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수용성 이어 구광화?… ‘집값 풍선’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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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수용성 이어 구광화?… ‘집값 풍선’ 터질까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2.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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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종이나 비닐, 고무 등으로 만든 용기에 입바람, 헬륨, 수소, 아산화질소와 같은 기체를 넣어 부풀린 것. 장난감과 같이 주로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며, 하늘로 떠오르는 특징을 이용하여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생일파티나 기념일에 많이 사용된다.’

‘풍선’에 대한 사전식 설명입니다. 오래 전 돼지 등 동물의 창자로도 만들어져 발명품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한 물건입니다. 하지만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가 수소의 성질을 연구하던 중 고무로 만든 엄연한 발명품입니다.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 스포츠 경기장에서 응원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막대풍선은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됐습니다. 긴 원통형의 이 풍선은 1994년 처음 등장했는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응원용품 준비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입니다. 이후 응원문화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2019.12.30~2020.2.15) /자료=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2019.12.30~2020.2.15) /자료=한국감정원

‘풍선효과(balloon effect)’.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12·16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을 누르자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을 넘어 구리·광명·화성(구·광·화)까지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2019년 12월30일)부터 이달 둘째주까지 수·용·성을 제외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집계한 결과 구리시가 2.31%, 화성시 2.10%, 광명시 1.85%, 안양시 1.45%, 의왕시 0.97%, 남양주시 0.75%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20%인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입니다.

부동산업계는 서울 등지에서 규제에 막힌 투자자들이 수용성을 넘어 구리·광명까지 들어가 집값을 올린다고 분석합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리시 아파트 거래 총 44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 100건 등 외지인 거래가 전체의 27%를 차지했습니다. 광명시에서는 이보다 더해 외지인 투자비율이 총 30%에 달했습니다.

한편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어제(1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정례 고위급 협의회를 열고 ‘수·용·성’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3일 충북혁신도시를 찾아 발전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국토교통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3일 충북혁신도시를 찾아 발전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국토교통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오히려 언론에서 집값을 부추긴다고 성토합니다.

“구광화?? 꽃이름이냐?? 그만해라... 짜증 난다” “원래 이 사이클인데 새삼스럽게 다들 왜 이리 호들갑임? 20년 동안 강남-강북-경기-지방-강남 이 사이클로 상승 갭메우기 했는데” “구리도 12억 서민에게 박탈감~ 강남이 싼 거네요 ㅜㅜ” “잘도 지어낸다” “마용성, 수용성 다음은 구광화냐? 자축인묘 진사오미는 언제 오르냐?”.

나름대로의 해법도 제시합니다. “답은 금리정상화입니다. 지금이라도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여주기 바랍니다” “두더지 처방 핀셋처방은 안 된다. 전국 동시 대출 규제하라” “빨리 3기신도시 짓고 2기도 마저 짓고, 다주택 규제 더욱 강화하고, 돈이 부동산으로 안 가게 좀 하자”.

묻지마 투자는 안 된다는 충고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총선 끝나자마자 폭락할 텐데 투기꾼들한테 끌리지 마시고 정신줄 잘 잡아매세요”.

버블세븐 지역별 시가총액 변화.(단위:원) /자료=닥터아파트
버블세븐 지역별 시가총액 변화.(단위:원) /자료=닥터아파트

지난 2009년 3월 19일자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주요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6개월간 버블세븐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28조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18일 현재 버블세븐 아파트 시가총액은 총 413조7592억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해 9월 중순의 442조1423억원에 비해 28조3831억원이 감소했다.’

풍선은 놀이용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 중에서도 ‘빨리 터뜨리기’의 대표적인 놀이기구입니다. 터뜨리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바늘 등 뾰족한 도구로 터뜨리기, 손톱으로 터뜨리기, 밟아서 터뜨리기, 엉덩이로 터뜨리기, 포옹해서 터뜨리기, 불어서 터뜨리기 등등. 그러나 손도 대지 않고 공기를 많이 주입하지 않았는데도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풍선이 뜨거운 불이 있는 화기 근처에 가면 고무가 녹아 터집니다. 특히 수소가 들어간 풍선은 그 폭발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금 일부 부동산시장은 풍선효과로는 설명이 부족한 이상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분위기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는 수소 풍선을 들고 불에 뛰어드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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