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진’ 30대 그룹… 미리 본 ‘7·9 부동산대책’?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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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진’ 30대 그룹… 미리 본 ‘7·9 부동산대책’?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7.08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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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록펠러센터와 존 데이비슨 록펠러. /사진=픽사베이
록펠러센터와 존 데이비슨 록펠러. /사진=픽사베이

“악덕 재벌, 기부천사가 되다”

1872년, 서른셋 청년은 석유정제사업 8년 만에 백만장자가 됩니다. 또 10년이 지나자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마저 거머쥡니다. 그러나 ‘약탈’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니던 성공도 잠시, 쉰다섯에 시한부 선고를 받습니다. ‘1년’을 남겨둔 그는 나눔의 대명사가 된 기부재단을 세웁니다. 오늘(7월 8일)은 죽음을 앞두고 새로 태어난 석유왕 록펠러의 탄생 181주년입니다.

30대 그룹 순위변화. /자료=CEO스코어
30대 그룹 순위변화. /자료=CEO스코어

“30대 부자 기업들 지각변동”

우리나라 30대 대기업집단의 자산규모 순위가 10년 새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EO스코어 조사(2009~2019년)에 따르면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포스코만 부동의 1~6위를 지켰고, 농협·미래에셋·현대백화점·영풍·한국투자금융·교보생명보험·카카오·하림·KT&G 등 9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10년이면 강산과 함께 대기업 순위도 바뀌고 있습니다.

“매각 대신 증여로 부의 대물림”

오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5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91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4639건)보다 49%나 늘었습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구는 지난 5월 기준 다섯달 동안 모두 832건의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 등 정부의 규제가 ‘부의 대물림’인 증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격이 30억원이 넘는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격이 30억원이 넘는다.

‘출구전략’. 경기를 부양하기 위하여 취하였던 각종 완화정책을 부작용을 남기지 않게 하면서 서서히 거두어들이는 전략을 말하는 네 글자입니다. 이르면 내일 추가 부동산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등록임대주택’ 제도에 대한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 등록임대 활성화에 나섰지만 지금은 존폐까지 언급되는 상황입니다.

국토부는 최근 등록임대의 제도 운용 전반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월세 신고제와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에 대해 이달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법이 통과되면 4년 단기 임대 자체를 없애야 하고 8년 장기 임대는 혜택을 대폭 축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이미 약속받은 세제 혜택도 거둬갈 수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임대사업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 국토부가 최근 등록임대사업자들을 상대로 임대료 증액 5% 제한 등 의무를 이행했는지 전수 점검에 착수하면서 반감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은 “3000여명이 서명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추가 부동산 대책에는 다주택자와 법인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과 정부는 6억원인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1가구 1주택자는 9억원)를 줄이거나 과표 구간을 낮추는 방안을 조율 중입니다. 이를 통해 4%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종부세 최고세율의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집을 1년 미만 단기간 보유한 뒤 팔게 되면 최고 8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단기간에 주택을 사고파는 투기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다주택자에 한해 취득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현미 장관(가운데). /자료사진=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가운데). /자료사진=국토교통부

‘등록임대 출구전략’ 소식에 성난 누리꾼들은 제도 폐지와 함께 장관 교체까지 언급합니다.

“실패한 부동산임대사업자법 폐기해주세요. 그리고 기존 임대사업자 출구도 열어주세요. 기한내 매각시 한시적 벌금면제” “진작에 임대주택 혜택 폐기해야 했다” “주택임대사업자 혜택은 가장 강력한 부동산 투기 조장 정책으로 주택임대사업자의 혜택이 존재하는 한 어떠한 규제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주택임대사업자 특혜를 폐지하고, 종부세를 강화하라” “당장 세수 걷을 요량으로 다 임대등록하라고 회유하더니 불과 2년 만에 범죄자 취급. 이게 국민탓이냐? 온 국민이 투기판에 뛰어들게 만든 게 누구 탓?” “헛발질만 하는 장관을 바꾸지 않는 이유가 뭔고? 오기인가?”.

추가 부동산대책 내용에는 ‘촛불’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처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 알면서.. 어떻게 하면 집값 잡히는지 알면서.. 이번에도 쇼하는 정책 나오면 촛불 들고 나가겠다” “김국토부장관님...3년 전에 임대 장려해서 임대사업자 냈구요..임차인 뒤처리하면서방하나 빠지면 수리하면서 세금 꼬박꼬박 낸 국민 중 1인입니다..촛불시위도 나라가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 꼬박꼬박 참석하였고요...이런 사람이 모여서 현정권이 탄생되었죠..그런데 현재 이 시점에 이 정권에 배신감과 좌절감이 생기는 이유가 뮐까요? ..진정 다시 한번 촟불을 들고 싶습니다” “투표 때 준 내표 ..내놔요..나 맘 바꿨으니까 소급적용. 내표 몰수할게요”.

케테 콜비츠(작은 사진)의 조각 작품 '피에타'.
케테 콜비츠(작은 사진)의 조각 작품 '피에타'.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월 33만명이던 임대사업자는 지난 5월 52만3000명으로 크게 늘었고, 등록 임대주택은 44만 가구 급증했습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임대사업 등록제가 주택 투기에 꽃길을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라면서 “암 덩어리를 그대로 놓아둔 채 항생제 처방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 1914년 10월 30일, 조각가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단 한줄이 적힙니다. 그러나 아들과 어머니는 24년 뒤 <피에타>로 상봉합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보다 절절한 이유입니다. 오늘은 참여미술의 선각자 케테 콜비츠가 태어난 지 153주년입니다. 지금도 집 없는 이들은 어머니 같은 부동산대책을 기다립니다.

“내가 프롤레타리아에 이끌린 이유는 그들의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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