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로 산 ‘테슬라·구글·MS’… “여자의 일생은 틀렸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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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산 ‘테슬라·구글·MS’… “여자의 일생은 틀렸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7.0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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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00달러 지폐. /사진=픽사베이
100달러 지폐. /사진=픽사베이

“나의 진짜 고향은 미국이 아니야.”

1785년 오늘(7월 6일), 미국 의회는 돈의 기본단위를 채택합니다. 부르는 말은 ‘달러(dollar)’, 기호는 ‘$’. 16세기 보헤미아(체코) 요하임 계곡에서 채굴한 은으로 만든 ‘요하임스탈러’를 줄여 부르게 된 것입니다. 공식화폐 지정 9년 뒤 새로운 쇠틀에서 ‘진짜’로 태어난 달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파운드를 밀어내고 세계적 통화로 신분이 격상합니다.

원·달러 환율 추이.
원·달러 환율 추이.

“내 몸값이 내려가야 직구로 간다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달 상순(1~11일) 해외주식 결제처리 금액이 앞선 달보다 22.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1220원선에서 1200원선 아래로 떨어지자 결제액이 급증한 것입니다. 이른바 ‘큰손’들은 달러 가격이 내려갈 때 해외 주식에 대규모 투자한다고 현장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입을 모읍니다.

‘주식직구’. 국내 증권사의 외화증권계좌를 통해 모바일로 해외주식을 직접 구매한다는 뜻의 네 글자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풀 꺾이고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든 이후 해외 주식직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예탁결제원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을 보면 지난 5월 최초로 200억달러를 돌파(202억달러)한 뒤 이달 2일 기준으로 231억달러까지 늘었습니다.

특히 개별 종목별로 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띕니다. 지난 4월부터 7월 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순매수는 3억186만달러로, 2일 환율 종가(1200원)를 적용하면 3622억원이었습니다. 1년 전 1114만달러보다 27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이 기간 개인이 순매수한 현대차 주식은 3899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픽=뉴스웰(자료:한국예탁결제원)
/그래픽=뉴스웰(자료:한국예탁결제원)

개인투자자들은 테슬라 외에도 미국 대표 기술주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된 뒤 사들인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은 4025억, 알파벳(구글)은 2628억원어치나 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1년 전보다 6배, 알파벳은 10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완구업체인 해즈브로에 들어간 개인들의 투자금도 4762억원이나 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외 투자에 나섰던 ‘코리안 머니’ 대부분은 연기금이었습니다. 그러나 외화증권계좌를 통해 손쉽게 직구가 가능해지면서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빠르게 늘었습니다. 이 같은 해외투자 광풍은 장래성과 수익성에 그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개인은 단순히 ‘미국 주식’이 아닌 글로벌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주식 쏠림 현상은 앞으로 3년 뒤 주식 양도소득세가 개편되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국인의 국내 주식과 펀드 투자는 국가 산업 발전 등 여러 측면에서 장려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라면서 “부동산에서 증시로 개인 투자가 옮겨오는 시점에서 주식투자 관련 세제개편은 아쉬운 점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추이.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직구로 갈아탈 거라며 ‘양도소득세’에 대한 불만을 쏟아냅니다.

“미국에 비해 수익률도 시장규모도 작고 작은 한국시장 투자자들에게 미국보다 가혹한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하니 미리 미리 좋은 시장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낫지” “일단 21년까지는 조선 주식으로 재미 좀 보면서 22년부터 슬금슬금 해외주식으로 계좌이동하고 23년에는 해외주식만 하면 됩니다” “양도세 때문에 미국주식 안 샀는데 앞으로는 안 살 이유가 없어졌네” “주식시장이 살아야 기업이 사는데 그걸 세금으로 투자심리도 억제시키고 돈이 주식시장에서 순환매돼야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는데 세금으로 주식시장 자본을 조금씩 야금야금 빼먹으니 누가 한국주식 투자하겠누 폭락만 남았네” “부동산 과열 막자고 종부세 양도세..좋아..!! 근데 증시는 활성화해도 모자랄 판에...그걸 막는 양도세라니..부동산 정책을 주식시장에 가져다 쓰는..기가 막히는...”.

'어느 인생'을 쓴 기 드 모파상.
'어느 인생'을 쓴 기 드 모파상.

해외주식 새내기 투자자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수수료와 시차’입니다. 현지 통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매매기준환율의 약 1%를 환전 수수료로 부담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거래수수료도 감안해야 합니다. 국내주식 거래수수료는 0.01%대까지 내려왔지만,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는 오프라인 0.4~1%, 온라인 0.20~0.45%로 최고 10배 이상 비쌉니다.

국내와 상이한 거래 제도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시장별로 결제 및 출금 가능일, 재매매 제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나절 이상 시차가 있는 경우, 한밤중에 주식을 사고팔아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미국 증시(3~11월 서머타임)는 우리 시간으로 밤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열지만, 서머타임 비적용 기간에는 밤 11시 30분부터 새벽 6시까지 열립니다.

“여자의 일생은 틀렸다”. 지난해 10월 23일 100년 가까이 불려온 소설의 제목이 바뀝니다. 번역가는 “여주인공이 아닌 모든 인간에 관한 이야기”라며 바로잡은 까닭을 설명합니다. 1926년 일본어 번역판 <女の一生>에서 잘못 따온 거라고. 오늘은 <어느 인생>을 쓴 기 드 모파상이 세상을 떠난 지 127주기입니다. 투자도, 그 책임도 당신 몫입니다.

“인생의 즐거운 것과 나쁜 것은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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