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팬데믹’에 패닉… WHO 사무총장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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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팬데믹’에 패닉… WHO 사무총장이 뭐길래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3.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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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거듭 말하지만 과연 이 일이 세계인들의 건강을 위해서 옳은지만 고민하라. 그리고 옳다면 행동하라.”

2006년 5월 22일,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보건기구(WHO)는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최고의 건강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기구의 우두머리를 멀리 보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이들에 눈물을 안긴 이는 ‘백신의 황제’이자 ‘아시아의 슈바이처’ 이종욱 박사였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엔 전문기구 수장이었습니다.

이종욱 박사. /사진=YTN뉴스 갈무리
이종욱 박사. /사진=YTN뉴스 갈무리

‘뒷북대응’. 어떤 일이나 사태가 끝난 다음에 태도나 행동을 취한다는 네 글자입니다. WHO가 코로나19 감염자가 12만명을 넘어 이미 전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해 뒷북대응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심각성(severity)’이라는 표현과 함께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017년 선거에서 중국을 등에 업고 당선됐습니다. 당선 이후 중국은 WHO에 10년간 매년 1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테드로스가 장관을 지낸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특히 중국의 투자를 많이 받은 나라입니다. 테드로스가 그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날 팬데믹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테드로스는 첫 머리부터 “중국을 제외한(Outside China) 다른 나라에서 지난 2주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13배 늘고, 확진자 발생국이 3배 증가했다”라며 중국을 쏙 빼고 다른 나라들의 확진 데이터를 팬데믹 선언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중국이 글로벌 확진자의 64%, 사망자의 69%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맨왼쪽)이 '팬데믹 선언'에 앞서 일본의 지원에 감사하다는 글과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테드로스 트위터
테드로스 사무총장(맨왼쪽)이 '팬데믹 선언'에 앞서 일본의 지원에 감사하다는 글과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테드로스 트위터

WHO의 뒷북 팬데믹 선언에 지구촌 경제도 충격파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의 추정치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최악의 팬데믹 중 하나였던 1918년 스페인 독감 수준의 피해를 안길 경우에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9조달러(1경802조7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세계 GDP의 10%가 넘는 천문학적 금액입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별로 올해 세계 GDP가 최소 2조3300억달러, 최대 9조17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감염률 30%, 치명률(감염자 대비 사망자수) 3.0%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올해 전세계 사망자가 최소 1518만8000명에서 최대 6834만7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테드로스와 WHO에 험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수장을 잘못 뽑으면 어떻게 된다는 걸 잘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 중 한명이다” “X가 중국에 설설 기느라 수만명이 고통 받고 있음” “who는 중국한테 얼마를 받아먹고 매번 중국만 찬양하는 건가” “Who가 권위 있는 세계보건전문가들을 대표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결국 돈 즉 힘이 지배하는 걸 알게 된다” “역대 최악의 who 사무총장” “저 무능한 사무총장 언제 임기 끝나나? 해임시켜야 하는데??”.

12일 오후 2시21분 주가지수. /자료=한국거래소
12일 오후 2시21분 주가지수. /자료=한국거래소

이날 우리나라 증시도 ‘팬데믹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장중 5%이상 폭락하면서 8년5개월 만에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4분37초에 선물가격 하락으로 5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사이드카 발동)된다고 공시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지난 2011년 10월 4일 이후 처음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거래 종목 중 직전 거래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5%이상 상승 또는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질 경우 발동되며, 발동 시점으로부터 5분이 지나면 자동 해제됩니다.

환자발생 500명 이상 국가 지난 1주간 발생 동향. /자료=질병관리본부
환자발생 500명 이상 국가 지난 1주간 발생 동향. /자료=질병관리본부

이종욱 박사가 전세계 에이즈 환자 300만명에게 치료제를 보급하겠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쉽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코로나19로 앞날을 어둡게 내다보는 이들에게 이 박사의 생전 말씀이 빛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수많은 이유가 있고 그럴 듯한 핑계가 생긴다. 시작하기도 전에 고민만 하다간 아무것도 못 한다. 옳은 일만 하면 다들 도와주고 지원하기 마련이란 걸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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