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만 혈안… 이통3사 수장들의 ‘주먹구구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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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만 혈안… 이통3사 수장들의 ‘주먹구구 경영’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3.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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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황창규·하현회, “글로벌·최고·혁신” 외치면서 연구개발 ‘뒷전’… 광고엔 ‘펑펑’
매출대비 R&D비용 평균 1.2%, LGU+ 0.4%대 꼴찌… 마케팅엔 영업이익 2배, 7조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이동통신 3사 수장들이 앞에서는 각종 화려한 비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연구개발(R&D)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연구개발 투자에는 인색한 반면 마케팅 비용은 펑펑 쏟아 부으며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각 수장은 최초의 5G상용화 국가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기술 개발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겉만 화려한 빈깡통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국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케팅비용에 비해 연구개발비용은 ‘흉내’ 내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통3사의 2019년 9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이 46.5%로 50%에 육박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KT(31.7%), LG유플러스(21.8%)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연구개발비용은 SK텔레콤이 가장 많으나 매출액 대비로는 2%대에 머물렀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1%도 되지 않더군요.

SK텔레콤의 최근 2년간(2017~2018년) 연구개발비용은 4145억원→4135억원으로, 매출액 대비로는 각각 2.37%, 2.45%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공시를 한 2019년 9월 기준으로 보면 더 떨어져 매출액 대비 2.22%(2956억원)에 그쳤습니다.

KT는 4348억원에서 2729억원으로 금액상으로는 확 줄어들었으나 매출액 대비로는 각각 0.72%, 0.75%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더 줄어 매출액 대비 0.67%(1883억원)까지 떨어집니다.

LG유플러스는 금액상은 물론이고 매출액 대비로도 형편이 없습니다. 2017~2018년 연구개발비용은 각각 528억원, 724억원으로, 매출액 대비로는 각각 0.40%, 0.48%였으며 2019년 9월 기준으로는 0.45%(360억원) 수준입니다. 이통3사 중 꼴찌를 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R&D 5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평균 5.5%였습니다. 한국 평균은 3.7%입니다. 이통3사의 평균 R&D 투자 비율은 1.2%입니다.

이렇듯 연구개발에 투자는 인색하지만 이들 3사의 수장들은 글로벌이라는 화려한 희망과 비전을 내세웁니다.

왼쪽부터 SKT 박정호, KT 황창규, LGU+ 하현회/사진=각 사
왼쪽부터 SKT 박정호, KT 황창규, LGU+ 하현회/사진=각 사

박정호 SK테렐콤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이전과 다른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글로벌 ICT 생태계를 선도하는 강한 기업이 되자”면서 “기존 성공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으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전혀 다른 업(業)의 경쟁자와 겨루기 위해 더욱 강한 SK텔레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질적·양적 성장을 모두 이뤄나가자”고도 했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KT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5G 역량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 인식뿐 아니라 시장점유율에서도 5G 1등을 달성해야 한다”면서 “5G에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더한 지능형 네트워크와 KT의 플랫폼 역량을 융합하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5G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가 중요한 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빠른 시행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글로벌보다는 디지털 혁신을 외쳤는데요. LG유플러스가 위치한 열악한 국내 상황을 고려한 듯합니다. 하 부회장은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루려면 전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미래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용자경험(UI/UX) 역량을 높여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철저한 미래사업 준비와 완벽한 품질을 주문했습니다.

이들의 발언 핵심은 앞선 기술로 국내외 시장을 선점하자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결국은 연구개발이죠.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세계적인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자공시시스템에 ‘연구개발’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너무도 창피해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연구개발비용과는 차원이 다르게 쏟아 붓는 마케팅비용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겠습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 통신3사가 마케팅에 사용한 금액은 광고선전비(5886억원), 광고선전비외 금액(6조9914억원) 등으로 총 7조5800억원입니다. 2018년 이통3사 총 연구개발비용(7588억원)의 무려 10배 가량 많은 금액입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2조9105억원, KT 2조6412억원, LG유플러스 2조283억원 등으로 엇비슷하게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3075억원, KT 9516억원, LG유플러스 7347억원 등 총 2조9938억원입니다. 수익의 두 배 이상을 마케팅에 투자한 셈이죠.

한편 지난해 4분기부터 마케팅비용에 포함돼 있던 멤버십 포인트 사용액을 이통서비스 매출액에서 직접 차감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회계처리 방식을 따르면 지난해 마케팅비용은 SK텔레콤 3조원, KT 2조7000억원, LG유플러스 2조4000억원 등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는데요. 총 8조1000억원 수준으로 1년 새 5000억원 가량 늘었습니다.

김종훈 의원은 “마케팅 비용이 사회전체로 보면 일종의 낭비에 해당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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