념사업회

“남성은 1번이고 왜 여성은 2번인가?”. 2004년 10월 22일, 시민 500여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냅니다. 주민등록 뒷자리 첫 번호의 성별 구분이 ‘차별’을 초래한다는 이유입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나는 2020년 10월, 뒷자리 여섯개는 임의번호로 바뀌지만 성별 한자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가족법 37년의 숙제를 푼 이태영 박사의 탄생 106주년입니다.

“안다면 실천하라, 당당히 성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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