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바이오주를 어찌할꼬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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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바이오주를 어찌할꼬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5.27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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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피사의 사탑. /사진=픽사베이
피사의 사탑. /사진=픽사베이

“중세시대 7대 불가사의가 드디어 멈췄다.”

2008년 오늘(5월 27일), 이탈리아 언론은 10년간 400억원이 들어간 프로젝트의 성공을 알립니다. 1만4453톤의 ‘피사의 탑’이 기울기 5.5도에서 중력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입니다. 1173년 첫 삽을 뜬 지 835년 만입니다. 그동안 이곳에서의 ‘자유낙하 실험’이 갈릴레이의 것이라고 잘못 알려질 때에도 탑은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사진=픽사베이
기울어진 운동장. /사진=픽사베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이길 수가 없다.”

코스피가 두달 만에 2000선을 회복하는 등 국내 증시가 살아나면서 ‘공매도’ 논란이 다시 꿈틀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을 고려하면 공매도 조기 해제를 주장하지만, 이번 기회에 제도 자체를 손봐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세에 개미들만 손해 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주(株)’.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와 주식을 합친 말로, 생명공학과 관련된 주식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분식회계와 허가취소 등 각종 악재로 홍역을 앓던 바이오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 타격이 본격화하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대책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방역’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오주가 당분간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CXO연구소가 어제 발표한 시가총액 순위 변동 분석 자료를 보면 1월2일 대비 5월22일 기준 시총 100대 기업 중 시총 증가율 50%가 넘는 기업 7곳 중 4곳을 바이오 기업이 차지했습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자료=한국CXO연구소

최근 신용거래융자금 상위 종목에도 바이오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얻어 바이오주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바이오주는 기대감만으로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 하나만으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좋은 예입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 임상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출렁이는 가운데 9월부터 금지조치가 풀리는 ‘공매도’가 증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오 업종은 공매도 세력의 대표적인 먹잇감으로,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면 바이오주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예정입니다. 게다가 바이오 기업이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9.6%’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열풍.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열풍. /사진=픽사베이

한편 오늘 <조선비즈>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등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예외적으로 허용한 정책을 취소하라며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시장조성자는 예외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이번 법원의 기각으로 증권사는 계속해서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5월 26일 공매도 비중 상위종목. /자료=한국거래소
5월 26일 공매도 비중 상위종목. /자료=한국거래소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투자유의’를 외칩니다.

“코스닥 IT업종 PER 6짜리도 부지기수인데 바이오만 붙이면 PER가 100이 됨” “공매 없으니 신나게 올랐는데 풀리는 순간 미친 듯이 몰아칠 꺼고 미수 신용 대출 다 털려서 공매밥 된다 조심해야 할 듯” “실적대박 나오는 키트주들 아니면 도박이지. 백신이 쉽나” “빚내서 주식하면 하루하루가 불안.. 절대 하지 마셈” “빚투는 장기 투자를 못하고 매도 시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언젠가 망한다” “개미무덤”.

공매도 금지 기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들끓습니다.

“진짜 한 통속임을 인정한 재판...공 매도 제한 말은 하면서 다 밑에서 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준다는 게 참 어처구니가 없지” “해외직구하라는 판결임” “처음부터 시장조성자는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공매도 금지라고 떠들었으면서 이게 잘못이 아니면 무엇인가? 국내투자 끝내고 해외 투자하라는 나라님의 확정판결이네요” “힘 있는 것들의 운동장 지들끼리 놀고 있는 운동장 공매도 당장 폐지하라” “개인에게도 똑같이 대차거래를 주고 무차입 공매에 대한 처벌강화를 해라~~”.

금속성 이물과 대장균이 나온 보리새싹 제품. 11개 업체 모두 이들 제품을 폐기 및 회수 완료했다고 회신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금속성 이물과 대장균이 나온 보리새싹 제품. 11개 업체 모두 이들 제품을 폐기 및 회수 완료했다고 회신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바이오 기업들이 판매하는 새싹보리 제품에서 쇳가루와 대장균이 나와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어제 온라인 판매 새싹보리 분말 11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한 금속성 이물질(쇳가루)이나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 20개 제품 중 7개에서 13.7~53.5㎎/㎏의 금속성 이물이, 8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한 대장균이 나왔습니다.

제품 표시사항 조사에서도 11개 제품은 기준에 미흡했습니다. 이들 제품은 식품유형을 잘못 기재하거나 용량, 유통기한, 품목보고번호, 부정·불량식품 신고표시 등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원은 관련 업체에 부적합 제품의 자발적 회수·폐기 및 판매중지와 표시사항 개선을 권고했고, 해당 업체들은 이를 수용해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1962년 6월 16일, <더 뉴요커>에 3회짜리 연재가 처음 실립니다. ‘DDT’라는 살충제가 인류와 자연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실상을 알린 4년간의 역작. 병마와 싸우며, 농약·화학업계와 싸우며 집필한 역작. 오늘날 환경운동의 교과서가 된 <침묵의 봄>이 실린 것입니다. 오늘은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첼 카슨이 태어난 지 11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새들이 떠나버린 뒷마당,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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