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서울대 ‘인공위성’과 미세먼지 잡는 ‘천리안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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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서울대 ‘인공위성’과 미세먼지 잡는 ‘천리안2B’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2.19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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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2018년 12월 천리안2A호를 탑재한 아리안5 ECA 발사 장면.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지난 2018년 12월 천리안2A호를 탑재한 아리안5 ECA 발사 장면.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 이렇게 알 수 없는 기분을
모든 것이 우릴 위해 있어 / 그대가 나와 함께 있다면…’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3년 5월. 지상파 방송이 주최한 대학생 합창제에서 1등을 차지한 아카펠라(악기를 쓰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이뤄진 노래) 그룹이 있습니다. 구성원 모두 서울대(대학원) 재학생인 6인조 ‘인공위성’입니다. 혜성같이 등장한 인공위성은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등이 수록된 데뷔음반으로 당시 40만장 판매라는 기록을 쏘아 올립니다.

1993년 9월23일자 한 신문에 소개된 아카펠라그룹 '인공위성'. /사진=블로거 '이선생'
1993년 9월23일자 한 신문에 소개된 아카펠라그룹 '인공위성'. /사진=블로거 '이선생'

1세대 아카펠라 그룹인 ‘인공위성’이 대한민국 가요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같은 해 9월 26일. 또 다른 인공위성이 남미 기아나에서 쏘아 올려집니다. 카이스트에서 제작한 ‘우리별2호’입니다. 1년 전 영국에서 만든 우리별1호와 달리 부품도 ‘메이드인코리아’를 최대한 사용했습니다. 이 대한민국 2번째 인공위성은 수명을 4년이나 넘긴 2002년 임무를 마쳤습니다.

‘인공위성’. 지구 따위의 행성 둘레를 돌도록 추진체를 이용하여 쏘아 올린 인공의 장치로 목적과 용도에 따라 과학, 통신, 군사, 기상 위성 따위로 분류합니다. 오늘(19일) 국내 독자 기술로 시스템과 본체 등을 개발한 해양 및 환경관측 정지궤도 인공위성인 ‘천리안2B’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이날 천리안2B호는 앞서 예고됐던 시간인 오전 7시18분(현지시간 18일 오후 7시18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유럽의 우주개발기업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에 실려 쏘아 올려졌습니다. 오전 10시30분 현재 천리안2B호는 지구 주변을 가까울 때는 약 250㎞, 멀 때는 약 3만5800㎞ 떨어져 타원형 궤도로 돌고 있습니다.

천리안2B호는 발사한 지 약 2주 뒤(3월 5~6일)에는 3만6000㎞ 상공을 도는 원형 궤도로 수정하고 3주 뒤부터 궤도상 운용시험에 들어갑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임철호 원장은 “해양탑재체는 10월부터,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천리안2B호는 3만6000㎞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같은 자전 속도로 돌며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입니다. 저궤도 위성과 달리 한반도 상공에 24시간 늘 위치하며 바다와 대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합니다. 특히 미세먼지 등 국경을 넘는 오염물질 감시 임무를 10년간 집중 관측할 계획입니다.

발사 준비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발사 준비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발사 준비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발사 준비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이 같은 뉴스가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기쁜 소식이라며 발사 성공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간만에 기쁜 소식이네요 축하합니다” “굿 뉴스. 코로나도 이겨냅시다!!!” “만세... 축하!!! 위성 로켓 발사체 독립, 쭉... 밀어드립니다. 우주강국 되는 그날까지!!!” “이 위성을 통해 얻는 정보들 국민들한테도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제 한국땅에서 한국 로켓으로 쏠 수 있기를 바란다”.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에 대한 중요성도 일깨워줍니다.
“과연 환경위성만일까? 정지궤도라는 게 중요한데 말이지.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이제 우리로켓으로 쏘아올린다면 금상첨화겠지”.

연구자들의 노고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습니다.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 이루신 기술자분들과 연구진들께 감사 드립니다” “과학자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위로합니다”.

전자파 시험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전자파 시험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환경시험을 위해 이동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환경시험을 위해 이동하는 천리안위성 2B호. 사진은 공공누리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공공저작물 이용.

중국의 ‘미세먼지 책임론’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발 미세먼지 감시하려고 보낸 거랍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것도 중국이 손해배상 해줘야 한다” “중국 이제 과학적 증거 대면 발뺌 못 하겠네” “중국발 미세먼지와 프레온가스 등 대기 파괴물질 폭로해주세요. 파이팅!” “제발 제발 중국한테 찍 소리도 못하는 약국이 되지 말자” “이걸로 미세먼지 흐름 확실히 관측해서 손해배상 제대로 받아내고 방지책도 마련하게 합시다”.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가장 최근 조사에서 연간 4조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2월 18~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최대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09%p)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1일당 손해비용은 약 1586억원이었습니다. 2018년(주의보 발령 25.4일)으로 따지면 연간 약 4조230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한 것입니다.

미세먼지 경제적 비용. /자료=현대경제연구원
미세먼지 경제적 비용. /자료=현대경제연구원

가수 ‘안녕하신가영’의 노래 <인공위성> 노랫말처럼 ‘천리안2B’가 멀리서도 또렷하게 푸른 한반도를 사시사철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우릴 기억할 수 있도록 / 나는 이렇게 만들어졌지만
너와 함께 했던 추억을 보며 / 어두운 멈춘 시간 속을 맴돌고 있어
우리를 멀어지게 했던 / 수많은 중력들에
내가 널 놓지 않았다면 / 지금의 우린
멀리 있어도 너를 볼 수가 있어 / 표면을 느낄 수 있어
난 너를 느낄 수 있어 / 너라는 궤도를 돌며
너만을 지켜줄게
유난히 무성한 별을 바라볼 때면 / 널 느낄 수 있어

bye, bye
일정한 속도로 멀어져 가는 / 같은 표정의 푸른 네가 보인다
bye, bye
뜨겁고 빠르게 잊혀져 가는 / 슬픈 표정의 나를 본 것 같다
bye, bye
따스한 봄날에 사라져 가는 / 뜨거운 여름같은 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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