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와 코로나19, ‘좀비 공황’에 맞서기 [영화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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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와 코로나19, ‘좀비 공황’에 맞서기 [영화와 경제]
  • 김경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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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킹덤2'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역병과 공황, 좀비, 코로나는 무차별하게 세계를 불태운다. 욕망은 역사와 끊임없이 부딪히고 파동을 일으키지만 이윽고 의지의 손아귀에서 역사의 칼날이 된다.

킹덤2는 이틀에 걸쳐 나눠보기 힘들다. 대부분 한번에 6부작을 연달아서 보게 된다. 세자는 좀비에 쫓겨 한양의 궁궐 지붕에까지 오르지만, 이 싸움을 사실상 끝내는 것은 의녀다.

킹덤2에는 두가지 의문이 달린다. 중전의 권력 의지와 세자의 자유 의지. 모두 납득이 되지 않지만, 세자와 의녀는 의지를 발현하는 주체로서 생존본능에 떼밀리지 않고 뒤돌아보는, ‘소금기둥’이 되어 세계를 직면한다.

코로나19는 좀비처럼 기하급수적이다. 이 전파력은 패닉을 가져오고 뱅크런으로 이어지지만, 공교롭게도 시장이자율은 이미 제로금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은행으로 달려갈 필요가 없었다.

결국 불확실성이 자본시장을 덮쳤고 주식을 처분한 돈은 개인금고 속에서 바닥을 기다린다. 돈은 또다시 헬리콥터 날갯짓처럼 뿌려지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고 실물시장은 셧다운되어 마치 자본시장처럼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창궐 이전에 전 지구적 공급과잉을 조정하는 중국발 금융위기의 시나리오는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중국의 일대일로 국가에 대한 채권회수→일대일로 국가의 디폴트 선언→중국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속’이었는데, 중국의 자본시장은 코로나사태를 이미 통과한 듯하다. 부채는 당분간 꺾이지 않고 레버리지 역할을 유지할 것이다.

이 점에서 대공황이나 주기적인 공황과는 차이가 있다.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전쟁 없이도 공황 없이도, 백신개발 앞에서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비슷한 것도 있다. 버티고 살아남은 자가 다 갖는 것이다. ‘승자독식’은 공허하지만, 이순신의 수군이 1392년 세계에서 무적이었 듯이 현재 우리의 의료시스템은 세계에서 으뜸이다.

그러하듯이 우리의 경제시스템이 공황과 전쟁을 합쳐놓은 듯한 코로나사태를 헤쳐 나가 전통적인 제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고 의료·제약 산업과 AI·물류 산업에서 도약을 이뤄낼지는 천지신명만이 알 뿐이다. 우리는 오직 맞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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