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아파트가 4억?… “불로소득은 피눈물” [사자경제]
상태바
서민 아파트가 4억?… “불로소득은 피눈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7.29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찰스 영국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1981년 결혼식 장면을 AP통신이 2017년 8월 복원한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찰스 영국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1981년 결혼식 장면을 AP통신이 2017년 8월 복원한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평민에 이어 이혼한 혼혈녀라니…”

2018년 5월 18일, 런던의 세인트조지성당에 웨딩마치가 울립니다. 영국 왕실의 해리가 자신보다 세살 많은 아내를 맞이한 것입니다. 형 윌리엄이 평민 출신의 미들턴과 결혼한 지 7년이 지난 날입니다. 39년 전 오늘(7월 29일)은 해리와 윌리엄의 어머니가 7억5000만 세계인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날입니다. 다이내나 프랜시스 스펜서, 그는 백작의 딸이었습니다.

고흐(작은 사진은 자화상)가 1885년에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 /사진=네덜란드 고흐박물관
고흐(작은 사진은 자화상)가 1885년에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 /사진=네덜란드 고흐박물관

“오늘부터 우리 교회에서 제명하겠네.”

1879년 벨기에의 작은 마을 몽스. 목사가 되려던 스물일곱의 청년은 그 꿈을 접게 됩니다. 탄광촌인 몽스 노동자에 대한 지나친 베풂이 새내기 설교자를 해고한 까닭이었습니다. 성경을 놓게 된 청년은 붓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의 붓끝에서는 낮은 곳의 삶이 다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빈센트 반 고흐가 서른여덟의 생을 마감한 지 130주기입니다.

‘소형주택’. 규격이나 규모가 보통의 것보다 작은 주택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세법상 소형 저가 주택은 ‘기준시가 2억원 이하+전용면적 40㎡ 이하’입니다. 이른바 서민주택으로 불리는 서울의 전용면적 40㎡ 미만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4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국민은행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비싼 것입니다.

오늘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40㎡(이하 전용면적) 미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138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은 지 30년이 된 도봉구 창동주공2단지 36.1㎡는 지난 4일 4억1000만원(14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5월 19일 3억5000만원(9층)에 거래된 이후 한달보름여 만에 6000만원이 뛰었습니다.

상계주공5차 실거래가격. /자료=한국감정원
상계주공5차 실거래가격. /자료=한국감정원

1987년 준공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차 31.98㎡는 11일 6억5000만원(2층)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습니다. 지난달 10일 5억5000만원(2층)에 거래된 뒤 한달여만에 1억원 올랐습니다. 준공 37년이 넘어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동 삼익대청 39.5㎡의 경우 지난 7일 11억1000만원(7층)에 팔렸습니다.

서울의 중소형(전용 40∼62.8㎡)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7억18만원으로, 처음 7억원을 넘겼습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59.5㎡의 경우 지난 6일 7억1000만원(19층)에 매매가 이뤄졌고, 18일 7억8800만원(6층)에 계약을 마쳤습니다. 12일 만에 7800만원 올랐습니다. 노원구 상계주공3차 58.0㎡는 지난 8일 7억1000만원(10층)에 신고가로 거래됐습니다.

한편 같은 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가 한달 사이 13포인트 오른 125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 9월에 3포인트 차이로 바짝 다가섰습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앞으로 1년 뒤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오를 것인지에 관한 지수로, 100을 넘으면 향후 집값이 상승한다고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절대 서민은 집 못 산다” “욕 나온다. 서울과 경기북부 집값차이. 집 살 때 몇천 차이, 많아야 1억 정도였는데 지금은 집값 자체가 2.3배가 되고 있으니....같은 시기 집 산 사람 차이가 이렇게 벌어지니 욕나온다. 욕나와....가격 오른 만큼 보유세? 재산세도 그 만큼 차이 나야 하는 거 아니냐? 욕 나온다. 욕 나와” “정부 정책 전에는 서민들이 살 만한 가격이었나???” “서민들 살고 있던 노후아파트 주택지를 헐값에 사들여 건설업체와 부동산 투기꾼 업자들 주머니만 채우는... 돈은 왕서방이 챙기고, 곰은 쓸개까지 빼앗기는 꼴” “혹시 신혼특공 다자녀특공 노리는 분들 있으면 다 집어치우고 지금 당장 매입하는걸 추천합니다. 신혼특공, 다자녀특공 애초에 금수저 아니면 안되요. 더 늦기 전에 들어가세요” “세금 안 내는 것들 이럴 때 세금 왕창 때려라. 세금 안 내고 못 버티게 해야 낸다. 세금 안 내면 벌금으로 집 한채 값 내라고 해라. 경매로 잡아버리던가” “집값을 올리는 사람들은 불로소득으로 눈먼 돈을 쌓아두고 있는 인간들이다.. 아주 이기적인 인간들이지”.

서민주택 공급 아이디어와 함께 ‘서울 엑소더스’도 제안합니다.

“주택문제 해결방법은 정부가 장기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임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지요” “서울을 대전이나 천안으로 옮기고 강남 학군 철폐하고 강남 4구에 임대아파트 많이 신축하면 좋을 듯하다” “서울 떠나라. 집값이 그리 비쌀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떠나면 집값도 내리겠지. 많이 받으면 500정도 월급 받는 사람들이 10몇억 하는 집이라니 말도 안된다. 떠나라! 떠나라!” “지방에서 살아라. 굳이 거기 살면서 앵앵 거리지 말고”.

/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서울의 직장인 A씨는 지방에 자본금 100만원인 1인 주주 법인을 세운 뒤 돈을 빌려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샀습니다. A씨는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아 10여채의 분양권과 아파트를 또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애초 A씨가 법인을 통해 빌린 자금의 출처는 그의 아버지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이처럼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탈세 혐의가 있는 392명과 21개 법인 등 총 413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이들은 1인 법인을 설립하거나, 부모 등 친인척으로부터 편법 증여를 받아 고가 아파트나 분양권 등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법인을 제외한 이번 조사 대상 392명 가운데 20대 이하는 39명(9.9%)이었습니다.

“부동산에 투기·투자하고 싶으면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 돈과 권력 중 하나만 가져야 한다”. 경기도가 간부급 도청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소유 주택을 연말까지 모두 처분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주기로 했습니다. 지자체 차원의 다주택 처분 조치는 처음이며, 정부안보다 훨씬 강력한 수준입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